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인. 연합뉴스청주 오송 지하차도 참사로 희생된 시내버스 기사 A(58)씨의 발인이 엄수됐다.
지난 15일 청주시 미호강 집중호우로 제방이 붕괴되며 오송읍 궁평 제2지하차도버스에 급류가 밀려들자 창문을 깨 승객들의 탈출을 도우려 했던 시내서스 기사 A씨의 발인이 이날 엄수됐다.
A씨의 90대 노모는 "아들아 어딜 가냐"고 흐느끼며 관 위에 엎드러져 보는 이들을 먹먹하게 했다.
A씨의 아들은 애써 울음을 참으며 노모를 떼어내고 차 문이 닫힐 때까지 비통하게 관을 바라봤다.
유족이 영정사진을 들고 제사실에서 나오자 A씨의 유족과 동료들은 말없이 뒤를 따랐다.
유족들은 비통함을 감추지 못했다. 안치실 앞에서 관을 마주한 유가족들은 입을 틀어막고 눈물을 흘렸다.
3일간 빈소를 함께 지킨 동료들은 못내 아쉬운 듯 고개를 떨구며 고인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제사실 앞에는 수십 개의 화환과 함께 전국모범운전자협회 조기가 세워져 있었다.
A씨의 지인과 동료 기사들은 A씨를 "성실하고 궂은 일을 도맡아서 하는 따뜻했던 사람"으로 기억했다.
A씨의 동료 기사, 친구들은 "출근 시간이 새벽 5시 반인데 매일 3시부터 나와 사무실 정리를 하고 마당을 쓸었던 기사, 친구들의 가족도 자기 가족처럼 챙겼던 사람이었다"고 추억했다.
또 다른 친구 김 모씨는 "사고 당시 친구가 승객들에게 창문을 깨드릴테니 탈출하라고 했다던데, 정말로 승객들이 다 나가는 걸 보고 제일 마지막에 탈출했을 사람이었다"며 안타까워 했다.
A씨는 지난 15일 '오송 궁평 2지하차도 사고 당일 오전 동료 버스기사들에게 "도로가 잠겼으니 우회해서 가라"고 전화까지 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평소 성품대로 위험에 처한 상황에서도 동료의 안전을 먼저 생각했던 그의 생전 모습을 기억하는 동료와 지인들은 눈물을 훔치며 고인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오송 지하차도 침수 사고로 14명이 숨졌고, 이 버스에서만 운전자 A씨를 포함해 9명의 희생자가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