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오전 전북 새만금 제25회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브리핑실에서 브리핑을 하고 있는 김현숙 여성가족부장관. 송승민 기자전북 새만금 제25회 세계스카우트 잼버리가 막을 올린 가운데, 계속되는 찜통더위에 온열환자가 속출하고 있다.
그런데 얼음 한 조각도 없었던 스카우트 대원들을 폭염에 방치한 주무 부처인 여성가족부 장관이 야영지 내에 유일하게 에어컨 있는 건물에 집무실을 꾸린 것으로 확인됐다.
4일 CBS노컷뉴스 취재결과 이날 오전 잼버리 야영지 내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의 집무실은 글로벌 리더센터로 확인됐다.
글로벌 리더센터는 행사장 중 유일하게 에어컨이 설치돼 있어 찬바람을 찾는 스카우트 대원들이 많이 모이는 곳이다.
이곳에 잼버리 병원도 설치돼 온열질환자와 벌레물림 환자 등이 온다.
이번 잼버리에 참여한 대원들은 폭염특보가 계속되고 온열질환자가 속출하는 상황에서 얼음도 없이 사흘을 버텼다.
대원 32명을 이끌고 잼버리에 참여한 한 지도자는 익명을 요구하며 "하루에 한 번씩만 아이스박스용 얼음이 제공됐으면 한다"고 간곡히 요청하기도 했다.
여가부장관의 집무실이 있는 새만금 잼버리 야영지의 글로벌 리더센터. 야영지 내에 유일하게 에어컨이 설치된 곳이다. 이곳을 지나던 직원은 기자에게 "에어컨이 작동 중인 건물"이라고 말했다. 송승민 기자주무부처인 여가부가 사실상 방치한 셈인데, 지난 3일 한덕수 국무총리는 잼버리 행사가 끝날 때까지 김 장관에게 현장을 지킬 것을 지시했다. "총책임자로서 현장에 머무르며 필요한 모든 조치를 신속하게 시행하라"는 게 그 이유다.
지난 1일부터 출근한 김 장관은 현장 즉, 찜통더위 속 텐트의 뜨거움과 장시간 야외활동의 고단함을 느낄 새도 없이 에어컨 아래에 집무실을 꾸린 것이다.
이날 잼버리 야영지를 찾은 일반 일일방문객은 황당하다는 입장이다.
4일 전북 새만금 잼버리 야영장. 편의점에서 얼음과 음료를 사기 위해 스카우트 대원들이 긴 줄을 만들고 있다. 송승민 기자
아이와 함께 온 40대 아버지는 "대원들과 공감하며 현장에서 머무는 게 맞을 것 같다"며 "에어컨이 있는 사무실에 있어 뭐 하겠나"라고 말했다.
이어 "현장에 있어야 현장에서 발생하는 문제에 대한 대책이 빨리 나올 것"이라고 충고했다.
일일방문객으로 이곳을 찾은 A(83)씨는 "사무실에서 에어컨 틀고 있으면 뭐하러 여기까지 오냐"며 "야영지에 텐트를 치고 직접 땀 흘리는 것을 봐야지"라고 지적했다.
여가부 관계자는 "글로벌 리더센터에 별도의 집무실은 없다"며 "영지 내를 돌아다니며 업무를 보고 글로벌 리더센터는 회의를 위해 가끔 들렀다"고 답했다.
한편, 잼버리의 지나치게 열약한 상황이 언론을 통해 불거지자 정부는 부랴부랴 대책 마련에 나섰다. 스카우트 대원들은 지난 3일 오후 아이스박스용 얼음 한 덩이를 겨우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