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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치의 경고 'AAA→AA+'…美 "경제 기초 튼튼"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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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신용등급이 12년 만에 하향 조정됐다.
 
금융 시장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지만 신용등급 하락으로 당장 이자 부담이 늘어나게 된 미국 정부는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세계3대 신용평가사 가운데 하나인 피치(Fitch)는 지난 1일(현지시간) 미국의 신용등급을 기존 AAA에서 AA+로 한 단계 낮췄다.
 
그래도 여전히 높은 등급이지만, 미국의 국채가 가장 안전한 자산이라는 '믿음'에 금이 간 것이다.
 
3대 주요 국제 신용평가사가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을 낮춘 것은 2011년 스탠더드앤드푸어스 이후 12년 만이다. 
 
앞서 스탠더드푸어스는 2011년 부채 상환 위기를 계기로 미국의 신용등급을 최고에서 AA+로 낮춘 바 있다. 다만 무디스는 여전히 최고등급인 Aaa를 유지하고 있다. 
 
피치는 신용등급 강등의 이유로 미국 정부의 부채를 거론했다.
 
미국의 국내총생산 대비 재정적자 비중이 지난해 3.7%에서 올해 6.3%로 급등한 것을 문제 삼은 것이다. 
 
또한 피치는 향후 인구 고령화로 인한 정부 지출이 늘면서 미국 재정이 계속 악화될 것으로 분석했다. 피치는 미국 경제가 올해 후반에 불황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미국 정치권이 부채한도 상향을 두고 끝장 대치를 반복하는 것도 악영향을 줬다. 
 
올해들어 미국은 바이든 행정부와 공화당이 부채한도 상향을 두고 '벼랑끝' 대결을 벌였고, 지난 5월 말 가까스로 합의안을 도출해 채무불이행(디폴트)를 피했다. 
 
앞서 피치는 부채한도 협상이 진행 중이던 지난 5월 24일에도 신용등급 강등위험을 경고한 바 있다.
 
시장의 신뢰를 무기삼아 낮은 금리로 국채를 계속 발행해야 하는 미국 정부는 강력히 반발했다.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은 피치의 이번 신용 등급 강등에 대해 "자의적(arbitrary)이고, 옛날 자료에 근거한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또 "미국 국채는 여전히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자산이며 미국 경제의 기초는 튼튼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피치의 이번 조치가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미국 자산 만큼 믿을 만하고 유동성이 풍부한 투자처가 마땅히 없고, 미 정부의 주장처럼 현재 미국 경제의 회복세가 강하다는 이유에서다. 
 
워싱턴 포스트(WP)는 윌밍턴 트러스트의 루크 틸리 수석 이코노미스트를 인용해 "월스트리트에서 은행과 투자자들이 이번 단일 평가 기관(피치)의 조치에 따라 당장 미국 국채를 멀리할 것 같지는 않다"고 전했다.
 
그는 "로마는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았고, 하루아침에 무너지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블룸버그도 전문가를 인용해 "액면 그대로 미국의 명성에 먹칠을 한 셈이지만, 시장의 불안과 위험 회피를 자극해 국채와 달러에 대한 매수가 일어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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