이정후. 연합뉴스이정후(25·키움 히어로즈)의 미국프로야구 메이저 리그(MLB) 도전 여정이 12월 초 본격적인 막을 올린다.
KBO 사무국은 지난 22일 키움 구단으로부터 MLB 포스팅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에 필요한 이정후의 의료 기록 자료를 받았다. 이정후가 프로 데뷔 후 받은 치료 내역을 빅리그 30개 구단에 확실하게 공개하는 자료다. 의사, 트레이너의 서명도 담긴다.
이어 포스팅에 필요한 자료가 제대로 갖춰졌는지 재차 확인한 후 KBO 사무국은 이를 MLB 사무국에 보낼 예정이다. 미국 추수감사절 연휴가 23일(현지 시각)부터 시작되기 때문에 이정후의 포스팅은 12월 초에나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미 선수계약협정에 따르면 MLB 사무국이 30개 구단에 이정후의 포스팅을 알린 다음날 미국 동부시간 오전 8시부터 30일째 되는 날 미국 동부시간 오후 5시까지 이정후는 모든 MLB 구단과 협상할 수 있다.
만약 이 기간 이정후가 MLB 구단과 계약하지 못하면, 내년 11월 1일 이후 자유계약선수(FA) 또는 구단의 승낙을 받아야 하는 포스팅시스템으로 다시 미국행을 추진해야 한다. 미일 선수계약 협정의 포스팅 협상 기간은 45일이지만 한미의 경우는 30일로 짧은 편이다.
하지만 빅리그에서 날이 갈수록 이정후의 가치는 치솟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 이에 따라 MLB 내에서도 이정후를 품을 구단이 어느 팀이 될지 관심이 몰리고 있다.
최근엔 뉴욕 양키스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큰 관심을 갖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오기도 했다. 'MLB 네트워크' 저널리스트 존 모로시는 지난 21일(한국 시각) 방송에 출연해 "뉴욕 양키스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이정후를 영입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양키스는 현재 타격 능력을 갖춘 좌타자 외야수를 물색 중이다. 브라인언 캐슈먼 단장이 오프 시즌에 외야수 2명을 충원할 예정인데, 한 명은 좌타자를 희망한다고 자세히 밝힌 바 있다. 이정후는 우투좌타로 중견수와 우익수를 모두 볼 수 있는 선수다.
샌프란시스코는 이정후 영입에 가장 적극적인 팀이다. 피트 퍼텔러 단장이 지난달 서울 고척스카이돔을 직접 찾았을 정도다. 샌프란시스코 역시 오프 시즌에 외야수 영입을 노리고 있다.
두 구단 말고도 지금까지 이정후에 관심을 보인 구단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시애틀 매리너스, 워싱턴 내셔널스, 캔자스시티 로열스 등이다. 특히 시애틀, 워싱턴, 캔자스시티는 타격 실력을 갖춘 외야수를 물색하는 구단들이다
현지 일간지 '뉴욕포스트'는 24일 이정후를 눈독 들이는 구단이 20개 구단에 이른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관심을 보이는 구단과 실제 입찰에 참여하는 구단에는 적지 않은 격차가 있다는 게 중론이다.
MLB 구단들은 이정후의 젊은 나이, 콘택트 기술, 스트라이크존 인식 능력 등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이정후는 MLB 사무국이 포스팅을 공식 발표한 뒤 미국으로 건너가 에이전트인 스콧 보라스와 함께 협상에 본격적으로 나설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