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 한강신도시 전경. 김포시 제공 경기도 김포시가 '서울 편입'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실현 가능성이 낮다는 전망과 함께 지역 주민간 갈등만 부추길 뿐 시대역행적 발상이라는 비판이 거세다.
실현 가능성 낮아…총선 이슈용 지배적
31일 김포시에 따르면 시는 다음달 중 주민들과 관계기관 등을 대상으로 한 '서울 편입' 관련 간담회를 추진하는 등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김포시는 지방자치와 행정 분야 전문가들을 초청해 토론회를 개최하기로 했으며, 시민들이 서울 편입, 경기북도 편입, 경기도 존치 중 어떤 방안을 선호하는지를 묻는 여론조사도 계획하고 있다.
또 국민의힘 소속 김병수 김포시장은 다음 주 초 같은 당인 오세훈 서울시장을 만나 편입 방안과 관련한 제반 사항을 논의하기로 했다. 앞서 오 시장은 서울 편입 논의가 서울시가 아닌 김포시에서 시작됐다는 점을 강조하며 다소 거리를 뒀지만,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서울 편입을 당론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힌 마당에 오 시장이 나서서 반대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하지만 실현 가능성 역시 낮다. 편입까지는 정부 혹은 의원 발의를 통한 입법 과정을 거쳐야 하지만 더불어민주당이 다수인 상황에서 두 경우 모두 법안이 통과되기는 불가능에 가깝다.
물론 민주당의 '악성 선거용 전략'이라는 비판에 국민의힘은 주민의 뜻이 먼저라고 선을 긋고 있지만, 결국에는 서울 편입 이슈는 총선까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김기현 대표가 솔선수범하는 모습으로 울산을 떠나 수도권에 출마해서 진두지휘해야 하는 상황이라 한다면 빅이슈를 터트려 유리한 국면을 만들고 싶었을 것"이라며 "집값 상승을 바라는 수도권 유권자들의 욕망을 자극해서 국민의힘을 지지하게 만드는 카드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국민의힘이 김포 뿐 아니라 서울과 인접한 광명, 하남, 구리, 과천 등의 편입 가능성을 열어둔 것도 불리한 수도권 총선판을 전체적으로 흔들려는 의도라는 것.
'뜬금없고' '시대역행적'…"선거 전략일뿐"
김포시(파란색). 연합뉴스 하지만 갑작스런 행정구역 개편 카드에 전문가들은 '뜬금없는' '시대역행적'이라는 등의 원색적 비판을 쏟아냈다.
임승빈 명지대학교 지방자치학과 교수는 "완전히 뜬금없지만, 문제는 수도권 땅값 들썩이게 만들어 내 집값 오르지 않을까 하는 그 기대감을 부풀게 하는 선거 전략"이라며 "그럼 지방은 더 죽고 불균형은 더 심화되는데, 비수도권 사람들이 어떤 희망을 가질 수 있게냐"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임 교수는 서울 편입 추진 자체가 지역간‧지역내 주민간 갈등으로 격화할 가능성을 우려했다.
그는 "(서울 편입은) 집값 상승을 바라는 집주인이나 부동산업자들, 건설업자들만 반길 것"이라며 "결국은 더 비싼 돈을 내고 집을 구해야 하는 집 없는 사람들이 피해를 보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출산율 저하로 인한 지방 소멸 위기 상황에서 서울 집중화는 시대 역행적인 발상이라는 비판도 제기됐다.
김종래 대진대 행정정보학과 교수는 "인구 감소로 인한 지방 소멸의 시대에 가장 해서는 안 될 것이 수도권으로의 집중화이며, 가장 일반적인 해법이 지방 분권, 지방 다극화"라며 "장기적인 국가 발전의 차원에서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재정 규모 및 자치 권한 축소로 김포시 입장에서의 실익 또한 불분명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배강민 더불어민주당 김포시의원은 "서울시 편입에 따라 '김포구'가 된다면 시군에 비해 자치권이 축소돼, 도시계획 입안, 결정 등 도시계획 관련 사무를 서울시장의 권한 중 일부를 조례로 위임받아 수행하게 된다"며 "도시발전의 밑그림을 그릴 수 없게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