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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현직 교사 '리얼' 학교 이야기 '선생님, 죽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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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해 제공 창해 제공 
"새내기 교사들의 죽음을 접한 뒤, 나는 밀려드는 죄책감으로 잠들지 못했다. 우리 선배 교사들이 먼저 나서서 좋은 교육환경을 만들었다면 후배 교사들을 그렇게 허무하게 보내지는 않았을 것이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최근 서울 서이초등학교 교사의 죽음이 불러온 교단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서이초 교사 49재를 이틀 앞둔 지난 2일 토요일, 전국 교사 50만명 중 30만명이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 모였다. 징계 검토를 운운하던 정부와 교육당국, 정치권은 깜짝 놀랐고 일부 보수 언론들은 노동계 집회와 달리 이 질서정연한 집회를 보라며 진화에 나섰지만, 교단에 선 교사들이 원하는 목소리를 비껴가는 것에 불과했다.

이른바 '꿈의 직업을 가진 존경 받는 교육자이자 지적인 모범시민'이라는 편협한 시선은 입시에 내몰려 학원산업의 교육 서비스직 종사와 다를 바 없는 대상으로 옮겨가고 있다.

책 '선생님, 죽지 마세요'는 20년 넘게 현직 교사로 있는 저자의 자전적 고백이자, 교단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야기를 사실적으로 담아낸 현장 르포다.

저자는 학교라는 울타리 밖에서 보여지는 편견과 실제 그 안에서 일어나는 일들 사이에 적지 않은 괴리가 있음을 지적한다. 학교 업무분장에서 복잡하고 다양한 행정업무를 떠안아야 하는 교사들에게 공정한 업무 분배를 기대하기 어렵고, 교육청과 학교 시스템의 불완정성이 교사들 사이에 불공정한 편익과 불편을 발생시킨다고 꼬집는다.

무능력하지만 운 좋게 승진해 학교 업무는 제대로 모르면서 트집 잡는 바쁜 교장·교감, 시기와 질투로 사소한 일에도 다른 교사를 깎아내리며 아부와 이간질하기 바쁜 동료 교사, 특정한 부서의 밀린 업무를 대신 떠맡거나 뒤치닥거리까지 해야 하는 현실, 학생과 학부모의 온갖 부당한 민원과 이를 들어주지 않는다며 모욕과 협박을 일삼는 일들까지 벌어지는 게 학교라고 저자는 말한다.

그는 외국 사립학교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경찰과 정신과 의사의 학교 상주 시스템을 부러워하기도 한다.

학교폭력 사건 처리를 교사에게 떠넘기는 것 자체가 공정한 조사와 판단에 있어 학교 안팎의 다양한 압력과 불공정 시비를 불러일으킨다고 말한다. 정도는 다르지만 하루도 빠짐없이 일어나는 학교폭력 사건을 학교 전담 경찰이 학교에 상주하며 해결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한 초등학교 교실 모습. 박종민 기자한 초등학교 교실 모습. 박종민 기자문제가 있는 학생 가운데는 정신과 치료가 시급한 학생이 많다며, 이 아이들에게는 교육이 아니라 치료가 필요하다고도 말한다. 이마저도 교육이라는 학교 울타리에 포함시킴으로써 교사는 교육의 질적 가치를 유지하는 것 외에 각종 행정업무와 학생 심리·정신건강, 상담, 민원 등에 휩쓸리다 자신의 한계에 부딪히는 일이 부지기수라고 토로한다.

책은 다양한 학생들의 사연은 물론 학부모 상담이나 민원에서 경험한, 마치 학원물 드라마에서 극적 연출을 위해 과장되게 표현됐을 법한 일들이 실제 벌어지는 사례들도 가감 없이 담았다. 학교의 책임자인 교장과 교감, 올라가서는 교육청과 교육당국, 정치권과 정부 정책의 한계와 현실 학교와의 괴리에 대한 고민점, 그리고 문제 해결의 단초를 던져준다.    

최문정 지음 | 창해 | 24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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