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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공개소환된 김범수…'경영진 주가조작 의혹'에 휘청이는 카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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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이례적 공개 소환…16시간 가까이 조사
김범수, 에스엠 시세조종 관여 여부 취재진 질문에 '함구'
양벌규정 적용 방안 검토 기류…카카오 법인도 처벌 받나
현실화 땐 '카카오뱅크 대주주' 지위도 흔들릴 가능성

김범수 카카오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이 SM엔터테인먼트 주가 시세 조종 의혹과 관련한 조사를 받기 위해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으로 출석하고 있다. 황진환 기자김범수 카카오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이 SM엔터테인먼트 주가 시세 조종 의혹과 관련한 조사를 받기 위해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으로 출석하고 있다. 황진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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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창업자인 김범수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이 'SM엔터테인먼트(에스엠) 시세조종 의혹'으로 23일 금융감독원에 출석해 16시간 가까이 조사를 받았다. 에스엠 경영권 확보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주가조작까지 했다는 의혹으로 회사 핵심인사가 구속된 데 이어 최고 윗선으로까지 관련 조사가 확대되면서 카카오는 창사 이래 최대 위기 국면에 직면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향후 기소·재판 결과에 따라 카카오 법인은 인터넷은행 카카오뱅크에 대한 대주주 자격조차 잃을 수 있다는 분석도 뒤따른다.
 
김 센터장은 금감원의 통보에 따라 이날 오전 10시쯤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면서 '(에스엠) 주가조작 혐의를 인정하느냐', '주가조작을 지시하거나 보고 받은 적이 있느냐', '카카오 창사 이래 최대 위기라는 말이 나오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다만 "성실히 조사에 임하겠다"고만 했다. 금감원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특사경) 수사 단계에서 대기업 총수급 인사가 공개 소환된 건 이례적인 일인 만큼 현장엔 수십명의 취재진이 몰렸다.

출석 후 15시간 40분이 지난 이튿날 오전 1시40분쯤에서야 조사를 마치고 나온 김 센터장은 "성실히 조사에 임했다"고 말한 뒤 금감원을 빠져나갔다. 주주들에게 할 말은 없는지 등을 묻는 질문엔 답하지 않았다.
 
금감원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특사경)은 카카오 경영진이 올해 초 에스엠 경영권 인수전 당시 경쟁 상대인 하이브를 견제하기 위해 주가조작 방식까지 동원했다고 보고 수사를 이어왔다. 앞서 특사경은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를 비롯해 카카오 투자전략실장, 카카오엔터테인먼트 투자전략부문장 등 3명에 대해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고, 법원은 19일 배 대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법원은 나머지 2명의 구속영장은 "피의자들의 직책과 관여 정도 등을 고려했다"며 기각했지만, "현재까지 확보된 증거 자료로 객관적 사실관계는 상당 정도 규명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범죄 혐의가 상당 수준 소명됐다는 의미로 풀이됐다.
 
이들 카카오 경영진은 지난 2월 에스엠 경영권 확보전 국면에서 경쟁 상대인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방해하기 위해 2400여억 원을 투입, 에스엠 주가를 하이브의 공개매수가(12만 원) 이상으로 조종한 혐의를 받는다. 실제로 해당 공개매수 진행 기간에 11만 원 안팎이었던 에스엠 주가가 13만 원선 위로 급등하면서 하이브는 에스엠 지분을 1%도 채 확보하지 못한 채 공개매수에 실패했다. 카카오는 그 직후인 3월 에스엠 주식 공개매수에 나선 결과 최대주주 자리를 꿰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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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조작 혐의를 받는 카카오 경영진은 에스엠 주식에 대한 대량보유 보고도 하지 않은 것으로 특사경은 파악했다. 자본시장법상 본인과 그 특별관계자가 보유하는 주식의 합계가 해당 주식 총수의 5% 이상이 되면 이를 5영업일 이내에 금융위원회 등에 보고해야 한다. 특사경은 하이브의 공개매수 기간에 에스엠 주식을 대량으로 사들였다고 지목된 사모펀드 운용사 원아시아파트너스 측과 이들이 특별관계일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사경은 이번에 김범수 센터장을 상대로 시세조종 건을 보고받았는지 여부를 집중적으로 캐물은 것으로 전해졌다. 직접 지시 여부에 대해서도 조사가 이뤄졌을 것으로 보인다. 특사경은 이미 지난 8월10일엔 김 센터장의 사무실도 압수수색했다. 이번 조사 내용을 토대로 김 센터장에 대한 구속영장 신청이 이뤄질지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카카오는 김 센터장 조사에 별도 입장을 내진 않았지만, 사건 자체와 관련해선 '시세조종을 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피의자들을 고리로 자본시장법상 양벌규정이 적용돼 카카오 법인까지 재판에 넘겨져 처벌을 받을 경우 카카오가 카카오뱅크 대주주 자격을 상실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시각이 적지 않다. 양벌규정이란 법인의 대표자나 직원이 법인 업무와 관련해 시세조종을 포함한 위반 행위를 하면 행위자 뿐 아니라 '법인에게도 벌금형을 부과하는 규정'이다.
 
카카오는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의 지분 27.17%를 보유한 대주주로서,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및 운영에 관한 특례법상 금융위원회로부터 6개월마다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받는다. 대주주 요건엔 '최근 5년 내 금융 관련 법령 등을 위반해 벌금형 이상에 해당하는 형사처벌을 받은 사실이 없어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카카오로선 최악의 경우 양벌규정 적용으로 법인도 벌금형 이상의 유죄가 확정되면 보유한 카카오뱅크 지분 가운데 10% 초과분을 처분하고 대주주 자격을 잃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실제로 특사경은 구속된 배 대표 등을 고리로 양벌규정 적용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한편 사법리스크가 부각되면서 '국민주'로 불리던 카카오의 주가도 연일 곤두박질치고 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카카오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1100원(2.82%) 하락한 3만7950원에 마감했다. 장중엔 3만7850원까지 내려가며 52주 신저가 기록을 다시 경신했다. 7거래일 연속 하락세로, 이 기간 주가 낙폭은 종가 기준 13.06%에 달한다. 온라인 종목토론방에는 "국민밉상주"라는 반응이 나오는 등 분통을 터뜨리는 투자자들의 글이 종일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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