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형 200m 금메달리스트 황선우의 손을 잡고 들어주는 중국의 판잔러. 사진=황진환 기자 중국은 대표적인 수영 강국이다. 저변이 넓고 선수층도 두터워 세계 무대에서 경쟁할 수 있는 수준이다. 개최국으로 참가한 제19회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는 홈 어드밴티지를 등에 업고 수영 경영 종목에 걸린 첫 9개의 금메달을 싹쓸이 하는 등 압도적인 실력을 자랑했다.
(수영 경영 종목이 열린 둘째 날, 중국의 연속 금메달 행진에 제동을 건 선수는 다름 아닌 지유찬이다. 남자 자유형 50m에서 대회 신기록을 세우며 우승했다)
일본 수영도 강하다. 일본 경영 대표팀은 지난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서 중국과 같은 19개의 금메달을 땄고 총 메달 개수는 52개로 중국(50개)보다 더 많았다.
올림픽으로 비교하면 일본은 지금까지 아시아 국가 중 최다인 24개의 금메달을 땄고 중국은 16개로 뒤를 잇는다.
한국은 아시아 수영에서 3인자 혹은 변방이었다. 박태환이 전성기를 누렸을 때는 그의 주 종목에서만큼은 중국, 일본을 능가하는 성적을 거뒀고 김서영은 여자 수영의 자존심을 지켰지만 전반적인 선수층과 저변에서 큰 차이가 나는 중국, 일본을 따라잡는 건 어려웠다.
중국 항저우에서 기적같은 일이 벌어졌다.
항저우 아시안게임의 수영 경영 경기는 29일 오후 중국 항저우의 올림픽 스포츠센터 수영장에서 열린 여자 400m 혼계영 결승을 끝으로 모두 막을 내렸다.
중국이 금메달 28개(은21, 동9)로 수영 종합 1위를 차지했는데 놀라운 건 한국이 일본을 제치고 수영 종목의 2위를 차지했다는 것이다.
한국은 역대 단일 대회 최다인 금메달 6개(종전 2010년 광저우 대회 4개)를 수확했고 역대 단일 대회 최다 메달 신기록(은메달 6개 동메달 10개까지 총 22개, 종전 2006년 도하 대회 16개)도 수립했다.
일본 수영은 금메달 5개(은10, 동15)로 수영 순위에서 한국에 밀려 3위에 자리했다.
아시안게임 수영 경영 종목의 역사상 한국이 순위표에서 일본을 제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아시안게임 수영 3관왕에 등극한 김우민. 연합뉴스여자 계영 800m 동메달을 획득한 한다경, 박수진, 허연경, 김서영. 연합뉴스한국 수영 선수단에 첫 금메달을 선사한 지유찬. 연합뉴스이처럼 한국 수영은 중국 항저우에서 믿을 수 없는 성과를 냈다.
무려 10명의 선수가 개인 종목에서 시상대에 올랐다. 중국과 일본의 전유물과 같았던 단체전 종목에서는 무려 6개의 메달(금1, 은3, 동2)을 따냈다.
한국 수영의 에이스는 이번 대회에서만 메달 6개(금2, 은2, 동2)를 수확한 황선우다. 그러나 단체전은 한 두명의 선수만 잘해서는 성과를 내기 힘든 종목이다. 그래서 더 의미가 크다.
여러 종목에서 수많은 메달을 획득했지만 선수들은 메달 색깔보다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는 데 집중했다. 메달을 향한 의지를 드러낼 때도 있었지만 대부분 "내 기록을 뛰어넘고 싶다"는 말을 자주 했다.
자신의 기록을 아시아 정상권으로, 더 나아가 세계 무대에 근접한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싶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한국 수영은 황선우-이호준-김우민-양재훈 등이 오랫동안 공 들인 남자 계영 800m 단체전에서 아시아 기록을 갈아치웠고 황선우의 남자 자유형 200m를 포함해 대회 신기록 4개를 수립했다. 새로 나온 한국 기록은 셀 수도 없을만큼 많다.
한국 수영의 황금세대는 세계 무대라는 더 높은 목표를 향해 서로에게 의지하며 다 함께 나아가고 있다. 최종 성적도 우수했지만 무엇보다 보다 높은 곳을 바라보는 선수들의 마음가짐을 확인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한국 수영은 큰 수확을 거뒀다.
김서영은 지난 26일 혼성 혼계영 경기를 마치고 "지금은 세계 수영 무대에 대한 선수들 자체의 목표 의식이 굉장히 커졌다. 세계 대회에 맞춰서 열심히 도전하는 친구들이 있다 보니 그 선수들을 보면서 한 명 한 명 더 늘어나는 것 같다. 서로에게 시너지가 생기면서 좋은 결과로 나타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