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오송 궁평지하차도를 통제해야 할 것 같아요." '오송 지하차도 참사' 당일인 지난 15일 오전 7시 58분 충북경찰청 112상황실에 접수된 주민 신고 내용이다.
당시 잇따랐던 112신고 가운데 처음으로 '궁평지하차도'라는 구체적인 장소가 나온 신고였다.
이에 상황실 근무자는 앞서 7시 4분 '미호천교가 범람할 것 같다'는 내용으로 신고한 동일인임을 확인하고, 폴맵(경찰 내부망 지도)으로 미호천교와 가장 가까운 '궁평2'지하차도를 특정해 현장 순찰차에 출동을 지시했다.
그러나 인근 근무 중이었던 오송파출소 순찰차는 궁평2지하차도로 향하지 않았다.
왜 그랬을까.
오송파출소 순찰차는 이미 7시 전후부터 지하차도 인근인 쌍청리부터 궁평1교차로를 여러 차례 둘러봤다.
그러다 7시 58분 '궁평지하차도를 통제해야 한다'는 내용이 전파됐고, 궁평1지하차도를 통해 궁평1교차로에 8시 8분 도착했다.
8시 37분 '궁평2지하차도'로 재차 출동 지시가 있기 전까지 순찰차는 여전히 쌍청리와 궁평1교차로를 중심으로 도로 통제에 나섰다.
첫 번째 문제는 태블릿PC였다.
당시 순찰차에 장착된 태블릿PC에는 상황실이 장소를 특정해 전파한 궁평2지하차도에 대한 지도 기록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궁평지하차도 통제 요청'이라는 신고 내용만 있을 뿐이었다.
경찰은 해당 태블릿PC에 한꺼번에 많은 정보가 수신되면서 전산 오류로 지도와 관련한 정보가 전송되지 않은 추정하고 있다.
때문에 순찰 대원들은 이미 수차례 오가며 목격한 궁평1지하차도 주변 침수 상황이 거듭 신고 접수됐다고 여긴 것으로 보고 있다.
연합뉴스그렇다 하더라도 미호천교가 범람할 경우 가장 먼저 침수될 것으로 예상되는 궁평2지하차도를 단 한 번도 확인하지 않았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두번 째 의문은 청주흥덕경찰서의 조처다.
7시 58분 궁평지하차도 출동 지령 이후 15분이 지난 8시 13분 해당 순찰차가 현장에 도착했다고 임의 종결 처리한 것으로 전해졌다.
15분 동안 순찰차의 도착 여부가 불분명한데도, 무전이나 전화로 확인하는 과정도 없었다.
결국 '궁평2지하차도'라는 구체적인 출동 지시는 태블릿PC의 전산 오류로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고, 15분 만에 임의 종결되면서 '처리 완료'로 기록됐다.
국무조정실은 당시 상황 전파 등 부실 대응에 대한 감찰을 벌여 경찰관 6명을 대검찰청에 수사 의뢰했다.
경찰의 상황 전파나 부실한 대처를 둘러싼 국민적 의혹은 국무조정실 감찰이나 검찰 수사에서 밝혀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