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 기자회견에 참석한 필리프 트루시에 베트남 감독(왼쪽)과 수비수 도두이만. 노컷뉴스한국과 맞대결을 앞둔 베트남이 설레는 감정을 내비쳤다.
필리프 트루시에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축구 대표팀은 17일 오후 8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한국과 평가전을 치른다.
한국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6위로, 95위인 베트남보다 한 수 위의 전력을 자랑한다. 그만큼 베트남에겐 쉽지 않은 경기가 될 전망이다.
하지만 트루시에 감독은 오히려 선수들이 성장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 내다봤다. 그는 16일 열린 사전 기자회견에서 "지금 베트남은 팀을 새롭게 만드는 단계"라면서 "경기를 통해 성장하는 게 가장 중요하고, 나중에는 강 팀으로 거듭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베트남은 최근 중국(10일), 우즈베키스탄(13일)과 두 차례 평가전에서는 모두 0 대 2로 졌다. 이에 트루시에 감독은 "지난 2연전에서 아쉬웠던 부분을 보완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면서 "한국이 톱 클래스인 만큼 많은 준비를 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기자회견에 함께 참석한 수비수 도두이만은 "한국은 아시아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강한 팀으로 꼽힌다"고 평가했다. 이어 "매우 어려운 경기가 예상되지만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한국은 손흥민(토트넘),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등 세계적인 명문 클럽에서 활약 중인 선수들을 보유하고 있다. 이에 도두이만은 "아시아를 대표하는 한국과 일본 등은 베트남 선수들이 꿈과 희망을 갖게 하는 선두 주자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도 더 나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2월 박항서 감독에 이어 새롭게 지휘봉을 잡은 트루시에 감독은 1998~2002년 일본 대표팀을 지휘한 바 있다. 20여 년 전 일본 사령탑으로 상대했던 한국 축구가 크게 발전한 모습에 놀란 그는 "한국 선수들은 지금 유럽에서도 인정을 받고 있다"면서 "선수들의 실력이 매년 향상되고 있고, 유망하고 젊은 선수들이 많이 발굴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평가전에는 박항서 전 베트남 감독이 옛 제자들을 위해 격려자로 나선다. 베트남 성인 대표팀과 23세 이하(U23) 대표팀 감독을 겸임한 박 감독은 각종 국제 대회에서 역대 최고 성적을 거둬 베트남의 축구 영웅으로 부각된 바 있다.
박 감독과 재회를 앞둔 도두이만은 "감독님의 방문은 선수들에게 매우 반가운 소식"이라며 "사기를 끌어올릴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하지만 "그것을 떠나 내일 경기를 위해 많은 준비를 했고, 최선의 결과를 얻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이를 악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