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왼쪽부터 구로다 나루히코 히라도시장, 호리타테츠시 히라도세토시장 협동조합과장, 이원학 강원연구원 박사, 김진태 강원특별자치도지사. 진유정 기자▶ 글 싣는 순서 |
① 일본 변방 '히라도시'가 일군 고향납세 '기적' ② 일본 히라도 답례품 '희소성, 차별화'로 승부수 ③ 국내 고향사랑기부제 선도 지역, 활성화 전략1 -전북 임실 '임실 치즈'로 기부자 마음 선점 ④ 국내 고향사랑기부제 선도 지역, 활성화 전략2 -경북 경주, 경기 가평·의정부를 중심으로 ⑤ "차별화, 민간 참여, 제도 개선" 고향사랑기부제 미래, 성공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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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로다 나루히코 日 히라도시장 "차별화된 답례품, 관심 먼저 일으켜야"
Q. 고향납세제도(고향사랑기부제)가 지속되기 위해 가장 중요한 요소는?A. 고향납세제도의 본래 취지는 도시에 살고 있는 사람들과 시골의 '연결고리'를 만드는데 있다고 생각한다. 기본적으로 고향에 대한 애착과 마음 그리고 그 지역 출신자들의 마음이 가장 중요하지만 지역 출신자가 아니라도 그 지역이 어떤 도시인지 알리는 것이 필요하다. 기부제를 통해 무엇보다 우리 지역과 '관계'를 이어나갈 사람들을 늘리는 것이 중요한데 그 중 하나가 지역의 특성을 살린 차별화된 답례품 등으로 기부자들의 관심을 먼저 일으켜야 한다.
히라도시의 경우 답례품 카탈로그를 단순한 상품 소개 자료에서 벗어나 즐겁고 흥미로운 내용으로 구성했다. 기존 카탈로그의 활용에서 벗어나 전면 리뉴얼로 진화해 기부자들로 하여금 흥미를 유발하고 그 감정이 곧 기부로 이어지게 만들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고향에 있는 가치 있는 것들과 맛있는 것 등을 더욱 돋보일 수 있도록 상품화하는 생산 현장의 끊임없는 노력이 필요하다.
Q. 답례품에는 어떤 애정을 쏟았나?
A. '가보고 싶다'는 마음 들도록 지자체 고민해야한다. 기부가 끝이 아니다. 그 다음으로 기부를 했더니 멋진 답례품이 배달되고 감동을 느껴 '가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도록 해야 한다. 가봤더니 정말 즐거운 관광지라는 것을 알게 되고, 만나는 사람들과 대화나 많은 체험을 통해 '왕래하고 싶다'에 이어 '살고 싶다'라는 부분에까지 이르게 한다면 그 것이 고향사랑기부제의 가장 큰 성과라고 생각한다. 인구 2만 8천여 명의 히라도시의 경우 현재 3만 명 정도가 기부를 하고 있다. 이 사람들이 지역을 위해 기부를 하고 특산품을 구입하고 멀리서 큰 응원을 해주고 있다. 고향납세만으로 지자체 재원을 확보하는 것은 어렵기에 기부금을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기부자들에 마음을 잡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히라도시의 경우 기부금을 지역 만들기 인재육성 사업과 육아지원 등에 활용하고 또한 사용처를 공개하고 있다. 이는 기부자들이 지역에 도움을 주고 있다는 보람을 느끼고 나아가 꾸준한 응원과 관심이 기부로 이어질 수 있는 원동력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지역에 관심이 없었던 사람이 기부를 통해 '연결고리'가 생기면서 '관심이 있는 사람'으로 변할 수 있도록 만들어 가는 것이 기부를 받은 지자체들이 앞으로 더욱 고민해야 할 부분이다.
호리타테츠시 히라도세토시장 협동조합과장 "조합원들의 아이디어가 제도 안착으로"
Q. 고향사랑기부제 답례품은 어떻게 유통되고 있나? A. 히라도 세토이치바 협동조합은 조합원이 돼야 이 상점에 물건을 팔 수 있다. 히라도시에서 토지와 건물을 내어주고 위탁 운영은 조합에게 맡겼다. 조합원들이 생산한 농산물, 가공품 등을 다시 재 가공, 포장해서 '답례품'으로 상품화시키고 있다.
조합 운영의 단점이라고 한다면 지역에서 소규모로 농사를 짓고 물고기를 잡기 때문에 주문량을 맞추지 못할 때도 있다. 특히 생물의 경우는 물량이 매번 일정하지 않다. 예를 들어 매일 오전 6시 조합 매장에서 지역 조합원들이 주변 항에서 잡아오는 생선을 매입한다. 이 경우 종류나 마리수가 정해져 있지 않다. 많으면 많은대로 적으면 적은대로 대부분 다 받아서 손질 한 후 소비자에게 2차 판매를 한다. 한 때는 생선류로 가공 포장된 답례품이 인기여서 한 달 정도 택배 배달이 밀린 경우도 있었다.
