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조선중앙통신은 북한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제8기 제7차 확대회의가 지난 9일 당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진행됐다고 10일 보도했다. 연합뉴스북한이 9일 김정은 국무위원장 주재로 당 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를 열고 최근 한반도 정세를 감안한 '공세적 군사대응방안들'을 결정하고 전선부대들에 중요군사 행동지침을 시달했다고 밝혔다. 회의에서 토의 결정된 군사적 대책 명령서에 김 위원장이 친필로 서명했다.
이번 회의에도 한반도 지도가 내걸렸다. 김 위원장이 서울·수도권과 충남 계룡대 인근 지역을 각각 가리키며 발언하는 사진들이 공개됐다.
북한이 오는 18일 미국 캠프 데이비드 정상회의 등 한미일의 군사공조, 이달 하순 한미연합연습 '을지 자유의 방패' 훈련 등을 앞두고 군사회의를 열고 대응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0일 조선로동당 중앙군사위원회는 "군대의 전쟁준비를 보다 철저히 갖추기 위한 중대 문제를 토의하기 위하여 확대회의"를 9일 소집했다며, 김 위원장이 "회의를 지도했다"고 보도했다.
회의에서는 "조선반도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파괴하는 정세악화의 주범들의 군사적 준동을 분석하고 철저히 견제하기 위한 공세적인 군사적 대응 안들을 결정"했으며, "확고한 전쟁준비태세를 갖출 데 대한 문제들이 중요 의제"로 토의됐다.
"유사시 군사 전략 전술적 및 군사력의 확고한 우세로써 적을 압도적으로 제압, 소멸하기 위한 강화된 전선작전 집단편성안과 작전임무들을 심의했으며 전선부대들의 작전수행능력의 다각화를 실현하고 보다 구체화된 작전계획을 수립함에 관한 군사적 대책들"이 토의됐다는 것이다.
당 중앙군사위원회가 "토의 결과에 기초해 조선인민군 전선부대들의 확대 변화된 작전영역과 작전계획에 따르는 중요 군사행동지침을 시달하였으며 새로운 전략적 임무에 따르는 실전훈련을 적극 실시하고 상시적인 작전준비태세를 만단으로 갖추는데서 나서는 군사 실무적 문제들과 관련 결정을 전원일치로 가결"했다.
김 위원장이 회의에서 "토의 결정된 중대한 군사적 대책에 관한 명령서에 친필서명"했으며, 현재의 한반도 정세를 분석한 뒤 "군대의 전쟁준비를 공세적으로 더욱 다그칠 데 대한 강령적결론"을 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그러나 북한은 회의에서 결정된 군사행동지침 등 공세적 군사 대응방안들의 내용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김 위원장이 회의에서 "적의 군사력 사용을 사전에 제압하며 전쟁발생 시 적의 각이한 형태의 공격행동을 일제히 소멸하기 위한 당 중앙의 군사전략적 기도 실현에서 기본은 강한 군대가 준비되는 것"이라면서, "전쟁억제력 사명 수행의 위력한 타격수단들을 더 많이 확대 보유하는 것과 함께 부대들에 기동적으로 실전 배비하는 사업을 계속 심화시켜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배비(배치)된 신형무장장비들을 최대의 전투적 효과를 발휘할 수 있게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실전훈련들을 적극 벌리며 항상 동원된 전투준비태세를 유지함으로써 군대의 전쟁수행능력을 비약적으로 상승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아울러 "인민군대를 군사 기술적으로 강화하는데서 군수공장들의 임무가 매우 중요하다", "군수공업부문의 모든 공장, 기업소들에서는 현대화되어가는 군의 작전수요에 맞게 각종 무장장비들의 대량생산투쟁을 본격적으로 내밀어야 한다"면서, "무장장비 생산능력조성과 생산계획목표"를 제시했다.
노동신문에는 회의 모습을 전하는 여러 장의 사진을 게재했다. 특히 김 위원장이 한반도 남쪽의 대한민국 지도를 손으로 가리키며 발언하는 사진들도 포함됐다. 지도를 정확히 알아보지 못하도록 뿌옇게 처리했으나 서울·수도권 주변, 육·해·공군 본부가 있는 충남 계룡대 부근으로 추정됐다.
한미가 핵 협의 그룹 회의 개최와 핵잠수함의 부산기항에 이어 오는 18일 한미일 정상회의를 통해 한미일 군사공조방안을 논의하고, 또 이달 21일-24일에 한미연합연습 '을지 자유의 방패'훈련을 개최함에 따라 북한이 이에 대한 군사적 대응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관측된다.
북한이 지난 2월과 3월, 4월에 당 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를 개최한 데 이어 하반기 들어 또 군사회의를 연달아 개최하고 있는 것은 최근 한반도 정세를 의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임을출 경남대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김 위원장이 한반도 지도를 펴놓고 서울 주변과 육·해·공군 본부가 있는 충남 계룡대 부근으로 추정되는 지역을 손가락으로 가리키고 있는 사진을 공개한 점은 의도적"이라며, "최근 한미, 한미일 동향에 대한 강 대 강 정면승부의 대응의지를 과시하는 한편 내부 결속을 강화하려는 의도도 엿 보인다"고 분석했다.
한편 이번 회의에서는 박수일 대장을 총참모장에서 해임하고 리영길 차수를 새로 임명했으며, 오는 9월 9일 정권 수립 75주년에는 '민간무력 열병식'을 개최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