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절한 피해자를 내버려둔 채 선배 조직원에게 '깍두기 인사'를 하는 조직원들. 부산지검 제공부산 도심에서 집단난투극을 벌인 폭력조직 칠성파와 신20세기파 조직원들이 무더기 기소됐다.
부산지검 강력범죄수사부(박성민 부장검사)는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단체 등의 구성·활동) 혐의로 칠성파·신20세기파 조직원 5명을 구속, 7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19일 밝혔다.
구속된 이들은 칠성파 2명과 신20세기파 3명이며, 달아난 칠성파 조직원 1명은 검찰이 추적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 2021년 10월 17일 부산 서면에서 상대방 조직과 시비가 붙자 단체의 위력을 보이며 집단으로 난투극을 벌이는 등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두 조직은 부산을 거점으로 하는 폭력조직으로 1980년대부터 현재까지 주도권을 잡기 위해 지속해서 충돌해왔다.
칠성파는 1970년대부터 유흥업소 등을 수입기반으로 부산지역 조직폭력계 주도권을 잡고, 이를 이용해 각종 이권에 개입해왔으며 조직원은 200여명에 이른다. 신20세기파는 1980년대부터 오락실을 수입기반으로 발전해 '반칠성파' 연합을 구축했으며, 조직원은 100여명 규모다.
두 조직 사이에는 1993년 칠성파 간부 조직원이 후배를 동원해 신20세기파 간부를 살해해 영화 '친구'의 배경이 된 살인 사건을 비롯해 서로 조직원을 흉기로 찌르는 보복범행 등 충돌이 끊이지 않고 있다.
부산 도심에서 선배 조직원에게 '깍두기 인사'를 하는 조직원들. 부산지검 제공이에 검찰은 이번 집단난투극을 부산 최대 번화가에서 시민들의 안전과 평온한 일상을 위협하는 중대 조직폭력 사건으로 판단했다.
추가 증거를 확보하는 등 전면적인 직접수사를 벌인 결과, 검찰은 단순 폭행이 아닌 부산지역 양대 폭력조직이 위세를 과시하는 과정에서 일어난 조직적·집단적 범죄단체 활동임을 밝혀냈다.
조직원들은 서면 한복판에서 조직의 위세를 과시하며 허리를 90도로 굽히는 일명 '깍두기 인사'를 하거나 버젓이 상대 조직원을 집단 구타했다.
재판에 넘겨진 조직원 가운데 4명은 특수상해죄 등으로 유죄 판결을 받았으나, 범죄단체활동 혐의가 적용돼 추가 기소됐다.
범죄단체활동죄는 법정형이 2년 이상 유기징역으로 처벌 수위가 상대적으로 높다.
부산지검 관계자는 "부산은 검찰이 전국에서 관리하는 조직폭력배 가운데 15%가 집중돼 있다"며 "시민 안전과 일상을 위협하는 조직폭력 범죄를 끝까지 파헤치고 배후 세력까지 발본색원해 조직을 해체하는 등 엄정 대처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