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우진(왼쪽)이 30일 항저우아시안게임 탁구 남자 단식 8강전에서 하리모토를 꺾은 뒤 주세혁 남자 대표팀 감독과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대한탁구협회
일본의 천재에 거둔 대역전승이었다. 한국 남자 탁구 간판 장우진(28)이 세계 랭킹 4위의 숙적을 꺾고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 동메달을 확보했다.
장우진은 30일 중국 항저우의 궁수 캐널 스포츠파크 체육관에서 열린 대회 탁구 남자 단식 8강전에서 일본의 하리모토 도모카즈(20)를 눌렀다. 3게임 먼저 내줬지만 내리 4게임을 따내는 무서운 뒷심으로 4 대 3(8-11, 10-12, 8-11, 11-9, 19-17, 11-4, 11-8) 대역전 드라마를 썼다.
최소 동메달을 확보했다. 이번 대회는 3, 4위 결정전이 없어 4강에 오르면 동메달을 일단 받게 된다.
장우진은 이번 대회 전 종목 메달을 걸게 됐다. 남자 단체전 은메달을 따낸 장우진은 전지희(미래에셋증권)와 나선 혼합 복식에서도 동메달을 수확했다. 임종훈(한국거래소)과 나선 남자 복식에도 4강에 올라 동메달을 확보한 상태다.
거짓말 같은 역전승이었다. 장우진은 경기 초반 하리모토의 전진 속공에 밀려 3게임을 잇따라 내줬다. 중국 출신 부모를 둔 하리모토는 15살 시절 최강자들만 모인 국제탁구연맹(ITTF) 그랜드 파이널스에서 우승한 천재답게 장우진을 밀어붙였다.
하리모토가 30일 항저우아시안게임 탁구 남자 단식 8강전에서 장우진과 대결하다 발목 부상을 당해 벤치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협회하지만 장우진은 한국 선수 최고 랭커(13위)답게 뚝심으로 버텼다. 4게임에서 하리모토의 대각 공격을 막아내며 특유의 포핸드 드라이브를 잇따라 꽂아 한 게임을 만회했다.
운도 따랐다. 5게임 치열한 듀스 접전 속에 상대가 발목 부상을 당한 것. 하리모토는 이후 투혼을 보였지만 정상적인 경기를 펼칠 수 없었고, 장우진이 5게임을 19 대 17로 따내며 분위기를 바꿨다. 결국 장우진은 하리모토를 꺾고 4강 진출을 확정했다.
장우진은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 이상수(삼성생명)에 이어 남자 단식 메달 계보를 이었다. 한국 남자 탁구의 마지막 아시안게임 단식 금메달리스트는 1998년 방콕 대회 당시 김택수 현 대한탁구협회 부회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