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북아프리카 모로코 강진으로 사망자가 2천명을 넘어서면서 국제사회가 구호의 손길을 적극적으로 내밀고 있지만 정작 모로코 당국은 이에 소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10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와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국제사회가 잇따라 모로코에 구조 지원 의사를 표시했지만 모로코 정부의 최종 승인을 받지 못해 실제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다.
현재까지 모로코가 공식적으로 지원을 받은 나라는 스페인과 영국, 카타르, 아랍에미리트(UAE) 등 4개국 뿐이다.
스페인은 모로코 정부의 요청에 가장 먼저 긴급구조대(UME) 56명과 구조견 4마리를 파견했다. 튀니지는 구조대원 50여명과 열 감지 장치를 보냈으며 카타르는 80여명의 인력과 구조견 5마리를 파견했다.
이밖에 프랑스와 미국, 이스라엘, 튀르키예 등 여러 국가들이 "모로코를 도울 준비가 돼 있으며 공식 지원 요청을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 국가들은 모로코가 승인만 하면 즉각 구호 물자와 인력을 투입하겠다는 입장이다.
모로코 국왕인 무함마드 6세는 국영방송을 통해 이들 국가의 지원 의사에 감사를 전하면서도 "상황에 따라 판단하겠다"며 유보적인 모습을 보였다.
지진 피해 현장에서는 주민들이 맨손으로 잔해를 뒤지는 등 생존자 구조에 사투를 벌이고 있지만 정작 모로코 당국은 국제사회 지원 요청에 소극적인 것이다.
모로코 당국이 이번 재난을 스스로 헤쳐 나갈 역량이 있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 해외 지원을 받는 데 소극적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NYT는 "일부 모로코인들은 정부의 대응에 체념한 상태"라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프랑스 인도주의 단체인 '국경없는의사회'는 "모로코 정부가 구조대를 완전히 차단하고 있다"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