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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판매 중인데"…대한상의 '무라벨 생수' 홍보 왜?[노컷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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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 주말 뉴스쇼 모아모아 팩트체크

■ 방송 : CBS 라디오 <주말 뉴스쇼> FM 98.1 (07:00~08:55)
■ 진행 : 조태임 앵커
■ 대담 : 선정수 (뉴스톱 기자)

무라벨 생수 판매중이지만…뚜껑 부분 비닐 '여전'
'QR' 이용한 무라벨 생수…'비닐 사용 제로' 도전
2026년부터는 생수병 라벨 전면 금지…지금 유예기간
무라벨 생수 2020년 2% -> 2022년 51%까지 증가
"우리나라 소비자, 환경 이슈 민감한 편"

◇조태임> 한 주를 팩트체크로 정리하는 모아모아 팩트체크입니다. 오늘도 팩트체크 전문미디어 뉴스톱 선정수 기자와 함께 합니다. (안녕하세요.) 오늘은 <뜬금없는 무라벨 생수>가 주제인데요. 왜 뜬금없다고 하신거에요?
 
◆선정수> 대한상공회의소, 줄여서 상의라고도 부르는데요. 지난 17일 <편의점에서도 비닐없는 페트병 만난다>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배포했습니다. 이 자료에서 상의는 "비닐 라벨을 없앤 속보이는 페트병을 편의점에서도 만날 수 있게 됐다", "대형마트에서만 無라벨 생수를 만날 수밖에 없었다"는 표현을 썼습니다.
 
◇조태임> 그런데 라벨이 붙어있지 않은 생수는 지금도 편의점에서 판매되고 있는 것 아닌가요? 
 
◆선정수> 네 저도 운동갈 때 편의점에서 라벨 없는 생수를 산 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도대체 이런 말이 왜 나왔는지 알아봤습니다.
 
'제주삼다수 그린' 제품. 제주도개발공사 제공'제주삼다수 그린' 제품. 제주도개발공사 제공
◇조태임> 일단 상의가 냈다는 보도자료 내용부터 좀 알아보죠.
 
◆선정수> 상의가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와 'GS1 QR 활용을 통한 페트병 無라벨 확산 및 재활용 촉진' MOU 를 체결했다는 내용입니다. 상의는 제주개발공사를 지원해 'GS1 QR'을 제주삼다수 제품 3종의 뚜껑에 적용하고, 이후 단계적으로 전 제품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이 기술이 적용된 첫 제품은 8월말 출시될 예정이고요.

상의는 "국내 생수판매 1위인 제주삼다수의 도입에 따라 'GS1 QR'은 생수업계 전체로 확산될 전망"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묶음 단위로 판매되는 생수에만 주로 적용되었던 無라벨 페트병이 낱개 단위로 판매되는 생수에도 확대 적용돼 페트병 재활용률이 크게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조태임> 자료 내용만 보면 삼다수 제품에 QR코드를 적용한 무라벨 생수를 만들겠다는 내용인 것 같은데요. 이미 무라벨 생수는 팔고 있잖아요?
 
◆선정수> 그렇습니다. 그래서 직접 물어봤는데요. 대한상의 표준협력팀 박소연 차장은 "새로운 QR 기술을 적용해 병마개에 QR코드를 인쇄하면 비닐 포장을 전혀 쓰지 않고도 결제와 제품 표시사항에 관한 정보를 모두 담을 수 있다"고 답했습니다.

지금 편의점에서 팔고 있는 무라벨 생수를 자세히 보시면요. 병마개와 병목 부분이 플라스틱 필름으로 싸여있는 걸 알수 있습니다. 이걸 <넥 필름>이라고 부르는데요. 여기에 QR코드와 각종 표시사항이 깨알같이 적혀있고요. 이걸 뜯어내고 플라스틱 병마개를 돌려서 열고 나야 물을 마실 수 있는 거죠.

그런데 이 넥필름을 적용하지 않는 제품은 어디에 필수 표시사항을 적기 곤란하니까 낱개 판매용으로는 안 팔고 6개들이 묶음에 겉포장에다가 브랜드 디자인과 함께 표시를 해서 팔고 있는 게 제법 많죠.
 
◇조태임> 그러면 이 새로운 QR 기술을 적용하면 병목 부분을 둘러싼 비닐도 필요 없게 된다. 이런 겁니까?
 
