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폭력 피해를 폭로한 故 표예림씨. 유튜브 캡처학교 폭력 피해를 고발한 故 표예림씨가 자신을 비방해 온 한 유튜버와 고소를 주고받아 경찰 수사를 앞두고 있던 것으로 확인됐다. 학폭 피해를 폭로한 뒤 반복된 온라인 집단 괴롭힘을 당한 정황도 드러나 표씨가 극단적 선택을 한 배경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12일 부산 동래경찰서 등에 따르면 표씨는 지난달부터 최근까지 경찰에 유튜버 A씨에 대해 여러 건의 고소장을 제출했다. A씨도 자신의 주거지 관할 경찰서를 통해 표씨를 고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표씨는 자신의 학교 폭력 피해를 폭로한 이후 한 단체의 소개로 A씨를 알게 됐지만 이후 의견 차이를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양측이 주고받은 고소는 대부분 명예훼손과 모욕 등 혐의로 알려졌다.
동래서는 고소 사건을 이송받아 표씨를 피고소인 신분으로 조사할 예정이었다. 다만 구체적인 조사 시점이나 계획은 정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표씨가 사망하면서 표씨에 대한 고소 사건은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될 전망이다.
경찰 관계자는 "표씨에 대한 고소 사건을 이송받은 것은 사실이지만 조사 시점은 아직 정하지 않았고 출석을 요구한 적도 없다"며 "피고소인이 사망한 만큼 사건은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故 표예림씨 수색 장면. 부산소방재난본부 제공
표씨는 지난 3월 한 방송에 출연해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12년 동안 학교폭력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비슷한 시기 학교폭력을 다룬 드라마 '더 글로리'가 큰 인기를 끌었고 표씨 사건은 '현실판 더 글로리'로 불리며 대중의 관심을 모았다.
이후 표씨는 적극적으로 자신의 학폭 피해 사실을 알리며 피해자 연대 모임을 만드는 등 활발하게 활동했다. 또 학교폭력 공소시효와 사실적시 명예훼손이 오히려 가해자에게 유리하게 적용될 수 있다며 이를 폐지해달라는 국민청원을 올리기도 했다.
한편 표씨는 지난 10일 극단적인 선택을 암시하며 유튜브에 올린 동영상에서 자신에 대해 지속적인 온라인 폭력이 일어났다고 호소했다. 특히 일부 유튜브 채널에서 본인을 저격하고 인신공격하며 학교폭력 피해를 '거짓'이라고 주장한다며 "더 이상 고통을 감내하고 이겨낼 자신이 없다"고 말했다.
결국 표씨는 마지막 영상을 올린 10일 오후 부산 부산진구 성지곡수원지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표씨가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사인을 확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