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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0년전 고대국가 '가야'…세계 인류사 특별한 가치 인정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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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경북·전북에 걸친 가야고분군 '세계문화유산' 등재
우리나라 16번째이자 경남 4번째 세계유산, 10년 만에 결실
인류에게 공통으로 중요한 세계유산의 가치 인정
가야고분군 활용 '가야역사문화권' 기반 조성해 남해안 관광벨트 연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린 제45차 세계유산위원회. 경남도청 제공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린 제45차 세계유산위원회. 경남도청 제공
1500년 전 고대 국가인 '가야'가 인류가 공동으로 보존해야 할 가치로 인정받았다. 그동안 삼국(고구려·백제·신라) 위주의 고대사 연구에서 소외된 경남의 뿌리인 가야가 세계문화유산으로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경상남도는 17일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열린 '제45차 세계유산위원회'에서 가야고분군이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고 밝혔다.

세계유산위원회에는 가야고분군 세계유산등재추진위원회 위원장인 박완수 경남지사와 도내 고분군이 있는 홍태용 김해시장, 조근제 함안군수, 성낙인 창녕군수, 이상근 고성군수, 이선기 합천부군수 등이 참석했다.

경남도가 2013년 6월 문화재청에 김해 대성동고분군과 함안 말이산고분군을 처음으로 세계유산 추진을 위한 잠정목록 등재를 신청한 지 10년 만에 이뤄낸 결실이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린 제45차 세계유산위원회에서 가야고분군이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경남도청 제공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린 제45차 세계유산위원회에서 가야고분군이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경남도청 제공
이후 같은 해 경북 고령을 시작으로 2017년 경남 합천·고성·창녕, 전북 남원을 추가시켜 3개 도, 7개 시군에 걸친 7개 고분군으로 등재 신청 대상을 확대했다.

그리고 2021년 1월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에 등재 신청서를 제출한 이후 1년 반 동안 유네스코 자문 심사 기구인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이코모스)의 심사를 받아 왔다. 이모코스는 지난 5월 세계문화유산 '등재 권고'를 결정했다.

세계유산으로 등재될 가야고분군은 경남의 김해 대성동고분군, 함안 말이산고분군, 창녕 교동·송현동고분군, 고성 송학동고분군, 합천 옥전고분군을 비롯해 경북 고령 지산동고분군, 전북 남원 유곡리·두락리고분군 등 7개다.

우리나라의 16번째 세계유산이며, 경남에서는 해인사 장경판전(1995년), 통도사(2018년), 남계서원(2019년)에 이어, 4번째 세계유산이 된다.

7개 고분군 모두 각 가야의 중심지에 위치하며 지배층의 무덤이 오랜 기간 지속적으로 조성된 곳이다. 고분군의 입지·묘제·부장품 등을 통해 각 지역을 기반으로 성장한 여러 세력이 독자적 권한을 행사하면서도 비교적 동등한 수평적 지위로 결속했던 가야연맹의 정치체계를 잘 보여주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린 제45차 세계유산위원회에서 가야고분군이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경남도청 제공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린 제45차 세계유산위원회에서 가야고분군이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경남도청 제공
동북아시아 문화권의 여러 국가가 고대국가로 발전하는 단계를 엿볼 수 있는 유산이라는 점을 인정받게 된 것으로, 소멸된 가야문명의 존재를 보여주는 실증적 증거이자 중국·한국·일본을 포함한 동북아시아 문화권의 역사발전 단계의 사례로 인류사에 특별한 가치를 지닌 것이 입증됐다.

세계유산 평가 기준 중 '현존하거나 사라진 문화적 전통이나 문명의 유일한 또는 적어도 독보적인 증거'를 충족해 현재와 미래 세대의 전 인류에게 공통으로 중요한 세계유산의 가치(Outstanding Universal Value)를 인정받게 됐다.

경남도는 세계유산 가야고분군을 온전히 보전하는 동시에 고분군과 유물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가야역사문화권 인프라를 조성해 전 세계적으로 가야 역사의 가치를 제대로 알리고 세계인이 방문할 수 있도록 추진할 계획이다.
 
이제 가야고분군은 '세계유산의 보존·관리 및 활용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보존·관리·활용을 위한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게 된다.

도는 가야유산과 연계한 역사문화관광 거점지역을 조성해 가야고분군 일원을 경남 대표 문화유산으로 활성화해 남해안 관광벨트와 연계한다는 방침이다.

함안은 총사업비 100억 원을 투입해 내년부터 2026년까지 말이산고분군 일원을 정비해 아라가야의 역사문화를 향유하는 공간과 문화 경관을 조성하고, 김해와 고성도 가야역사문화권 정비를 위해 사업 공모를 추진하는 등 가야고분군이 체계적으로 정비되면 가야의 특성을 다채롭게 선보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박완수 경남지사는 "가야고분군이 세계유산으로 등재되어 전 세계적으로 가야 문명의 가치를 인정받게 됐다"며 "앞으로 정부와 긴밀히 협력해 가야고분군이 세계유산으로서의 가치를 잘 보존하고 관리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고성 송학동 고분군. 경남도청 제공고성 송학동 고분군. 경남도청 제공

경남의 가야고분군


△ 김해 대성동고분군

김해 대성동에 위치한 대성동고분군은 1~5세기 가야연맹을 구성했던 금관가야의 대표적인 고분군이다. 가야 정치체가 공유한 고분의 여러 가지 속성의 이른 시기의 유형을 잘 보여주고 있으며, 중국, 일본에서 수입된 교역품을 통해 금관가야가 동북아시아 교역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 함안 말이산고분군

함안 가야읍 도항리·말산리에 위치한 말이산고분군은 1~6세기 가야연맹을 구성했던 아라가야를 대표하는 고분군으로 신청유산 중 가장 오랜 기간 조성됐다. 고분군은 남북으로 약 2㎞ 정도 이어진 구릉에 조성되어 있으며, 거대한 봉토분이 군집돼 고분군이 기념비적인 경관으로 형성된 과정을 보여준다.
 
함안 말이산 고분군. 경남도청 제공함안 말이산 고분군. 경남도청 제공
△ 창녕 교동과 송현동고분군

창녕 창녕읍 교리와 송현리에 걸쳐 위치해 있는 창녕 교동과 송현동고분군은 5~6세기 가야연맹을 구성했던 비화가야를 대표하는 고분군이다. 묘제와 부장품을 통해 신라와 자율적으로 교섭했던 가야 정치체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으며, 구릉지에 조성된 크고 작은 고분의 배치는 지배층의 계층 분화를 나타낸다.
 
△ 고성 송학동고분군

고성 고성읍 송학리에 위치하는 송학동고분군은 5~6세기 가야연맹을 구성했던 소가야를 대표하는 고분군이다. 해안가의 고성분지에 조성되어 있는 고분군은 당시 소가야의 중심지였음을 알려주며 소가야가 가야 각국을 포함해 백제, 일본 등 여러 정치체와 자유로운 해상 교역을 통해 성장한 세력이였음을 의미한다.
 
합천 옥전 고분군. 경남도청 제공 합천 옥전 고분군. 경남도청 제공 
△ 합천 옥전고분군

합천 쌍책면 성산리에 위치하는 옥전고분군은 4~6세기 쌍책지역 일대의 가야 정치체를 대표하는 고분군이다. 용과 봉황으로 장식된 대도와 철제무기류, 금은 장신구 등이 출토되어 가야 금속공예 기술의 정수를 보여주고 있으며, 유리잔 등 교역품은 가야의 다른 정치체, 주변국과 활발히 교류했던 모습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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