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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문 홀쭉, 정부 예산 싹뚝…팍팍해지는 청년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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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기저효과 끝, 올 채용공고 4.3% 감소…대규모 채용도 줄어
정부는 청년내일채움공제 내년 폐지…지원액 줄인 신사업 추진

면접 보는 취업준비생들. 연합뉴스면접 보는 취업준비생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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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적 이유로 많은 것을 포기하는 'N포세대'의 삶이 갈수록 고착화하는 환경이 만들어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AI(인공지능)를 비롯한 첨단 기술이 대기업에 속속 적용되면서 일자리는 갈수록 줄어드는 와중에 정부마저 청년 직접 지원 예산을 크게 삭감했기 때문이다.

경기 침체기를 맞아 민간부문뿐 아니라 공적 영역에서도 동시에 허리띠를 졸라 매면서 청년들은 더 팍팍한 삶으로 내몰리고 있다.

올해 다시 꺽인 취업시장…"대규모 신규채용은 옛말"


4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코로나19 기저효과로 반짝 증가하던 취업공고의 숫자는 올해 다시 하락세로 반전했다.

취업포털 사람인이 채용 공고 수를 집계한 '2020~2023 상반기 공고 증감률 조사'에 따르면 채용 공고는 2021년에 전년 대비 44.7%, 2022년에는 13.8% 증가했다. 그러나 올해에는 지난해보다 4.3% 하락했다.

또 다른 취업포털인 인크루트가 지난 7월 11~25일까지 국내 기업 727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올해 하반기 채용계획을 확정 지은 국내 대기업은 78.8%이다. 이는 작년 대비 1.6%p 하락한 수치다.

채용인원도 줄어들어 세 자릿수 채용을 계획한 대기업은 아예 없었다. 두 자릿수 채용이 70%, 한 자릿수 채용이 30%로 나타났다. 특히 일부 IT대기업을 중심으로 감원을 진행하고 있어 신규채용은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한 IT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는 지금 내부 인력을 줄이고 있고, 공식적인 신규채용을 스톱한 상태"라면서 "네이버 등도 사장은 마찬가지"라고 전했다.

대기업들이 청년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공개 채용을 줄이고, 경력직 수시채용 방식을 선호하면서 청년들의 취업문은 더 좁아지고 있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예전처럼 대규모의 신입 공채는 점점 줄고 있다"고 전했다.

대기업 취업준비생 조모씨(27)는 "대기업 채용 공고가 2년 전, 1년 전보다 덜 뜨는 것이 실감이 된다"며 "회사에 따라서 어떤 직무는 아예 안 뽑는 것도 봤다"고 전했다.

금융권 취업준비생 박모씨(28)도 "윤석열 정부에서 공기업 구조조정을 한 이후로 사기업 취업 경쟁이 더 심해진 것 같다"며 "자신이 없어지고 미래가 막막하다"고 토로했다.

중기취업 목돈 지원 내년에 폐지…청년 직접지원 크게 줄어

정부는 반응이 좋았던 청년내일채움공제의 신규 가입을 중단하고 청년도약계좌 등을 신설했다. 하지만 정부 청년 직접 지원 금액은 크게 깎였다는 지적이 나온다.정부는 반응이 좋았던 청년내일채움공제의 신규 가입을 중단하고 청년도약계좌 등을 신설했다. 하지만 정부 청년 직접 지원 금액은 크게 깎였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는 내년부터 청년내일채움공제를 폐지하기로 하고 관련 예산을 대폭 줄였다. 내년 예산에는 약 2000억원이 반영됐는데 이는 기존 가입자에 대한 지원금일 뿐 신규 가입자를 위한 예산은 한 푼도 잡지 않았다.

청년내일채움공제는 청년들에게 '종잣돈' 마련을위한 기회를 주고, 대기업과 월급 차이가 큰 중소기업에 오래 다닐 수 있게 하려고 만든 제도다.

이를 위해 중기에 취업한 청년이 2년간 400만 원을 적립하면 회사와 정부에서 각각 같은 액수(400만원)를 보태 총 1200만원을 모을 수 있게 된다. 중소기업 규모에 따라 정부 지원액을 늘려 기업 참여도를 높여 상당히 자리를 잡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지난 2021년 실시한 조사결과, 고용관련 정부지원 제도 중 청년내일채움공제를 이용했다는 중기는 82.3%(복수 응답)로 압도적으로 많다.

박근혜 정부 때인 2016년 1만명 규모의 시범사업으로 시작한 후 문재인 정부에서 꾸준히 확대해 2020년에는 신규지원 인력이 13만2000명으로 늘어났다.

지난해 8월 기준 누적 가입인원은 56만명을 넘어섰고, 13만명이 넘은 청년들이 만기금을 찾아갔다.

정부는 "청년내일채움공제사업은 그간의 청년층 노동시장 진입상황, 청년층의 이직에 대한 인식변화, 취업지원서비스에 대한 청년층 선호 변화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예산 규모와 추진방향을 결정한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정부가 예산 절감을 이유로 청년 지원을 축소한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이름이 다를 뿐 지원 금액을 대폭 줄인 비슷한 제도를 도입하면서다.

정부가 새로 도입한 빈일자리 취업 청년지원금은 제조.건설 회사를 중심으로 3월과 6개월 근속 때 각각 100만원씩 200만원을 지급하는 사업이다. 또 윤석열 대통령의 공약이기도 했던 청년도약계좌는 5년 만기까지 월 70만원을 적립하면 정부가 월 2만4000원을 지원한다.

이 둘을 합쳐도 청년내일채움공제사업을 통한 지원액에 훨씬 못 미친다. 예산을 보더라도 청년내일채움공제사업은 대폭 축소되기 직전인 2021년 8754억원이 책정됐다. 그러나 빈일자리 취업 청년지원금과 청년도약계좌의 내년 예산은 각각 483억원과 5000억원이다.

전국청년정책네트워크 이주형 대표는 "정부의 청년정책 기조가 말은 누구나 참여할 수 있도록 보편적 청년을 대상으로 한다고 하지만, 실제로 열악한 청년을 위한 주거 등 각종 예산은 쪼그라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 이 기사는 5일자로 노컷비즈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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