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이제는 한국시리즈다.
프로야구 LG 트윈스가 남은 경기와 관계 없이 '2023 신한은행 SOL KBO 리그' 정규 시즌 우승을 확정 지었다. LG는 1994년 우승을 마지막으로 단 한 차례도 정규 시즌에서 1위를 기록한 적이 없었다.
29년이 흐른 2023년이 되어서야 그토록 염원하던 감격의 순간을 맞게 됐다.
LG 트윈스가 공개한 2023시즌 정규리그 우승 엠블럼. LG 트윈스 제공
지난 3일 경기가 없던 LG는 경기도 수원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 kt 위즈의 대결, 인천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 SSG 랜더스의 경기를 주목할 수밖에 없었다. 1위 경쟁을 하고 있는 2위 kt와 3위 NC가 나란히 패배한다면 LG가 정규 리그 1위를 확정짓기 때문이었다.
이날 두 경기 모두 LG가 원하는 대로 흘렀다. kt는 KIA에 1 대 3으로, NC는 SSG에 7 대 9로 각각 배한 것이다. LG는 시즌 전적 82승 51패 2무로 승률 6할1푼7리를 기록 중이다. 남은 9경기에서 모두 지더라도 최종 승률 5할7푼7리가 된다.
1994년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했던 LG 트윈스. 연합뉴스반면 현재 2위인 kt는 74승 60패 3무 승률 5할5푼2리를 기록하고 있어, 남은 7경기를 모두 이기더라도 최종 승률 5할7푼4리가 된다. 3위 NC는 11경기가 남았는데 잔여 경기에서 모조리 이겨도 승률 5할7푼에 그친다.
이로써 LG는 잔여 경기와 무관하게 정규 리그 1위를 달성하게 됐다. 선수단은 롯데 자이언츠와 2연전을 위해 부산으로 이동하던 버스 안에서 팀의 리그 우승 소식을 전해 듣게 됐다.
LG 트윈스 타선을 이끈 홍창기. 연합뉴스1위 일등 공신은 단연 꾸준하게 터진 타선이다. 팀 타율(2할8푼1리), 득점(733개), 장타율(3할9푼7리), 팀 OPS(출루율+장타율) 7할6푼1리에서 모두 1위에 랭크돼 있다. 득점권 타율에선 2할9푼8리로 2위를 기록하며 매서운 공격 야구를 펼쳤다.
단연 돋보인 선수는 홍창기다. 올 시즌 134경기에 나서, 타율 3할3푼5리로 전체 4위에 올라 있다. 출루율은 4할4푼8리로 압도적인 1위를 기록 중이다. 이 밖에도 안타 168개를 때리며 3위, 23도루, 65타점 OPS 8할6푼4리 등 다방면에서 팬들을 신나게 했다.
LG 트윈스 신민재. 연합뉴스대주자에 불과했던 신민재가 주전 2루수로 성장한 것도 큰 힘이 됐다. 신민재는 '빠른 발'이라는 뚜렷한 장점을 지녔지만 타격에서 명확한 단점을 드러내며 대주자로 더 자주 모습을 보이던 선수다.
그러나 시즌 중반부터 약점이던 타격에서 반전을 일으키기 시작했다. 신민재는 올 시즌 119경기에 출전, 타율 2할7푼5리로 준수한 활약을 보였다. 안타는 76개, 45득점, 출루율 3할3푼7리, OPS 6할4푼5리를 기록 중이다.
LG 트윈스 제공타격이 살아나자, 본래 장점이던 빠른 발도 신나게 움직였다. 만년 후보던 신민재가 시즌 도루 35개를 기록하며 LG의 작전 야구를 이끄는 선수로 거듭났다.
신민재의 맹활약에 더불어 박해민(24개), 홍창기(23개) 문성주(22개) 등 팀에서 4명이나 도루 20개 이상을 기록했다. 팀 도루 158개를 기록한 LG는 이 부문 역시 전체 구단 중 1위를 달린다.
LG 트윈스 오스틴 딘. 연합뉴스또 LG의 또 다른 약점이던 외국인 타자 고민을 말끔히 씻어내게 한 오스틴 딘의 등장이 고무적이다. 오스틴은 시즌 타율 3할1푼, 홈런 22개, 타점 92개를 뽑아내며 LG 공격 야구의 해결사 역할을 충실히 해냈다.
시즌 종료를 열흘 이상 앞두고 1위로 정규 시즌을 마무리한 LG의 눈은 한국시리즈로 향한다. KBO 리그가 단일 리그로 진행된 1989년 이후 시즌 1위 팀이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차지한 기록은 32번 중 27번. 84.4%의 우승 확률이다.
LG 트윈스 사령탑 염경엽 감독. 연합뉴스
사령탑 염경엽 감독은 첫 번째 목표인 페넌트레이스 우승에 대해 "너무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러면서도 "두 번째 목표인 한국시리즈가 남아 있다. 지금부터 휴식과 훈련 계획을 잘 짜고 준비 잘해서 마지막까지 우리가 웃을 수 있도록 준비 잘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주장 오지환 역시 "29년 만에 정규 리그 우승도 벅찬 순간이지만 이에 만족하지 않고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모습으로 모두가 염원하는 통합 우승을 이루도록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과연 LG가 통합 우승까지 달성해 29년의 비원을 제대로 풀어낼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