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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정부, 국정과제라던 일회용품 규제 사실상 백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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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상공인에 고통 집중" 내세워 종이컵 금지 품목서 제외, 플라스틱 빨대 계도기간 무기한 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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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가 지난 7일 '일회용품 관리방안'을 발표했다.
 
이번 '관리방안'은 지난해 11월 24일부터 1년 기한으로 시작된 식당과 카페의 종이컵 등 사용 금지 '계도기간'이 오는 23일 종료됨에 따라 마련된 것이다.
 
명색은 '관리' 방안이지만, 실제 내용은 '일회용품 규제 백지화' 선언과 다름없다는 평가다.
 
먼저, 환경부는 일회용품 대명사 격인 종이컵을 사용규제 품목에서 아예 제외하기로 했다.
 
환경부는 또, 플라스틱 빨대 계도기간은 연장하기로 했다.
 
게다가 계도기간 종료 시점을 적시하지 않고, 유엔 플라스틱 협약 등 국제 동향과 대체품 시장 상황을 고려해 추후 결정하기로 했다. 한마디로 '무기한' 연장한 것이다.
 

"현장 철저히 못 살피고 조급하게 정책 도입"…전 정부에 화살

편의점 등의 비닐봉투 사용금지도 철회됐다.
 
생분해성 봉투와 종량제 봉투 등 대체품 사용이 안착된 만큼 단속을 통한 과태료 부과보다는 대체품 사용을 생활문화로 정착시키는 데 주력하겠다는 것이다.
 
'일회용품 사용 감량 지속 확대'는 '윤석열 정부 120대 국정 과제' 중 하나인 '재활용을 통한 순환경제 완성'의 주요 내용이다.
 
그랬던 윤석열 정부가 사실상 이를 철회하면서 내세운 이유는 비용 부담 등 소상공인이 치르는 희생이 과중하다는 것이다.
 
환경부 임상준 차관은 "온 국민이 고르게 분담하는 정책이 아니라 사회 한쪽 부문의 희생을 강요하는 형태의 정책은 지속 가능성이 작다"고 주장했다.
 
임상준 차관은 또 "현장 여건을 철저히 살피지 못한 채 조급하게 정책이 도입된 측면이 있었다"며 전임 정부에 화살을 날렸다.
 
임상준 환경부 차관이 7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지난해 11월 시행된 일회용품의 규제 계도기간 종료에 따른 향후 관리 방안을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임상준 환경부 차관이 7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지난해 11월 시행된 일회용품의 규제 계도기간 종료에 따른 향후 관리 방안을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환경단체들 "정부가 소상공인 뒤에 숨어 일회용품 규제 포기"

 하지만 환경단체들은 "정부가 소상공인 뒤에 숨어 일회용품 규제를 포기한다"고 맹비난했다.
 
자원순환사회연대 김태희 정책국장은 "소상공인 부담이 과중하다면 정부가 별도 지원 방안을 만들어야지 과중한 부담을 빌미로 규제를 아예 시행하지 않는 건 온당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환경운동연합은 "다회용기 사용 업체 지원 등 일회용품 사용 감축을 위해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은 무궁무진함에도 계도기간 동안 단 하나도 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녹색연합은 "환경부의 역할은 환경정책 방향을 제시하고 집행하는 것인데도 산업계 입장만 대변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환경부의 이번 관리방안 발표로 향후 일회용품 규제 정책을 추진하기가 한층 더 어렵게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홍수열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장은 "정부가 무력하게 물러나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에 이전 상태를 회복하기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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