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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운의 NBA 1순위, 베넷은 누구?…김승기 소노 감독은 왜 그를 영입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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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NBA 신인드래프트 1순위 지명을 받고 데이비드 스턴 전 총재와 악수하는 앤서니 베넷. 연합뉴스2013년 NBA 신인드래프트 1순위 지명을 받고 데이비드 스턴 전 총재와 악수하는 앤서니 베넷. 연합뉴스
앤서니 베넷은 캐나다 출신으로 신장 203cm의 포워드다. 고교 시절 최상급 레벨로 평가받았고 미국의 농구 명문 네바다대학교 라스베이거스(UNLV)로 진학해 성공적인 1학년 시즌을 보냈다.

이후 베넷의 농구 인생은 자신의 기대와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갔는데 일차적으로는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 구단의 잘못된 스카우트 때문이었다.

베넷은 2013년 미국프로농구(NBA) 신인드래프트 전체 1순위 지명을 받았다. 캐나다 국적의 선수로는 최초의 일이었다(앤드류 위긴스는 다음해 1순위 지명자).

당시 클리블랜드 구단의 결정은 깜짝 놀랄만한, 의외의 지명이라는 평가가 많았다. 그해 선수층이 예년에 비해 얇다는 지적이 있기는 했지만 베넷을 1순위 지명 후보로 보는 시선은 많지 않았다. 일부 매체는 베넷을 10순위 아래 순위로 지명될만한 유망주로 평가했다.

지금 돌아보면 2013년 신인드래프트가 발굴한 최고의 스타는 전체 15순위 지명자인 야니스 아데토쿤보(밀워키 벅스)다. 하지만 당시 아데토쿤보는 누구도 성장 여부를 장담하지 못하는 원석 그 자체였다. 아무리 그래도 베넷의 1순위 지명은 적잖은 논란을 낳았다.

1순위 지명 이후 주위의 기대는 한없이 커졌다. 베넷은 기대를 채우지 못했다. 베넷은 2013-2014시즌 초반 주요 매체의 뉴스란을 장식했는데 그 내용은 부정적이었다. 베넷이 과연 언제 NBA 데뷔 첫 야투를 넣을 것인가가 화두였다. 베넷은 첫 4경기에서 야투 15개를 던져 모두 놓쳤고 다섯 번째 경기에서야 데뷔 첫 야투를 성공했다.

베넷은 데뷔 시즌에 52경기(주전 출전은 한 번도 없었다)에 출전, 평균 4.2득점, 3.0리바운드를 기록했다. 거의 모든 매체들은 NBA 역사상 가장 실망스러웠던 1순위 지명자를 언급할 때 베넷의 이름을 빼놓지 않는다.

2007년 전체 1순위로 지명된 후(당해 2순위 지명자는 케빈 듀란트) 엄청난 기대를 받으며 NBA에 입성한 그렉 오든은 고질적인 무릎 부상으로 인해 데뷔 시즌을 통째로 날렸고 NBA 통산 105경기 출전에 그쳤다.

그런데 ESPN의 드래프트 전문가 채드 포드는 오든과 베넷을 비교하면서 '그래도 오든은 적어도 경기에 뛰는 순간만큼은 1순위 유망주다웠다'며 베넷을 저평가하기도 했다.

베넷은 총 4시즌 동안 NBA 무대에 있었다. 통산 151경기에 출전해 평균 5.0득점, 3.4리바운드, 야투 성공률 39.2%에 머물렀다. 1순위 지명에 따른 주위의 기대를 채우기 위해, 자신의 자존심을 살리기 위해 애썼지만 일은 뜻대로 풀리지 않았다.

이후 베넷은 NBA에 재입성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번번이 무산됐다. 튀르키예, 이스라엘, 대만 등을 거쳐 다음 시즌에는 한국 무대, KBL에서 뛰게 됐다.

프로농구 고양 소노 스카이거너스는 1일 외국인 선수 재로드 존스, 아시아 쿼터 조쉬 토랄바와 함께 베넷을 영입했다고 밝혔다.

NBA 신인드래프트 전체 1순위 지명자가 KBL 코트를 밟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04년 전체 2순위 지명을 받았던 에메카 오카포가 2019년 울산 현대모비스에서 뛴 적은 있었다.

베넷은 NBA 무대를 떠난 이후 조금은 편안해진 모습이다. 지난 시즌 대만 리그에서 17경기에 출전해 평균 22.6득점, 12.2리바운드를 기록했다.

베넷은 안타까웠던 NBA 시절의 경력 때문인지 어디에서도 팬들로부터 많은 박수와 격려를 받는 선수다. 대만에서도 그랬다. 우여곡절이 많았던 베넷은 지난 시즌 어려운 여건에서 '감동' 열풍을 불러 일으켰고 비시즌 새로운 구단을 찾으면서 반등의 발판이 마련된 고양 소노 스카이거너스와 닮은 부분이 존재한다.

김승기 고양 소노 스카이거너스 감독. 연합뉴스김승기 고양 소노 스카이거너스 감독. 연합뉴스
김승기 소노 감독은 베넷을 영입한 이유를 묻는 질문에 "우리는 창단 팀이고 이슈를 만들고 싶었다"고 답했다. 그러나 그 이유가 전부는 아니었다. 오히려 작은 부분이다. 김승기 감독은 베넷과 함께 도전해 나가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김승기 감독은 "베넷의 능력이 없지 않다. 계속 베넷을 봤다. 사실 대만에서 출전시간(평균 약 40분)에 비해 득점이 많은 것은 아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많이 뛰어야 20분 남짓일텐데, 그래도 한 번에 몰아치는 부분이 보였다. 능력은 분명 있는 선수"라고 말했다.

이어 "예전에 제러드 설린저를 데려올 때도 주위에서 선수에 대한 의문부호가 많았다. 그건 제게도 모험이었다. 베넷을 어떻게 살릴 수 있을까, 저라고 그걸 해낼 수는 없겠지만 시도는 해보고 싶었다. 제가 어떻게 해줘야 하는지 모험을 해보고 싶다"고 덧붙였다.

설린저는 김승기 감독이 안양 KGC인삼공사를 이끌던 2021-2022시즌 대체 외국인 선수로 영입된 빅맨이다. 대학과 NBA에서 화려한 경력을 쌓았지만 부상 등의 이유로 공백기가 워낙 길었기 때문에 성공 여부는 매우 불투명했다.

하지만 설린저는 KGC인삼공사의 플레이오프 전승 우승을 이끌었고 팬들로부터 '설교수'라는 애칭도 얻었다. 외국인선수를 보는 눈이 좋다고 평가받는 김승기 감독의 '작품' 중 하나다. 베넷과 함께 모험에 나서겠다는 김승기 감독과 소노의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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