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연준)가 27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추가 인상하면서 이미 역대 최대치였던 한미 금리 격차는 2.0%포인트로 확대됐다. 다만 연준의 이번 추가 인상은 시장 예상과 부합하는 만큼 국내 금융시장에 끼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금리 격차를 둘러싼 우려 속에서도 차분함을 유지하고 있는 한국은행도 연준의 이번 결정보다는 '다음 스텝'을 주시하며 기준금리 인상 여부를 판단할 전망이다.
연준은 한국시간으로 이날 새벽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기존 연 5.00~5.25%에서 5.25~5.50%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이로써 미국 기준금리는 2001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에 도달했다.
연준의 이번 추가 인상은 제롬 파월 의장 등의 매파적(긴축선호적) 발언을 통해 어느 정도 예고됐고, 시장도 기정사실화하고 있던 일이어서 결정 자체의 여파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 기준금리에 대한 전망을 집계하는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 툴에 따르면 시장은 이미 90% 넘는 확률로 이달 연준이 베이비스텝(0.25%포인트 기준금리 인상)을 밟을 것이라고 예상해왔다.
연준 인사들이 이번 인상 조치를 포함한 두 번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까지 앞서 언급한 만큼 시장의 관심은 오히려 '9월 FOMC에서도 금리 인상 결정이 내려질 것인가'에 쏠려있었지만,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동결과 인상 가능성을 모두 열어두는 모호한 답변을 내놔 발언의 여파도 크지 않았다는 평가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연합뉴스파월 의장은 FOMC 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미국의 물가상승률을 목표치인 2%로 되돌리기까지 "갈 길이 멀다"면서도 데이터에 따라 9월에 기준금리를 올리는 일도, 유지하는 일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연준 발표 후 뉴욕증시 주요지수들은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0.23%),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0.02%), 나스닥지수(-0.12%) 등 큰 변동없이 마감했다.
연준의 결정으로 미국의 기준금리는 한국의 기준금리인 3.50%보다 상단이 2.0%포인트나 높아졌다. 1.75%포인트로 이미 역대 최대였던 한미 금리 격차가 또 한 차례 벌어진 것이다. 이 같은 격차가 부각될 때마다 외국인 자금 이탈과 원·달러 환율 상승 우려가 줄곧 제기됐지만, 한국은행은 아직까진 과도한 우려라는 입장에 가깝다.
연준의 추가 인상이 예상되는 상황에서도 기준금리를 동결한 7월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회의 직후 이창용 총재는 환율 우려 관련 질문에 "환율이라는 것이 이자율 격차에만 의존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답했다. 실제로 금리차가 지금보다 크지 않았던 작년 1400원을 웃돌았던 원·달러 환율은 현재 1270원선으로 내려온 상황이다.

다만 다음 달 24일 기준금리 결정을 앞두고 있는 한은도 미국의 물가 흐름을 포함해 연준이 9월 FOMC에서 추가로 금리를 올릴 가능성을 주시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 총재도 7월 금통위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금통위원 여섯 명 모두 기준금리를 (현 수준보다 0.25%포인트 높은) 3.75%로 인상할 가능성을 열어놓아야 한다고 회의에서 말했다"라며 그 이유 가운데 하나로 미 기준금리의 불확실성을 꼽았다.
미국의 소비자물가상승률이 둔화세를 보이고 있지만 해당 지표가 다시 상승할 가능성이 있으며, 현실화되면 '9월 추가 금리 인상론'에 힘이 실리며 시장 긴장이 번지고 안전자산인 달러 강세가 되살아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럴 경우 수입 물가 상승·금융 시장 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기에 환율 방어 차원에서 추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논리다.
연준의 '9월 스텝'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주요 일정으로는 다음 달 10일 미국의 7월 소비자물가상승률 발표와 같은 달 말에 열리는 연준 주도 경제정책 심포지엄인 잭슨홀 미팅이 꼽힌다. 작년 잭슨홀 미팅에선 파월 의장이 공격적 기준금리 인상 기조 지속 가능성을 내비친 여파로 국내외 금융시장이 크게 출렁인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