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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보니 좋은데?"…다회용기 확산에 배달앱 적극 나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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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요약

이용자 "일회용품·환경호르몬 걱정 안해도 돼 좋아"
설거지·분리수거도 직접 진행할 필요 없어 편리해
"다회용기 꼭 써야 하나요?"…이용률 낮은 탓에 식당도 우왕좌왕
자주 이용하고 싶어도 못 쓴다…"서비스 지역·식당 확대됐으면"
아직 낮은 인지도…"배달앱 적극적으로 서비스 홍보해야"

황진환 기자황진환 기자
NOCUTBIZ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면서 배달문화는 일상으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편리함 이면에는 플라스틱 배출이라는 그림자가 짙다. 배달용기 대부분이 플라스틱으로 이뤄져 있어 자원낭비, 환경파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음식을 1회용 플라스틱 용기가 아닌 여러 번 사용할 수 있는 다회용기에 담아 배달하는 서비스는 일상에서 플라스틱 배출을 줄일 수 있는 현실적인 대안이다.

하지만 일회용품에 못지 않은 편리함에도 불구하고 낮은 인지도와 저조한 참여 업체 숫자는 다회용기 배달 서비스가 넘어야 할 허들이다. 시민-업체-지자체 등의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소비자 "일회용품 배출량 줄이고 환경호르몬 걱정 없어 만족"

현재 리턴잇에서는 10종의 다회용기와 배달가방을 제공하고 있다. 리턴잇 제공 현재 배달용 다회용기 공급 서비스 리턴잇에서는 10종의 다회용기와 배달가방을 제공하고 있다. 리턴잇 제공 
다회용기 배달 서비스를 직접 사용하거나 제공하는 소비자·사업주들은 대부분 서비스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일회용품 배출량을 줄일 수 있어 환경도 생각하고, 플라스틱으로 인해 발생하는 환경호르몬에 대한 걱정 역시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우연히 배달앱을 보다가 다회용기 배달 서비스를 접했다는 윤교명(24)씨는 "환경을 생각했을 때 (일회용품) 쓰레기가 덜 배출된다는 점이 좋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또한 윤씨는 "뜨거운 음식이 플라스틱 용기에 담겨올 때마다 환경호르몬이 신경쓰였는데, 스테인리스 용기에 담겨 오니 마음이 놓인다"고 전했다.
 
얼마 전 지인의 소개로 다회용기 배달 서비스를 이용했다는 직장인 강하늘(23)씨도 "확실히 플라스틱 용기 같은 쓰레기가 적게 배출된다는 것을 체감할 수 있었다"며 "플라스틱으로 인한 환경호르몬 같은 문제에 대해 안전하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강남구에서 샐러드 가게를 운영하며 1년 넘게 다회용기 배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황재희(37)씨 역시 "가게를 운영할수록 불필요한 용기가 많이 나오는 게 항상 마음에 걸렸다"며 "다회용기 배달 서비스를 통해 일회용품 배출도 줄이고, 환경호르몬 걱정 없이 손님들에게 음식을 안전하게 제공할 수 있어 만족스럽다"고 밝혔다.
 
설거지나 분리수거를 소비자가 직접 진행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 역시 소비자들의 호평을 이끌어냈다.
 
최근 학교 근처에서 다회용기 배달 서비스를 운영한다는 소식을 듣고 이용해봤다는 대학생 이시현(21)씨는 "분리수거를 위해 플라스틱 등을 따로 설거지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해결돼 좋다"고 말했다.
 
윤씨도 "자취생 입장에서는 분리수거를 위한 쓰레기 처리가 정말 번거로운데, 다회용기 서비스를 이용하면 이런 처리 과정을 생략할 수 있어 간편하다"며 서비스의 편리성을 강조했다.

직접 써 본 다회용기…편리했지만 결국엔 이용률 높여야

배달가방의 QR코드를 통해 다회용기 반납 신청을 진행하면 가방은 자동 수거된다. 박영규 인턴기자배달가방의 QR코드를 통해 다회용기 반납 신청을 진행하면 가방은 자동 수거된다. 박영규 인턴기자
기자가 직접 이용해 본 다회용기 배달 서비스 역시 전반적으로 경제성과 편리함이 눈에 띄었다. 주문에 앞서 배달앱을 통해 확인한 지역 내 다회용기 배달 서비스 식당은 약 80여곳. 생각보다 다양한 메뉴를 주문할 수 있었다.
 
