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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 '화물사업 매각' 승인나도 첩첩산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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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 이사회, EU 경쟁당국 합병승인 위한 화물사업 분리매각 두고 격론중
화물사업 매각 결정되더라도 다시 공은 EU로…'매각 조건부 승인'시 불확실성 여전
美.日 합병 승인도 진통 전망…아시아나 내부 반발 등도 과제로 남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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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의 핵심 과제 중 하나로 꼽혔던 '아시아나항공 화물 사업 매각'을 두고 아시아나항공 이사회가 장고를 이어가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이사회가 화물 사업 매각을 결정하더라도 EU 등으로부터 최종 합병 승인을 받기 위해서는 화물 사업 매각이 성사돼야 할 것으로 보이는 데다 미국과 일본 등 남은 합병 승인도 녹록지 않아 보여 최종 합병까지는 쉽지 않은 과정이 예상된다.

아시아나항공 이사회, 5시간 넘게 계속된 논의에도 결론 못 내


30일 임시 이사회를 열고 화물 사업 매각 여부를 논의하고 있는 아시아나항공 이사회는 5시간 이어지는 논의 끝에도 좀처럼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다. 이날 오후 2시 서울 모처에서 시작된 이사회는 이날 오후 한때 정회했다가 오후 6시쯤 속개했다.

당초 아시아나항공 이사회는 이날 임시 이사회를 열고 진행 중인 기업결합심사와 관련하여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U집행위원회(EC)에 제출할 대한항공의 시정조치안 제출에 대한 동의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었다.

앞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을 심사중인 EU 측은 두 항공사의 합병으로 유럽 화물노선의 독점이 우려된다며 시정안 제출을 요구했다. 이와 관련해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매각을 추진하겠다는 내용을 담은 시정조치안을 제출하기로 했고, 아직 통합이 마무리되지 않은 만큼 아시아나 이사회의 동의가 필수적이었다.

이와 관련해 아시아나 이사진 중 일부는 화물 사업 매각 결정이 회사에 손해를 끼치는 배임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이사진 중 일부는 합병 불발시 아시아나의 독자 생존이 어렵고 추가 자금 지원을 위해서는 EU 측의 합병 승인을 받아 합병 절차에 속도를 내야한다고 맞서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내이사였던 진광호 아시아나항공 전무의 사임 역시 영향을 끼쳤던 것으로 분석된다. 진 전무가 사의를 표하기 전 아시아나항공 이사회에서는 화물 분리 매각 등에 대해 찬반이 팽팽했던 것으로 알려져있다. 반대 입장을 내보였던 진 전무가 사임하는 형식으로 강하게 의사를 표현했고, 이것이 이사회의 의사 결정에 영향을 줬다는 이야기가 흘러 나온다.

한편 이날 오전 이사회를 연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이 화물 부문 매각 등을 담은 시정조치안에 동의할 경우 아시아나에 자금을 지원하고 기업결합이 이뤄지면 아시아나 화물사업을 매각하되, 인수하는 측이 고용유지와 처우개선을 할 수 있게 지원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대한항공 이사회는 아시아나항공 이사회가 화물 부문 매각을 결정한 뒤 이런 내용을 공식화할 방침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오전에 열린 이사회 결론은 아시아나항공의 시정조치안 동의를 전제로 이뤄진 것이기 때문에 아시아나 이사회가 결정 내용을 공시한 뒤 대한항공도 이사회 결정 내용을 공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아시아나 화물사업 매각 결정되더라도 매각 완료·합병 최종 승인까진 과제 쌓여


아시아나항공 노조가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대한항공 독점강화, 아시아나항공 해체를 멈춰라! 슬롯 반납-화물사업 분리매각 규탄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박종민 기자아시아나항공 노조가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대한항공 독점강화, 아시아나항공 해체를 멈춰라! 슬롯 반납-화물사업 분리매각 규탄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박종민 기자
아시아나항공 이사회가 화물 사업 매각을 결정할 경우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 화물 사업 매각 계획 등을 담은 합병시정서를 EU 제출하면 연말쯤 EU의 결정이 나고 이후 미국과 일본의 승인이 무리없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대한항공의 당초 계획과 달리 두 항공사의 합병 과정이 3년 가까이 되도록 마무리되지 않는 상황을 감안하면 이후에도 예상치 못했던 변수가 나타나 합병이 지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시정서를 받은 EU 측이 합병 승인 대신 화물 사업부 매각을 전제로 한 '조건부 승인'을 한다면 매각 작업이 끝나기 전까지 합병을 둘러싼 불확실성은 해소되지 못한다. 이후 미국과 일본이 합병을 승인한다고 해도 화물 사업부 매각이 마무리되지 못하면 EU가 최종 승인을 하지 않아 합병이 불발될 수 있는 것이다. 합병을 위해서는 EU 등 필수 승인국 모두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EU가 최종 승인을 한다고 해도 미국과 일본의 순조로운 합병 승인도 장담할 수 없다. 전례를 감안하면 미국과 일본 경쟁 당국 역시 합병 승인을 위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노선을 추가로 경쟁사에 넘기라고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 미국이 반독점행위를 이유로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지난 5월 현지에서는 미국 법무부가 "미주노선 시장경쟁을 막는 독점이 발생하는 만큼 합병 승인이 어렵다"는 이유로 소송까지 검토한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항공사 내부 반발도 폭탄으로 남아 있다. 대한항공은 '고용 보장 및 처우 개선'을 전제로 한 화물사업부 매각 협상을 벌이겠다는 내부 방침을 세웠지만 아시아나항공 일반 노조와 일부 조종사는 강하게 반발하는 상황이다.

이런 이유로 항공업계에서는 계획대로 합병이 성사되면 좋겠지만 혹시 모를 상황을 대비한 '플랜B'를 업계와 정부가 함께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 2020년 11월 산업은행이 "항공운송산업 경쟁력을 끌어올리겠다"며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통합방안을 발표하기에 앞서 정부는 기획재정부장관·금융위 부위원장 등 고위 관리가 참여하는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에서 이런 내용을 확정한 바 있다. 이후 3년 가까이 합병 과정이 길어지고 있지만 대책을 논의하기 위한 관계장관회의는 열린 적이 없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합병이 지지부진하게 이어지면서 아시아나항공은 상당한 피해를 봤고 대한항공 역시 상당한 리스크가 더해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합병이 계획대로 성사되면 좋겠지만 계획대로 진행되지 못했을지에 대한 대비책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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