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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평고속道' 국정조사로 '강제력' 쥐려는 野…'맹탕'땐 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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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요약

민주당, 당론으로 국정조사 요구서 채택 후 국회 보고
윤석열 대통령 보고·원희룡 지시 여부 등 조사 범위 포함
국조특위 발동하면 증인 동행 명령 가능…자료협조도 기대
여야 대치 이어지는 상황서 '맹탕 국조' 우려도 공존
국조특위 구성이냐, 상임위 회부냐…여야 협상 난망

더불어민주당 송기헌 원내수석부대표와 이소영 원내대변인이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안과에 서울-양평 고속도로 노선 변경 관련 대통령 처가 특혜 의혹에 대한 진상규명 국정조사 요구서를 제출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더불어민주당 송기헌 원내수석부대표와 이소영 원내대변인이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안과에 서울-양평 고속도로 노선 변경 관련 대통령 처가 특혜 의혹에 대한 진상규명 국정조사 요구서를 제출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김건희 여사 일가 특혜 의혹이 불거진 서울-양평고속도로 사업에 대한 국정조사를 당론으로 추진하고 나섰다. 민주당은 김 여사 땅 인근으로 고속도로 노선이 급변경된 배경에 윤석열 대통령과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개입했다고 보고 이를 집중 추궁하겠다는 계획이다.

국정조사의 경우 어느 정도 강제력이 있어 실질적 검증이 가능하다는 기대와 함께, 여야 논의가 '팩트체크'가 아닌 정쟁으로 얼룩질 거라는 회의적인 시각이 공존한다.

민주당, 국정조사 요구서 보고…尹·元 개입 규명 목적

민주당은 27일 의원총회에서 '서울-양평 고속도로 노선 변경 관련 대통령 처가 특혜 의혹에 대한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국조) 요구서' 제출을 당론으로 채택하고 본회의에 보고했다. 국조 요구서에는 박광온 원내대표 등 민주당 소속 의원 전원이 이름을 올렸다. 국회법상 국조 요구서는 재적의원 4분의 1 이상의 이름으로 제출할 수 있다.

민주당은 국조를 통해 윤 대통령과 원 장관이 서울-양평고속도로 특혜 의혹에 개입했는지 규명하겠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송기헌 원내수석부대표는 요구서를 제출하며 "대통령 처가 특혜 의혹과 제3자 개입 의혹을 규명하고, 1조8천억원 규모의 국책사업을 독단적으로 백지화 시키면서 위법적 행태를 거듭한 원 장관의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국조 조사 범위는 크게 △대통령 처가 토지 위치로 종점을 변경한 경위 △예비타당성(예타) 조사 통과 후 노선 변경 과정에 제기된 제반 절차 의혹 △대통령 처가 포함 특혜 의혹 인물들의 토지 취득 경위 및 목적·형질 변경 등 전수조사 △사업확정, 노선변경 관련 불법부당한 개입 의혹 △진실 은폐를 위한 외부 지시 여부 등이다. 구체적으로 노선이 변경되는 과정이 윤 대통령에게 보고됐는지, 원 장관의 지시가 있었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캐묻겠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양평군 전·현직 군수와 지역 국회의원을 비롯해 외부 세력의 개입 여부까지 광범위하게 조사한다.

국정조사 강제력 있지만…'맹탕 국조' 우려도 공존

민주당은 국조를 통해 국토부 등으로부터 자료 협조와 증언을 최대한 확보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그동안 민주당은 국토부의 비협조적인 태도로 충분한 자료를 확보하지 못했다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국조의 경우 증인 불출석 시 의결로 동행명령을 내릴 수 있고, 증인이 허위 진술을 할 경우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도록 할 수 있는 등 어느 정도 강제력을 지니고 있다.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용역 회사뿐만 아니라 도로건설 전문가도 부르고, 양평군 전·현직 군수와 문제가 불거진 양평군 도로국장 등 이해관계자들을 모두 불러 철저히 심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국조가 정쟁에 휩쓸려 맹탕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국민의힘의 협조가 요원한 상황에서 외압 정황이 담긴 국토부 내부 자료나 증언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현실적인 이유 때문이다. 정부는 줄곧 고속도로 사업을 실무자가 전담해 원 장관에게 일일이 보고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견지해 왔다. 한 민주당 재선 의원은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원 장관이 워낙 강하게 나오고 있어 여당의 협조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여론이 식기 전에 최대한 빨리 국조 구성 협의를 해야한다"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26일 국토위 전체회의에서도 원 장관에 대한 현안질의가 있었지만 여야 모두 검증보다는 정쟁에 치우쳤다는 지적이 나왔다. 구체적인 사실관계에 대한 질의보다는 여야 서로에 대한 비난이 주를 이뤘다는 평이다. 원 장관도 명확한 해명보다는 '전문 괴담꾼'·'날파리 선동꾼' 등 과격한 단어를 사용하며 민주당을 자극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민주당은 이번 사건이 단순한 특혜 의혹을 넘은 국정농단이라며 연일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는 반면,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정쟁으로 몰고 있다며 국조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국회의장은 각 교섭단체 대표와 협의해 국조특위를 구성하거나, 국조를 상임위로 회부할 수 있다. 국조를 두고 여야 입장이 첨예한 상황에서 국회가 다시 열리는 8월 중순까지 여야가 합의에 이를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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