◆선정수> 그렇습니다. 품목명, 제품명, 유통기한, 전화번호, 수원지만 병마개 또는 용기표면에 적으면 됩니다. 나머지는 QR코드 안에 넣으면 됩니다. 현재 판매되는 무라벨 생수를 살펴보면 제품명은 플라스틱병을 만들 때부터 양각 혹은 음각 방식으로 글씨를 넣어서 만들고 있고요.

다른 정보들은 병목 부분에 인쇄하는 방식으로 표시하고 있습니다. 환경부는 2026년부터는 생수병에 라벨을 붙이는 걸 전면 금지하겠다고 고시를 해 놓은 상태입니다. 지금은 유예기간인 상태에요.

출처: 대한상공회의소출처: 대한상공회의소
 
◇조태임> 왜 기업들은 생수병에 라벨을 붙여왔을까요?
 
◆선정수> 일단 제품이 팔리려면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아야 하는 거잖아요. 선택을 받으려면 눈에 잘 띄는 게 유리하고요. 그런데 이 생수는 투명한 물이잖아요. 그래서 제조사들은 수원지가 어디인지, 무기물 함량은 어떤지 이런 정보를 갖고 차별화를 시도합니다.

그리고 포장재에 시각 디자인을 활용해 눈길을 끄는 것이죠. 그런데 생수 병에 직접 그림을 그려 넣는 것보다 인쇄된 라벨을 붙이는 게 더 깔끔해 보이죠. 게다가 생수 병 몸체에 직접 인쇄를 하게 되면 '재활용 용이성 평가'에서 '재활용이 어려운 재질'로 구분됩니다. 재활용이 완전 불가능하진 않지만, 인쇄 문구를 제거하는 과정에서 공정과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다만 필수 항목은 직접 인쇄가 가능합니다.
 
◇조태임> 정부는 왜 라벨 사용을 금지하나요?
 
◆선정수> 라벨이 재활용을 어렵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라벨이 붙은 채로 페트병을 버리면 이걸 떼어내기 위해 여러 공정을 거쳐야 되는데요. 비용이 추가되고 이 라벨이 완전히 제거되지 않으면 재생 원료가 투명하지 않게 되거든요. 그러면 활용 용도가 크게 떨어진다고 합니다. 그래서 2026년부터는 생수병에 라벨을 붙이는 걸 금지했죠.
 
◇조태임> 병마개에 QR코드 하나만 찍으면 모든 게 해결된다고 하는데, 왜 업체들은 아직까지 이 방법을 사용하지 않았을까요?
 
◆선정수> 라벨을 붙여서 자기네 제품 돋보이게 하려는 마케팅 의도가 강했던 이유도 있습니다. 게다가 지난해 12월 이전에는 정부가 낱개로 판매하는 생수에 QR코드를 이용한 표시방법을 허용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다가 지난해 말부터 개정된 고시가 시행되면서 허용됐습니다.

그런데 기존 QR코드에는 들어가는 정보량이 그다지 많지 않습니다. 먹는 샘물 그러니까 생수 제품에는 품목명, 제품명, 수원지, 업소명 및 소재지, 유통기한, 영업허가번호, 내용량, 무기물질함량 등 반드시 표시해야 하는 사항들이 정해져 있습니다.

막대기 죽죽 그려져 있는 바코드에는 결제용 상품 식별 코드만 들어갑니다. 그런데 QR코드에는 상품 식별 코드외에 인터넷 주소인 URL을 담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QR코드를 스마트폰에 있는 스캐너로 찍으면 웹사이트로 연결할 수 잇는 거죠. 그런데 GS1 QR코드를 사용하면 상품식별코드와 인터넷주소에 로트번호와 유통기한까지 넣을 수 있는 것이죠. 이렇게 되면 매장에서 유통기한 관리, 프로모션 운영, 고객 로열티 프로그램 고도화 등을 쉽게 할 수 있다고 합니다. 필요한 정보를 따로 표시하지 않아도 QR코드로 해결할 수 있는 겁니다. 물론 법에서 정하는 의무항목은 용기에 표시를 해야하지만요.
 
◇조태임> 결국 뚜껑에 새로운 방식의 QR코드를 새겨서 생수 병에 조금이라도 비닐 포장을 사용하지 않도록 만들겠다. 이런 내용이군요. 그런데 이 라벨 없는 생수 매출이 급격히 늘어난다는 이야기가 있어요.
 
