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중국과의 경기에서 3 대 0으로 승리를 거둔 축구대표팀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22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입국장에서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연합뉴스'불법 촬영'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는 축구 국가대표 황의조(노리치 시티)가 지난 중국과 A매치에 출전한 것을 두고 사령탑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투입 배경을 설명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22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에서 열린 귀국 기자 회견에서 "아직 혐의가 입증된 게 없다"며 생각을 전했다. 이어 "저도 40년 동안 축구 인생을 살아오면서 많은 일들을 겪었다. 그때마다 많은 추측도 있었다"며 "명확한 혐의가 나올 때까진 우리 선수"라는 입장을 밝혔다.
또 클린스만 감독은 "(황의조는) 좋은 선수이자 많은 것들을 갖춘 선수"라며 "아시안컵을 준비를 해야 되는데, (소속팀에) 돌아가서도 많은 득점을 기록하면서 최고의 컨디션을 유지하길 바란다"고 격려했다. 그러면서 "대표팀에서도 큰 활약을 해주기를 기대하고 있다"며 "황의조는 우리 선수"라고 강조했다.
황의조는 지난 21일 중국 광둥성 선전 유니버시아드 스포츠 센터에서 열린 중국과 2026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C조 2차전에서 후반 27분 조규성(미트윌란)과 교체 투입됐다. 그라운드를 밟은 황의조는 약 22분 동안 경기를 뛰었다.
하지만 황의조가 불법 촬영 혐의 피의자 신분이 됐다는 점이 축구 팬들 사이에서 큰 논란이 되고 있다. 황의조는 지난 18일 고소인에서 피의자로 신분이 전환된 상태로 경찰 조사를 받았다.
이를 모를 리 없는 대한축구협회와 클린스만 감독이 버젓이 황의조를 경기에 투입했다는 점이 논란의 핵심이다. 실제로 축구 국가대표 운영 규정에서 징계·결격 사유를 규정한 제6조엔 '품위 유지'의 의무가 명시돼 있다.
각 선수는 국가를 대표하는 신분으로서 스스로 품위를 떨어뜨리는 행위를 삼가고, 사회적 책임감·도덕성을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위반 시 징계에 대한 별도 설명은 없다. 그러나 사회적 물의를 빚었다고 판단돼 선수의 처분을 결정할 때 이 '품위 유지' 조항이 주된 근거로 쓰였다.
클린스만 감독은 또 "이번 논란에 대해 황의조와 크게 얘기한 건 없다"면서도 "간단하게 대화를 나눴다"며 뒷이야기를 전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황의조와 '아시안컵에 가서도 많은 득점을 올려야 팀이 좋은 성적을 올릴 수 있으니까 컨디션 유지를 잘하라'는 정도의 얘기를 나눴다"며 "명확하게 혐의가 있거나 정확하게 나온 게 없기 때문에 소속 팀으로 돌아가서도 집중하길 바란다"고 재차 강조했다.
벤치로 향하는 황의조. 연합뉴스
클린스만 감독의 설명에도 논란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대한축구협회 공식 SNS엔 "황의조가 나오는 순간 경기에 집중할 수가 없었다", "황의조 영구 제명" 등 축구 팬들의 댓글이 달리고 있다.
황의조 측 법률 대리인 법무법인 대환은 22일 입장문을 내고 관련 혐의에 대해 거듭 부인했다. 입장문에 따르면 "영상의 존재를 알고 있는 여성의 요청으로 삭제했고 그 이후에도 장기간 교제를 이어오며 당사자 간 상호 인식 하에 촬영과 삭제를 반복했다면 이를 합의가 없는 불법 촬영이라고 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또 황의조는 지난 20일에도 입장문을 냈다. 당시 황의조는 "해당 영상에 과거 황 선수와 교제했던 여성 모습이 담겨 있으나 당시 연인 사이에 (촬영이) 합의된 영상"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