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CBS 라디오 <오뜨밀 라이브> FM 98.1 (20:05~21:00)
■ 진행 : 채선아 아나운서
■ 대담 : 윤지나 기자, 신혜림 PD
◇ 채선아> 좀 더 밀도 있게 알아볼 이슈 짚어보는 뉴스 탐구생활 시간입니다. 윤지나 기자, 신혜림 PD 나와 계세요.
◆ 윤지나, 신혜림> 안녕하세요.
◇ 채선아> 요즘 빈대 뉴스가 엄청나게 많이 나오고 있어요.
◆ 신혜림> 주변에는 빈대 봤다는 사람이 없는데 얘기가 엄청 나와요. 지하철이나 택배상자에서 나왔다는 얘기도 있고, 그래서 공포스럽기도 하고 택배업체에 타격이 있겠다는 생각도 들고, 사회적 비용이 들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요.
◆ 윤지나> 말씀해 주신 게 지금까진 다 루머에요. 지하철, 영화관, 택배 물류센터에서 빈대가 발견됐다는 공식적인 확인은 없는 상태입니다. 거기서 벌레가 나왔을 순 있지만 빈대가 아니라는 거죠. 그런데 그 공포감이 이해는 돼요. 잠든 사이에 빈대가 내 몸을 기어 올라와서 피를 빨고 다시 숨고, 물리면 가렵고, 항히스타민제를 몇 알씩 먹어야 가려움증이 가라앉을 정도로 가려움증이 심하긴 하대요. 오죽하면 프랑스에서는 국가적 정신병이라는 얘기까지 나왔다고 합니다.

◇ 채선아> 주변에도 살충제 샀다, 스팀다리미 샀다, 이런 얘기 나오는 거 보면 우리나라 국민들도 지금 정신병 직전 단계에 온 것 같아요. 빈대가 40년 만에 이슈가 된다고 하니까 더 두렵거든요.
◆ 윤지나> 빈대에 대해서 좀 알면 그 공포감이 줄어들까 싶은데요. 빈대는 노린재과 곤충입니다. 노린재는 빨대처럼 생긴, 주사바늘 같은 입이 나와서 식물의 즙을 빨아먹는 곤충인데요. 빈대는 대신 우리 피를 빨아먹는 거죠. 주로 매트리스나 소파 같은 데 숨어 있다가 밤에 나와서 활동하고요. 먹이 없이도 1년을 삽니다. 피를 한 번 빨면 1년을 버틸 수 있다는 거죠. 그나마 모기처럼 질병을 매개하는 건 아닌 게 다행인데, 대신 흡혈량이 모기의 7배에서 8배 정도 됩니다. 그래서 피부 발진, 가려움증을 일으키고요.
사실 실질적인 타격보다는 심리적 타격이 큰 것 같아요. 프랑스에선 국가적 정신병이라는 표현을 쓰는데, 실제로 망상성 기생충증이라는 강박관념 같은 게 있대요. 내가 눕는 모든 곳에 빈대가 있을 것 같은 그런 공포를 뜻하는 정신병입니다. '내가 미치기 전에 보이지도 않는 빈대를 모두 잡아 죽이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는 거죠. 그래서 실제로 빈대가 많이 나오는 유럽이나 미국 같은 경우는 진짜 쪄서 죽여버리는 방법이 있어요. 주택 안에 엄청나게 뜨거운 열풍을 넣어서 방 전체를 쪄버리는 거예요.그다음에 난방텐트처럼 열풍 소독기 같은 걸 집 안에 설치해서 가구를 그 안에 넣는 방법도 있어요. 이 상품 설명서에 이렇게 써있습니다. "마음의 평화를 얻을 수 있는 믿음직한 방법이다"

◆ 신혜림> 실질적인 대책이라기 보단 심리적인 대책이라는 거네요.
◆ 윤지나> 빈대가 그만큼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많이 준다고 이해하면 될 것 같아요.
◇ 채선아> 오죽했으면 "절을 다 태워도 빈대 죽은 건 시원하다"는 속담도 있더라고요.
◆ 윤지나> 그만큼 빈대가 밉다는 건데, 빈대의 특징을 보면 더 미워져요. 모기는 한번에 딱 혈관을 찾아서 피를 빨거든요. 그런데 빈대는 이걸 못 찾아요. 그래서 빈대에게 물린 자국을 보면 여기저기 막 부어올라있죠. 피가 빨릴 때까지 마구 찌르는 거예요. 생식 방법도 수컷 빈대가 마구잡이로 생식기를 여기저기 찌르다보니까 암컷 빈대는 너무 많이 찍혀서 죽기도 하고, 수태가 되면 알을 낳는데 거의 항상 임신 상태인 거예요.
◇ 채선아> 그럼 번식력이 장난 아니겠네요.

