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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중근 의거 도운 최재형 선생 부부 100여년만에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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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군에 살해, 유해 못 찾아 빈 묘…부인은 키르키스스탄에 묻혀

최재형 선생 부부. 왼쪽부터 부인 최 엘레나 페트로브나 여사와 최재형 지사. 서경덕 교수 SNS 캡처최재형 선생 부부. 왼쪽부터 부인 최 엘레나 페트로브나 여사와 최재형 지사. 서경덕 교수 SNS 캡처
구한말과 일제 강점기로 이어진 혹독한 시기에 자수성가로 일군 부를 독립운동에 아낌없이 바친 최재형 선생 부부의 유해가 100여년만에 꿈에 그리던 고국에서 합장된다.
 
국가보훈부는 1일 최재형 선생(1962년 건국훈장 독립장 수여) 순국 장소로 추정되는 러시아 우스리스크의 흙과 70여년 간 키르키스스탄 공동묘지에 안장된 부인 최 엘레나 여사의 유해를 모셔오기로 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25일 러시아 극동 연해주 우수리스크에 있는 최재형 기념관에서 부부합장묘 복원에 사용할 흙을 채취하고 있다. 블라디보스토크 주재 한국총영사관 제공지난달 25일 러시아 극동 연해주 우수리스크에 있는 최재형 기념관에서 부부합장묘 복원에 사용할 흙을 채취하고 있다. 블라디보스토크 주재 한국총영사관 제공
부부의 유해는 원래 최재형 선생의 묘가 있던 국립서울현충원 애국지사 묘역 108번 자리에 합장된다.
 
최 선생의 묘는 1970년 현충원 묘역 108번에 조성됐지만 이른바 '가짜 유족 사건'으로 멸실돼 지금까지도 해당 묘역은 빈터로 남아있다.
 
이후 유족들이 멸실된 묘의 복원을 희망해왔지만 최 선생의 유해를 찾을 수 없어 유골이나 시신을 안치하도록 규정한 국립묘지법에 따라 묘를 복원할 수 없었다. 
 
이에 보훈부는 유골이나 시신이 없는 순국선열의 위패와 배우자의 유골을 함께 묘에 합장할 수 있도록 법 개정을 추진해 최근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최종 통과시켰다.
 
AI로 복원한 최재형 선생-최 엘레나 여사의 사진. 국가보훈부 제공AI로 복원한 최재형 선생-최 엘레나 여사의 사진. 국가보훈부 제공
9세 때 부모를 따라 러시아 연해주로 이주한 최 선생은 사업가로 자수성가해 막대한 부를 일궜고, 이를 조국 독립과 시베리아 이주 동포들을 위해 사용해 '시베리아 동포의 대은인(大恩人)'으로 추앙받았다.
 
그는 국외 항일조직 동의회(同義會)를 조직하고 총재로서 항일의병투쟁을 전개했으며 특히 안중근 의사의 이토 히로부미 저격 의거를 막후 지원했다. 
 
그러나 러시아 혁명을 빌미로 연해주에 진주해있던 일본군에 의해 1920년 4월 살해된 뒤 지금까지 유해를 찾을 수 없어 안타까움을 낳았다. 
 
최 선생과 슬하에 자녀 8명을 낳고 독립운동을 적극 내조한 부인 최 엘레나 여사는 최 선생 순국 후 힘겨운 생활을 이어가다 1952년 사망했고 키르기스스탄 비슈케크의 공동묘지에 묻혔다.
 
키르기스스탄의 수도 비슈케크 시내 공동묘지에 있는 최 엘레나 여사의 묘. 서경덕 교수 SNS 캡처키르기스스탄의 수도 비슈케크 시내 공동묘지에 있는 최 엘레나 여사의 묘. 서경덕 교수 SNS 캡처
보훈부는 오는 7일 최 엘레나 여사의 유해를 키르기스스탄에서 공수해올 예정이며, 최 선생 유해와 관련해서는 고인의 순국 장소로 추정되는 우수리스크의 최재형 선생 기념관 뒤편 언덕에서 채취한 흙을 11일 국내로 반입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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