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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다, 미국서 파산보호…中 부동산업계 도미노 디폴트 위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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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요약

헝다 미국 법원에 파산보호 신청…해외부채 26조원 정리 수순
비구이위안으로 이어진 위기…국영기업도 손실 커지며 '휘청'
부동산에 투자한 4천조원 규모 '그림자 금융'으로 위기 전이

연합뉴스연합뉴스
중국 대형 부동산개발업체 가운데 처음으로 디폴트(채무불이행)에 빠진 헝다가 미국 현지에서 파산보호를 신청하면서 중국 부동산 시장에 또 한번 충격을 줬다.

비구이위안을 비롯한 중국 부동산 업계의 도미노 디폴트 조짐이 감지되고 있는 시점에 나온 헝다의 파산 소식에 중국 부동산 시장의 붕괴 우려가 더 커지고 있다.

부동산 위기 진앙지 헝다, 해외 부채 정리 나서

헝다는 지난 1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 파산법원에 파산보호법 15조(챕터 15)에 따른 파산보호 신청을 했다. 헝다의 계열사인 텐허 홀딩스 역시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챕터 15는 구조조정이 진행 중인 비(非)미국 기업에 대해 소송을 제기하거나 자산을 묶어두려는 채권자로부터 해당 기업을 보호하는 법이다.

헝다의 총 부채는 3,300억 달러(약 440조 원)에 달하는데 미국 법원에 관리를 요청한 해외 부채는 190억 달러(약 26조 원) 수준이다. 이는 해외 부채를 우선 정리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헝다가 미국에서 파산보호를 신청했지만 정작 중국 국내에서는 디폴트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파산절차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고 있다.

헝다 파산시 후폭풍을 우려한 중국 당국이 이를 허용하지 않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그 사이 매출이 줄며 지난 2021년과 2022년 헝다는 8,120억 3천만 위안(약 149조 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헝다는 지난 2021년 말 이후 227억 달러(약 30조 4천억 원) 규모의 역외 채권을 갚지 못해 디폴트에 빠진 중국 최대 부동산개발업체 가운데 하나로 중국 부동산업계 위기의 진앙지로 불린다.

비구이위안으로 이어진 위기…국영기업도 휘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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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여 전 헝다의 디폴트로 시작된 중국 부동산업계의 위기는 최근 또다른 대형 부동산개발업체 비구이위안 등 부동산업계 전반의 디폴트 위기로 이어지고 있다.

비구이위안은 지난 7일이 만기인 채권 이자 2,250만달러(약 296억원)를 갚지 못했고, 30일간의 유예기간 이후에도 채무 의무를 이행하지 못하면 디폴트에 빠지게 된다.

내년 초까지 순차적으로 만기가 도래하는 채권 157억 200만 위안(약 2조 8,700억 원)을 갚아 나가야하는 비구이위안은 지난 16일 공시를 통해 "채권 상환에 불확실성이 크다"고 밝혀 디폴트 위험은 더 커지고 있다.

비구이위안 등 민간 부동산업체 뿐만 아니라 국영기업들까지 흔들리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이 18일 기업 신고 자료를 토대로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중국 국영 건설사 38개 가운데 18개가 올해 상반기 잠정 손실 상태다.

리서치회사인 크레디트사이트 싱가포르의 절리나 쩡 수석 신용 분석가는 "중국 부동산 침체는 정부와 연관된 대형 업체를 포함해 모든 개발업자에게 이미 피해를 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4천조 '그림자 금융'으로 전이되는 위기

더 큰 문제는 부동산업계의 위기가 금융권으로도 전이되고 있다는 점이다.

대표적으로 부동산신탁회사인 중룽국제신탁은 지난달 말 이후 수십 개의 투자 상품의 상환을 연기했다. 중룽국제신탁의 대주주로 1조 위안(약 183조 원) 규모의 자산을 관리하는 중즈그룹 역시 유동성 위기로 인해 부채 구조조정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회사는 비구이위안을 비롯한 부동산업계에 투자한 것이 문제가 돼 유동성 위기에 직면한 상황이다.  

중즈그룹을 비롯한 중국의 신탁회사는 부유한 개인 투자자와 기업들의 자금을 모아 주식과 채권은 물론 일반은행에서 대출을 받을 수 없는 회사에 높은 금리로 대출을 해주며 소위 '그림자 금융' 역할을 하고 있다.

이런 그림자 금융의 규모는 3조 달러(약 4천조 원)에 달하는데 이들 상당수가 중즈그룹 처럼 부동산업계에 투자하고 있어 부동산업계의 도미노 디폴트가 현실화 될 경우 함께 위기에 처할 수 있다.

이를 두고 블룸버그는 중국에서 '그림자 금융'의 위기에 따라 숨어 있던 금융 불안이 수면 위로 부상했다고 진단했다.

현대경제연구원도 16일 보고서를 통해 "중국 부동산경기가 좀처럼 회복되지 않아 실물경기뿐만 아니라 금융시장에도 큰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부동산 관련 활동 GDP 비중이 20% 후반에 육박하는 등 부동산에 대한 과도한 경제성장 의존도로 부동산경기 사이클에 따라 실물경기와 금융시장이 영향을 받는 구조적인 취약함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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