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호 태풍 '카눈'이 상륙하면서 한반도 전역이 직접적인 영향권에 들어간 10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서 시민들이 비바람을 맞으며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류영주 기자제6호 태풍 '카눈'이 한반도에 본격 상륙하면서 10일 밤이 서울 등 수도권 최대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이날 오전 9시를 기해 서울 전역에 태풍주의보를 내렸다. 태풍이 북상함에 따라 서울 등 수도권 지역에는 이미 비가 쏟아지고 있다.
이날 서울 시내 곳곳에서는 우산을 써도 들이치는 빗줄기에 시민들은 두 손으로 우산을 꼭 붙잡고, 몇몇 시민은 바지를 무릎까지 걷어 올리며 종종걸음을 쳤다. 급하게 실내로 들어온 시민은 "밤에는 더 많이 쏟아지겠다"며 빗물을 털어내기 바빴다.
시간이 지날수록 거세지는 빗줄기에 시민들은 '퇴근길 걱정'이 앞섰다.
서울지하철 공덕역 인근에서 만난 송모(30)씨는 "태풍이 심하다고 해서 저녁 약속도 취소했다"며 "다른 회사들은 출퇴근 시간 조율해 주는 회사들도 있다고 들었는데 일단 저희는 정상 출근하라고 해 불안한 마음을 가지고 출근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뉴스를 보니 태풍이 성인 남성도 날아갈 수도 있을 정도로 심하다고 하더라. (퇴근 후) 대중교통 이용해서 집에 가야 하는데 어떨지 걱정이 많이 된다"며 "요즘 사건 사고도 잦아 여러모로 불안하다"고 했다.
태풍에 대비해 장화를 신고 출근했다는 배모(28)씨는 "최근에 폭우로 다른 지역도 너무 피해가 컸지 않았느냐"며 "아직 피해 복구가 되지 않은 상황에서 더 큰 태풍이 오니 걱정된다"고 우려했다.
제6호 태풍 '카눈'이 상륙하면서 한반도 전역이 직접적인 영향권에 들어간 10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서 시민들이 비바람을 맞으며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류영주 기자수도권이 태풍 '카눈'의 직접 영향권에 들면서 재택근무로 전환한 회사도 있었다. 회사원 전모(28)씨는 "서울을 관통하는 태풍은 처음이어서 회사에서도 주의하는 것이 좋겠다고 해 재택근무로 전환하라고 했다"며 "재택근무하러 들어가는 길인데 다른 분들은 어떨지 걱정이 된다"고 했다.
시민들은 태풍 카눈이 무사히 지나가길 바랐다. 전씨는 "올해 폭우로 충북 오송에서 (지하차도 침수) 사고도 있었고, 반지하 같은 곳이 걱정된다"며 "이번에는 피해 없이 무사히 지나갔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오후 2시 기준 태풍은 경북 안동 부근을 지나 북상 중으로, 오후 9시쯤 수도권 부근에 상륙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기상청은 이미 오후부터 서울 등 수도권이 태풍의 직접 영향권에 들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태풍 '카눈'이 북상 중인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의 한 거리에서 시민들이 비바람을 맞으며 힘겹게 걸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카눈의 중심기압과 최대풍속은 980hPa(헥토파스칼)과 초속 29m로 강도 등급은 '중'이다. 강도는 우리나라에 접근해 올 때보다 한 단계 낮아졌지만, 중심기압이 크게 낮아진 것은 아니어서 세력이 대폭 약화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기상청은 수도권에 밤까지 강한 바람과 시간당 30㎜ 안팎의 비가 내리는 지역이 있겠다고 예보했다.
서울과 인천·경기 지역에는 다음 날(11일)까지 50~150㎜의 비가 내리겠다.
예상 순간 풍속이 초속 15~25m로, 이날 오후부터 11일 새벽 사이에 강한 바람이 불겠다.
서울시는 이날 오전부터 비상 1단계 근무에 돌입했다. 지하차와 하천 제방 등 취약 시설 점검에도 나선 가운데 시내 하천 27개를 모두 통제했다. 서울 둘레길과 등산로 등 주요 숲길 380개 노선도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