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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선생 치워라'는 말도…" 유족이 전한 숨진 교사의 지난 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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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진 A 교사가 재직 중이던 한 초등학교에 근조 화환이 놓여있다. 무릎을 꿇은 채 슬퍼하는 동료교사의 모습. 독자 제공숨진 A 교사가 재직 중이던 한 초등학교에 근조 화환이 놓여있다. 무릎을 꿇은 채 슬퍼하는 동료교사의 모습. 독자 제공
대전에서 초등학교 교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유족은 숨진 교사가 학부모 민원과 아동학대 신고로 힘겨워한 지난 4년을 털어놓으며,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정확히 알고 싶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CBS 노컷뉴스 23. 9. 8 대전 초등교사 극단적 선택…"악성 민원 등에 시달려"(종합) 등)
 
40대 A 교사는 지난 2019년 학부모로부터 아동학대 신고를 당했다. 해당 학부모는 이미 학교로도 찾아오고, A 교사와도 갈등이 이어지던 상황이었다. 1학년 담임을 맡은 A 교사는 4명의 학생 지도에 어려움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학교와 가정에서 병행해 지도하기 위해 학부모에게 지도 연락을 하면 왜 우리 아이를 이상한 사람 취급을 하느냐는 식으로 이야기를 하고 그런 것들이 쌓이면서 학교에 찾아와서 항의를 하거나 민원을 제기해 많이 힘들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유족에 따르면, 껌을 씹지 말라고 말한 교사에게 아이는 '껌 안 씹는데요, 지우개 씹는데요'라고 답하고 아이에게 전해들은 학부모는 '껌을 씹지도 않았는데 다른 학생들 앞에서 껌을 씹었다고 모욕을 줬다'며 따졌다.
 
또 급식실 바닥에 드러누운 아이를 일으켜 세운 것을 전교생이 보는 앞에서 했다고 정서적 학대로 제기했다는 게 유족의 주장이다.
 
아동학대에 대해 무혐의를 받기까지 1년이 넘는 시간이 걸렸다. A 교사에게는 불안하고, 괴로운 시간이었다. 유족은 "그사이 결정이 안 되고 정리가 안 되고 있으니까 계속 불안해하고 병원도 다니고 했다"고 말했다.
 
아동학대 혐의로 인해 담임에서도 배제됐다. 유족은 "담임에서 배제돼 체육이나 영어를 별도로 가르치는 '전담'으로 배정이 됐다"고 말했다.
 
아이와도 분리가 됐지만 민원은 이어졌다.
 
"전담 교무실과 4명의 아이 중 1명의 교실이 같은 층에 있었는지 '왜 우리 애하고 같은 복도에 그 선생을 집어넣어놨냐 당장 딴 데로 옮겨라'는 민원이 들어왔다고 들었습니다."
 
유족은 또 "어제 빈소를 찾은 교사에게서 들었는데, 코로나 시기 방역 담당 정문 앞에서 마스크 지도를 하고 있는데 '왜 우리 애가 무서워서 학교도 못 가게 거기다 세워놨느냐, 당장 치워라'로 했다고 한다. '그 선생 당장 치워라' 이렇게… 그 말을 듣고는 너무 분노가 쌓였다"고 말했다.
 
숨진 A씨가 재직한 초등학교 앞에 놓인 근조 화환들. 김화영 기자숨진 A씨가 재직한 초등학교 앞에 놓인 근조 화환들. 김화영 기자
또 A 교사가 체육 전담을 하고 있을 때 4명 중 1명의 누나가 저점을 받은 적이 있는데, '우리 애 누나라고 복수를 하는 거냐'고 민원이 들어와 조사 결과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오기도 했다고 한다.
 
그런 A 교사는 올 들어 학교를 옮기면서 예전의 생활을 되찾는 듯했다. 기대감도 있었고, 즐겁게 하는 듯하다고 했다. 하지만 서울 서이초 교사가 숨진 뒤 "또 옛날의 그 트라우마가 계속 떠오른다. 계속 생각이 난다. 힘들다"고 호소했다. A 교사는 서울 집회에 거의 매주 참여했다고 한다. 집에 있을 때는 유튜브 등에서 자신과 유사했던 사례들을 보며 울기도 했다고 한다.
 
새로운 학교에서 다시 꾸기 시작한 A 교사의 꿈은 지난 5일 꺾였고 A 교사는 이틀 만에 끝내 숨을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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