고민 끝에 주문한 치킨은 배달용 다회용기 공급 서비스 '리턴잇'에서 제공하는 스테인리스 재질의 다회용기와 배달가방에 담겨 안전하게 도착했다. 지금까지 주문했던 배달음식과 비교해 일회용품 비율이 확연히 낮았다.
 
식사 후 잔반처리도 따로 할 필요 없이 그대로 가방에 넣으면 돼 편리했다. 배달가방의 QR코드를 통해 반납신청하는 과정 역시 어렵지 않았을 뿐더러 별도의 추가 비용도 없었다.
 
그러나 서비스가 극복해야 할 문제점도 분명 있었다. 치킨과 함께 주문한 밥은 일회용품 용기에 담겨 배달돼 완벽한 일회용품 '제로' 배달은 아니었다. 밥을 담을 만한 적당한 다회용기가 없어 어쩔 수 없었다는 것이 식당의 설명이다.
 
또한 주문 후 확인 차 식당에 직접 다회용기 사용 의사를 전하니 "오랜만의 다회용기 서비스 주문이라 다회용기를 찾아봐야 한다"며 다회용기 사용 여부를 기자에게 재차 확인하기도 했다. 서비스 이용자가 적어 식당이 다회용기 배달 서비스에 익숙치 않은 탓에 생긴 일이었다.

살고 있는 지역에서는 이용 불가능…서비스 홍보 확대돼야


적극적으로 이용하고 싶어도 다회용기 배달 서비스 가능 지역이 서울·경기 일부 지역에만 한정돼 있어 서비스 이용이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울시는 지난해 8월 강남구를 시작으로 서초‧관악‧광진·서대문구를 거쳐 올해 6월 동작·송파·성동‧용산·마포구까지 서비스 가능 지역을 총 10개구로 넓혔다.
 
강씨는 "다회용기 배달 서비스가 만족스러웠기 때문에 다음 배달 주문시에도 사용하고 싶지만, 현재 살고 있는 곳에서는 다회용기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다"며 "서비스 가능 지역의 확대를 바란다"고 밝혔다.
 
다회용기 배달 서비스를 제공하는 식당 자체가 많아져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윤씨는 "서비스가 가능한 지역구에 살고 있음에도 다회용기 배달 서비스를 제공하는 가게가 매우 한정적이라 자주 이용할 수 없다"며 "지역구 내에서도 서비스를 시행하는 가게가 늘어날 수 있게 지원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울시 자원순환과는 "현재 주문량이 많고, 용기를 세척할 수 있는 시설이 갖춰진 자치구 위주로 진행하고 있다"며 "오는 2026년까지 서울시 25개 전 자치구로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기도는 현재 김포·시흥·안산·안성·용인·화성시 등 6개시에서만 다회용기 배달 서비스 이용이 가능하지만 앞으로는 수원시에서도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리턴잇 관계자는 CBS와의 통화에서 "22일 수원시와 다회용기 배달 서비스 업무협약을 맺었다"고 밝히며 앞으로도 다회용기 배달 서비스 지역 확대를 위해 힘쓰겠다는 뜻을 전했다.
 
한편 다회용기 배달 서비스 이용자들의 공통된 의견 중 하나는 서비스의 좋은 취지에도 불구하고 아직 인지도가 낮은 만큼 이에 대한 개선 방안이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환경단체 녹색연합은 "소비자에게 충분히 다회용기 배달 서비스에 대한 정보가 제공되지 못한 한계가 크다"며 배달앱이 보다 적극적으로 서비스에 대해 홍보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실제로 서울에서 다회용기 배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배달앱(배달의민족, 요기요, 쿠팡이츠, 땡겨요) 중 가장 큰 시장점유율을 차지하는 배달의민족은 검색창에 '다회용기'를 입력해야만 서비스 이용이 가능해 앱 내 서비스 접근성에 대한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녹색연합 관계자는 "서비스 확대에 필요한 재정 지원과 홍보도 정부와 지자체의 역할이지만, 결국 배달 서비스를 이용하러 온 소비자들과의 접점은 배달앱이 제일 가깝다"며 배달앱의 역할을 강조했다.

(※ 이 기사는 25일자로 노컷비즈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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