2011년부터 조합원 눈에 띄게 계속 늘고 있다. 자연스럽게 조합원 수가 늘면서 매출도 좋아졌다. 우리는 서로 공생하는 관계이다. 매장 매출이 좋아져야 직원들과 상품을 납품하는 농어업인들의 형편도 좋아진다. 조합원들이 계획하고 아이디어를 내고 운영을 한다. 또한 반드시 고향사랑기부제의 답례품 업종에 종사하기 위해 청년들이 늘어났다고 볼 수는 없지만 청년들이 히라도시라는 지역에 관심을 갖게 됐다.
이원학 강원연구원 연구위원 "민간의 적극적 참여 보장돼야"
Q. 현재 우리나라의 고향사랑기부제 제도를 평가하자면?A. 다른 시도와의 차별성도 중요하지만 일단 고향사랑 기부제가 활성화되려면 전국적인 홍보가 필요하다. 다른 시도의 경우도 아직 크게 성공한 지역은 없다. 우리보다 고향사랑기부제를 먼저 도입한 일본의 경우에도 초창기에는 사람들의 인식이 낮았다. 시간이 지나면서 기부액이 상승을 했다.
자치단체장들의 홍보는 한계가 있다. 언론이나 정부, 아니면 드라마나 예능 등에서 고향사랑기부제에 대한 장면들이 나온다거나 일본에서는 이런 방법을 이용한 것으로 알고 있다. 일부 은행의 적금 상품 중에서 고향사랑기부를 한 사람에게는 우대 금리를 적용해주는 서비스도 있다. K-콘텐츠를 이용해 보는 건 어떨까?
이렇게 고향사랑기부제를 홍보해야 하는 이유는 공공의 사업들이 우리에게 돌아오기 때문이다. 미야자키현의 미아코노조시는 춘천의 인구가 3분의 2 정도인 16만 여명인데 2019~2020년쯤 기부 총액이 일본에서 1등을했다. 1500억~ 1600억 정도다. 운영비 50% 빼고 50% 정도를 지역의 도서관 등을 짓는 다양한 공공 사업들에 투자를 한다.
Q. 민간주도의 답례품 개발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지?A. 현재 일본은 우리나라와 다른 것 중 하나가 관에서 답례품을 선정하고 개발하는 것이 아니라 위탁을 준다. 우리나라로 보면 네이버나 다음 카카오 이런 회사에서 시스템을 운영한다.
'대박날수 있는 답례품'을 발굴해야되니 경쟁이 생길 것이고 기부자는 저렴한 가격에 좋은 물건을 받을 수 있다.
고향 납세 답례품 정보를 제공하는 사이트 '후루사토납세가이드'에 따르면 일본 국민들이 선택한 인기 답례품 1위는 홋카이도 북동부 몬베쓰(紋別)시의 오호츠크해산 가리비다. 1만4000엔(약 13만원)을 몬베쓰시에 기부하면 가리비 1㎏을 답례품으로 받는다. 가리비가 인기를 끄는 만큼 몬베쓰시는 더 많은 기부금을 받아 재정을 강화하는 셈이다.
이외 미야자키현 미야코노조시는 소고기 돼지고기 등 육류와 고구마 소주로, 북해도 몬베츠시는 가리비로 답례품을 지역 농수산물로 특성화해 성공을 거두고 있다.
김진태 강원특별자치도지사 "제도적 측면 개선 노력"
Q. 현재 강원도의 고향사랑기부제 현황은?A. 올해 1월부터 시행하고 있는 '고향사랑기부제'의 조기 정착과 기부문화 확산을 위해 전 방위적인 홍보 활동을 펼치며 130여 종의 특색 있는 답례품을 제공하는 등 다방면으로 기부금 모금 활성화 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그 결과 도(광역만)의 모금액은 2023년 9월 현재 광역단체 3위 수준을 기록했고 2023년 하반기 도 단위의 답례품 종류는 전국 2위 수준이다.
Q. 고향사랑기부제 성공을 위한 계획은?A. 보다 다양한 방법으로 홍보를 지속할 계획이다. 특히 대중에게 영향력 있는 다양한 분야의 인사를 홍보대사로 위촉·활용하고 명절이나 연말정산 시기별로 홍보 타깃층을 세분화해 수도권 지하철, ITX 등 주요 열차, 고속도로 휴게시설, 리조트, 방송, 각종 대규모 행사 계기 마케팅 활동 등을 계획 중이다.
특색 있는 답례품을 계속해서 개발·발굴할 계획이다. 2023년 하반기 도 단위의 답례품 종류는 전국 2위 수준으로 닭갈비, 오대쌀, 수산물 세트, 황태세트 등 도 대표 농수축산물을 비롯해 산림엑스포 입장권, 서핑 체험권 등 기부자분들께 다양한 선택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이외 기부금 한도 폐지, 세액공제액 상향 등 제도적 측면의 개선을 위해 행정안전부와 지속적으로 협의해 나갈 계획이다. 제도가 시행된 지 1년이 안됐지만 본 제도가 조기 정착돼 기부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지속적인 홍보와 효율적인 운영을 위해 노력하겠다.
※본 기사는 강원도 지역 언론발전지원사업 보조금을 지원받아 취재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