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민 기자정부가 국토교통부 원희룡 장관의 '전면 백지화' 선언 파동으로 중단된 서울-양평고속도로 사업을 재개할 계획인 것으로 확인됐다.
29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된 정부의 '2024년 예산안'에 서울-양평고속도로 사업 관련 예산이 반영된 것이다.
기획재정부는 "서울-양평고속도로는 국토부가 타당성조사를 진행 중으로, 조사가 마무리되면 정상적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잔여 설계비 123억 원이 반영돼 있다"고 밝혔다.
올해 서울-양평고속도로 설계비는 25억 원 정도였는데, 그 다섯 배 수준이 내년 예산안에 잔여 설계비로 배정됐다.
현재 서울-양평고속도로 사업은 국토부 타당성조사 후반부인 전략환경평가를 마친 뒤 주민설명회를 앞두고 중단된 상태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윤창원 기자
앞서 원희룡 장관은 서울-양평고속도로 노선 변경과 관련해 더불어민주당이 대통령 처가 특혜 의혹을 제기하자 지난달 6일 사업 전면 백지화를 선언했다.
대통령 처가 특혜 의혹이 제기됐다고 지역 숙원 사업이자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한 총사업비 1조 8천억 원 규모 국책사업을 엎어 버린 원희룡 장관의 독단적 처사에 비난이 쇄도했다.
이후 원 장관은 조금씩 태도를 바꿨고, 지난달 30일에는 여야가 '노선검증위원회'를 꾸려 노선을 정한 뒤 서울-양평고속도로 사업을 재개하자는 입장을 나타냈다.
원 장관은 지난 28일 국토부 출입기자 간담회에서는 "정쟁에서 분리된다면 당장 오늘부터라도 정상 추진 한다는 것이 국토부의 일관된 입장"이라며 사업 재개에 더욱 적극성을 보였다.
그러나 민주당은 서울-양평고속도로 대통령 처가 특혜 의혹 국정조사를 밀어붙이고 있어 사업 재개에 변수가 될 전망이다.
연합뉴스 한편, '잼버리 사태'로 역풍을 맞은 새만금 국제공항 건설 사업 관련 예산도 일단 내년 예산안에 반영됐다.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가 최악의 파행을 빚은 만큼 전라북도가 잼버리 개최를 명분으로 확보한 새만금 국제공항 등 SOC 사업을 반납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기재부는 "턴키 입찰 공고가 진행 중인 새만금 국제공항 설계가 내년 말까지 완료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잔여 설계비 66억 원을 내년 예산에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국토부는 그러나 29일 "잼버리 행사 이후 문제 제기가 있는 만큼 오늘부터 공항 등 새만금 SOC 사업의 필요성과 타당성 등을 확인하기 위한 자체 점검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국토부는 국토도시실장을 팀장으로 하는 별도 '새만금 SOC 사업 점검 TF'를 구성하고 외부 전문기관 연구용역 및 관계 전문가 협의 등을 통해 적정성 여부를 확인할 예정이다.
국토부는 "새만금 인프라 환경 개선을 명분으로 각 개별법에 따라 추진해 온 공항과 철도, 도로 등 사업 전반을 객관적으로 점검해 관련 사업에 대한 국민적 의혹을 해소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