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기업 등 조직의 만족도를 평가하는 '조직진단' 조사 결과 지난해에 비해 모든 영역에서 점수가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시민단체 '직장갑질119'는 보도자료를 통해 "2023년 조직진단 점수가 60.7점으로 2022년(68.7점)보다 8점 하락했다"며 "25개 진단 지표 중 점수가 오른 지표는 단 하나도 없었다"고 지적했다.
조직진단 지수는 조직의 만족도를 평가하는 영역(휴식, 평가, 위계 소통)과 직장 내 괴롭힘 예방 및 대응을 평가하는 영역(예방, 대응, 사후조치) 25개 설문 문항을 5점 척도로 조사한 것으로, 점수가 낮을수록 조직의 문제가 심각하다는 의미다.
특히 전년 대비 12.5점 하락하는 등 낙폭이 가장 큰 지표는 '직장 내 괴롭힘을 신고했을 때 신고자의 신원이 노출될 것 같다'라는 부분이다.
이외에도 직장 내 괴롭힘 신고 후 복귀해서 정상적인 생활을 하기 어려울 것, 행위자에게 합당한 처벌이 이뤄지지 않을 것, 괴롭힘이 줄어들지 않을 것 등 직장 내 괴롭힘 예방과 대응 부문에서 점수 하락이 컸다.
직장인 A씨는 "직장 내 괴롭힘으로 신고서를 제출한 날 인사팀에 피해자 보호 조치를 요구했다. 가해자인 같은 부서 임원과 같이 일하고 있으며 업무적으로 교묘한 보복과 출근 시 불안과 우울이 심해져서 업무에 지장이 있다고 토로했다"며 "그러나 아직 조사 결과가 나오지 않아 피해자임을 입증할 수 없으니 조치를 취해줄 수 없다고 했다"고 털어놨다.
조직문화 부문에서는 '임원이나 상사에 대해 예의나 의전을 강요한다'는 부분의 점수가 전년 대비 10점 이상 하락했다.
직장인 B씨는 "대표이사에게 수년동안 괴롭힘을 당했는데 더 이상 못 버티겠어서 이제 신고하려고 한다"며 "폭언과 일 떠넘기는 물론이고 명절 때마다 돈을 걷어 자신에게 선물하도록 강요한다"고 토로했다.
직장갑질119는 "이번 설문 결과는 지난 1년 사이 휴식, 평가, 위계, 소통 모든 부문에서 조직문화가 오히려 후퇴했으며 직장 내 괴롭힘 예방과 대응 수준이 악화됐다는 것으로 요약될 수 있다"며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직장 내 괴롭힘 예방, 신고 단계부터 사후조치까지 모든 단계의 지표 점수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는 점"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올해 9월 조사에서 직장인 35.9%가 최근 1년 내 직장 내 괴롭힘을 당했다고 답 한 바 있다"며 "일터 내 안전을 확보하는 것이 사업장 규모, 고용형태, 업종을 불문하고 모든 사업주의 당연한 책무가 될 수 있도록 관련 법 적용 대상을 확대하고, 노동시간 연장이 아닌 일 가정 양립과 휴식권 보장을 위한 제도적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이번 조사는 직장갑질119가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엠브레인 퍼블릭'에 의뢰해 9월 4일부터 11일까지 전국 만 19세 이상 직장인 1천 명을 대상으로 경제활동인구조사 취업자 인구 비율 기준에 따라 진행했다.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p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