◆선정수> 롯데칠성음료에 따르면 라벨 없는 생수 매출 비중은 2020년 2%에서 2021년 32%, 지난해 51%까지 증가해 3년 만에 전체 생수 중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고 합니다. 라벨 없는 생수를 통해 쓰지 않게 된 플라스틱 라벨도 3년 동안 370톤에 이른다고 합니다.

2021년 3월 첫선을 보인 라벨 없는 생수 '제주삼다수 그린'의 매출액 비중은 전체 삼다수 제품 중 온라인 채널 기준 2021년 42%에서 2022년 46%로 올랐다고 하고요. 우리나라 소비자들이 굉장히 환경 이슈에 대해 신경을 많이 쓴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라벨 없는 생수에 대한 낯섦과 거부반응을 일으키는 단계는 한참 지났다고 볼 수 있을 것 같고요.
 
수거된 투명 페트병. 연합뉴스수거된 투명 페트병. 연합뉴스
◇조태임> 그런데 근본적으로 생각해보면 라벨이 없더라도 플라스틱 병을 쓴다는 점에 있어서는 '친환경'이라고 보기는 어려울 것 같은데요. 어떻습니까?
 
◆선정수> 네 맞습니다. 개인컵을 갖고 다니면서 사무실이나 식당 같은데 있는 정수기에서 물 받아 마시는 게 지구를 위한 가장 훌륭한 방법이겠죠. 그런데 살다보면 어쩔 수 없이 병에 든 생수를 사서 마셔야 할 일이 있을 수도 있잖아요. 그럴때 라벨이 있는 제품보다는 라벨 없는 생수를 사서 마시면 자원 사용량도 줄이고 재활용도 쉽게 할 수 있는 것이죠. 그만큼 환경에 부담을 덜 준다고 할 수 있죠. 그런데 이건 라벨이 없는 것이니까 나는 이걸 기본으로 삼을래. 이런 접근 방식으로 이전보다 생수 구매량을 늘린다면 이건 그다지 친환경적인 행동은 아닌 것 같습니다. 최선이라고 하기보다는 차악에 가까운 것이죠.
 
◇조태임> 이게 정말 깊이 따지고 들어가 보면 수돗물 불신 때문에 비롯된 일인 것 같습니다. 어디든 있는 수도에서 깨끗한 물을 받아 마실 수 있다면 생수를 구입하지 않아도 될 테고, 그럼 라벨이 있든 없든 병에 든 생수가 필요 없었을 것 같은데요.
 
◆선정수> 네 이게 결국 위험 산업과 연결이 돼 있는 건데요. 우리가 낙동강 페놀 사태 이후 수돗물에 대한 신뢰가 급격히 떨어졌습니다. 환경부의 2021년 수돗물 먹는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물을 먹을 때 주로 이용하는 방법>에 대해 정수기 설치가 47.5%로 가장 많았고, 생수를 구매해서 27.3%, 수돗물을 그대로 먹거나 끓여서 24.3%로 나타났습니다. 정수기를 이용한다고 응답한 사람들은 이유에 대해서 믿을 수 있어서 60%, 편리해서 25%, 맛이 좋아서 8.5% 순이었는데, 수돗물을 먹는다는 사람들은 믿을 수 있어서 34%, 편리해서 20.8%, 맛이 좋아서 19% 습관적으로 15% 이런 순입니다.

수돗물에 대한 불신이 그대로 드러나고 있는 거죠. 정부가 우선 순위를 관련 산업 육성이 아니라 노후 수도관 또는 물탱크 교체 등 전반적인 수돗물 수질 개선에 뒀다면 이렇게 불신이 쌓이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주택내 수도관 물탱크는 거주민 그러니까 집주인이 책임지고 관리하도록 돼 있는데 이걸 정부예산으로 지원해 주든지 관련 법을 개정한다든지 해서 모든 국민이 수질 걱정 없이 수돗물을 마실 수 있도록 했다면 생수병 라벨 때문에 왈가왈부 하는 일이 없었겠죠. 미세먼지 공기청정기 황사 마스크 모든 위험을 개인에게 떠넘기고, 물건을 사서 해결하라는 식으로 몰고가고 있잖아요. 이건 정말 모두를 위해 최악의 정책이라고 생각됩니다.
 
◇조태임> 네, 지금까지 모아모아팩트체크 뉴스톱 선정수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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