◆ 윤지나> 하루에 한 알에서 다섯 알 정도씩 낳는데 1년 365일 낳는다고 생각해보세요.
◆ 신혜림> 1년간 안 먹어도 버틸 수 있다 그러고, 번식력도 어마어마하다고 하면 박멸하기가 정말 어렵겠는데요.
◆ 윤지나> 게다가 빈대가 대를 거듭하면서 살충제에 계속 노출되다 보니 20년 전보다 외골격이 15% 더 두꺼워졌대요. 그러니까 살충제에 대한 저항이 강해졌겠죠. 우리가 보통 쓰고 있는 피레스로이드계 살충제로는 효과가 없다 그러고 미국에서 많이 쓰는 네오니코티노이드계 살충제를 긴급사용 승인할 방침이라고 정부가 얘기하고 있는데요. 미국에서도 이 살충제에 대한 저항성이 있다는 얘기가 속속 나오고 있습니다.
◆ 신혜림> 긴급 사용승인이라는 게 진짜 긴급할 때, 안전성 검사 같은 거 안하고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거잖아요.
◆ 윤지나> 그만큼 우리 정부가 지금의 빈대 상황이 심각하다, 진지한 자세로 대처하고 있다는 뜻이겠죠. 정부 빈대 합동대책본부를 발족했고 10개의 관계 부처가 참여를 했어요.

◇ 채선아> 게다가 전국 빈대 현황판도 만들겠다고 했잖아요.
◆ 윤지나> 전국 현황판이 나온다고 해서 계속 검색을 해봐도 안나오는 거예요. 그래서 제가 직접 취재를 해봤는데 실시간으로 숫자가 올라가거나 보드 같은 데 인쇄해서 붙여놓는 그런 방식의 현황판은 안 만든대요. 그냥 전국 차원에서 일주일 단위로 빈대 상황을 집계해서 공유한다고 하더라고요.
◇ 채선아> 전국 현황을 모아서 보도자료로 전해주겠다는 건가보네요.
◆ 윤지나> 맞아요. 그렇게 이해하시면 됩니다. 그런데 지금 실제로는 어떻냐. 약간 도시전설 같은 상태예요. 프랑스는 워낙 난리가 났지만 우리와는 주거환경이 좀 다르고, 제가 대책본부에 물어보니까 거기서도 "솔직히 (프랑스 같은) 그런 상황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라고 하더라고요. 하지만 빈대가 워낙 번식력이 강하고 확산도 잘 되고 하다보니 현황을 파악하는 단계라는 거죠. 그래서 지금 4주간 전수조사하고 집중 방역 방침 내린 다음에 실태가 어떻다는 걸 정리해서 발표하게 될 텐데요. 일단 매주 화요일 대책본부 종합회의를 계획 중이라고 하니까 다음주 화요일인 14일에 현황이 좀 파악되지 않을까 합니다.
◇ 채선아> 빈대 공포가 과장돼있는 건지, 실제로 많은 건지.
◆ 윤지나> 현황 발표도 신고 건수와 실제 발생 건수를 나눠서 한 대요. 빈대인가 싶어서 신고했는데 바퀴벌레인 경우도 있고 하니까. 제가 대책본부에 오인 신고가 얼마나 되는지 물어보니까 60-70% 된다는 거예요. 이것만 봐도 우리가 빈대 패닉에 빠져있다는 걸 확인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어쨌든 없는 건 아니고 있기는 있다는 겁니다. 서울같이 밀집된 지역 위주로 외부에서 유입된 빈대가 발견이 되는 것은 확실한 만큼 취약 지역을 중심으로 방역을 한다는 거고요. 보건소나 지자체 뿐만 아니라 방역업체에 신고하는 경우도 많아서 이 방역업체 신고 건수까지 합쳐서 종합적인 통계를 내는 절차를 밟고 있다고 합니다.
◇ 채선아> 현황이 어떤지는 정부 발표를 기다려봐야 할 것 같고, 우리가 할 일은 예방과 대처 정보를 제대로 아는 것 같은데요. 워낙 잘못된 정보가 많다고 하잖아요.
◆ 윤지나> 지하철 같은 곳에서 공식적으로 발견된 건 없다고 말씀드렸잖아요. 그런 장소가 빈대가 서식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니예요. 빈대는 숨어 있다가 누워 있는 사람의 피를 빨고 다시 숨기 때문에 지하철에서 살긴 어렵고요. 만약 옷에 묻었다고 하더라도 옷을 탁탁 털고 들어가면 된다고 합니다.
◇ 채선아> 확실한 거는 고온에서는 빈대가 죽는다는 거거든요. 걱정되시는 분들은 침구 같은 거, 날 잡아서 건조기에 싹 돌려보시면 좋을 것 같고요. 빈대 확산에 경각심은 가지되 무분별하게 공포를 조장할 필요는 없다는 생각도 듭니다. 여기까지, 윤지나 기자, 신혜림 PD와 함께했습니다.
◆ 윤지나, 신혜림>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