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마포구 하늘공원에서 바라본 서울시내 아파트 모습. 황진환 기자20대 이하 청년층의 주택 관련 대출 연체율이 치솟고 있다. 특히 만 19세 이하 청년층의 해당 연체율은 20%에 달했다. 아직 직업이 없거나, 현재 임금 수준으론 불어나는 대출 이자 등을 감당하기 어려워 제 때 돈을 갚지 못하는 청년들이 그만큼 많다는 뜻이다.
7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양경숙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연령별 주택담보대출(전·월세 대출 포함) 연체율 현황(총 19개 시중·지방·인터넷은행) 자료를 보면, 올해 6월 말 기준 20대 이하 청년층의 연체율은 0.44%로 집계됐다.
자료상 2018년 9월부터 매 분기(3개월 주기) 집계된 해당 연령층의 연체율 가운데 최고치다. 0.20%였던 2019년 9월말 전후로 줄곧 0.1%대를 유지했던 이 연체율은 작년 6월말 0.21%로 다시 올라선 뒤 그해 9월말 0.24%, 12월말 0.33%, 올해 3월말 0.43%, 6월말 0.44%로 상승 추세를 보이고 있다. 6월말 이들 청년층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34조 2500억 원으로, 연체액은 1500억 원이다. 각각 2018년 9월 말 대비 2.54배, 7.5배 뛰었다.
다른 연령층과 비교해도 20대 이하 청년층의 연체율이 눈에 띄게 높다. 올해 6월말 기준 30대의 연체율은 0.17%, 40대 0.21%, 50대 0.20%, 60대 이상은 0.21%다.
특히 20대 이하 연령층의 연체율 현황을 보다 구체적으로 들여다보면, 19세 이하 청년들의 연체율은 20.00%에 달했다. 이들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500억 원으로, 연체액은 100억 원이었다. 20대 연체율은 0.41%였다. 19세 이하의 연체율은 작년 3월말까지 0%를 유지해오다가 그해 6월 말 12.5%, 올해 3월말 14.29%로 껑충 뛴 뒤 이번에 또 오른 것이다.
이는 주택금융공사의 보증부 정책 상품인 청년 전·월세 보증금 대출의 후유증으로 분석된다. 청년들의 전·월세 자금난 해소 취지에서 도입된 상품인데, 만 19세 이상부터 34세 이하 청년 가운데 '무소득자'도 지원을 받을 수 있다. 때문에 연체 위험이 커 시중은행에선 소극적이었던 반면, 인터넷은행이 적극적으로 이 상품을 취급했다. 당국의 지원과 인터넷은행의 편리한 접근성이 맞물린 결과였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실제로 이 상품의 약 60% 이상을 카카오뱅크가 취급했는데, 그 결과 19세 이하 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은 이 은행에서만 6월말 기준 27%로 집계됐다. 카카오뱅크를 제외한 나머지 은행들의 19세 이하 주택담보대출 차주 연체율은 4.2%였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취급 중인 청년 전·월세 보증금 대출이 많기에 카카오뱅크가 차지하는 연체율도 높을 수밖에 없다. 이번 연체율 수치는 1개월 이상 이자가 연체돼도 모든 대출원금을 포함하기 때문에 연체액이 보다 크게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며 "이 대출을 받은 만 19세 청년들은 무소득자가 대부분이다. 금리상승기에 일자리와 고정 수입이 없어 이자를 갚지 못하는 취약한 청년층이 늘어난 게 연체율 상승의 이유로 추측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