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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고은 해프닝'에 입 연 페퍼 단장 "단순하게 생각했다, 구단의 불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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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하는 페퍼저축은행 김동언 단장. 연합뉴스발언하는 페퍼저축은행 김동언 단장. 연합뉴스프로배구 여자부 페퍼저축은행 2022-2023시즌을 마친 뒤 화끈하게 지갑을 열었다. 2021년 창단 후 2년 연속 최하위에 머문 만큼 반등을 위해 전력 보강에 열을 올렸다.

특히 국가대표 주장이자 한국도로공사의 에이스인 박정아(30)를 FA(자유계약선수) 계약으로 데려와 관심을 모았다. 박정아는 '배구 여제' 김연경(35)이 흥국생명에 잔류하면서 받은 여자부 보수 상한선인 7억 7500만 원과 같은 최고 대우를 받고 페퍼저축은행에 새 퉁지를 텄다.

하지만 페퍼저축은행은 이 과정에서 큰 실수를 저질렀다. 한국도로공사에 박정아의 보상 선수 1명을 내줘야 했는데, 지난 시즌을 앞두고 FA로 데려온 세터 이고은(28)을 보호 선수로 묶어두지 않은 탓에 의도치 않게 빼앗겼다.

눈뜨고 코베인 꼴이었다. 페퍼저축은행은 결국 주전 세터를 되찾기 위해 손해를 감수했다. 한국도로공사에 미들 블로커 최가은(22)과 2023-2024시즌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권을 내주고 이고은을 다시 데려왔다.

작은 해프닝일 수 있지만 선수에겐 큰 혼란이 될 수 있다. 또 페퍼저축은행 입장에선 불필요한 낭비를 한 셈이다. 이에 페퍼저축은행의 구단 운영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발언하는 이고은. 연합뉴스발언하는 이고은. 연합뉴스페퍼저축은행 김동언 단장은 19일 광주시체육회 중회의실에서 열린 미디어 데이에서 이고은에 관한 해프닝에 대해 입을 열었다. 그는 먼저 선수와 팬에 대한 미안한 마음을 드러냈다.

김 단장은 "이고은은 모든 분들이 아시겠지만 중요한 포지션을 맡고 있고, 팀에 중요한 선수라 생각한다"면서 운을 뗐다. 이어 "왜 (보호 선수로) 안 묶었느냐 묻겠지만 우리가 단순하게 생각했던 것 같다"면서 "도로공사에서 온 선수이기 때문에 선택하지 않을 거라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구단의 잘못을 인정한 김 단장은 "그런 결과가 나와서 다시 데려오게 됐다"면서 "팬들께 굉장히 죄송한 마음이 들었고, 저희의 불찰이라 생각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선수 이적 과정에서 좀 더 신중을 기하겠다는 입장이다.

당사자인 이고은도 입장을 밝혔다. 그는 "처음에는 속상한 마음이 있었지만 그만큼 팀에서 신경써주고 있다는 걸 느꼈다"면서 "결과적으로는 팀에 다시 돌아와서 감사하고, 그만큼 열심히 해서 보답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

발언하는 조 트린지 감독. 연합뉴스발언하는 조 트린지 감독. 연합뉴스김 단장은 전임 아헨 킴 감독의 자진 사퇴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아헨 킴 감독은 지난해 3월 페퍼저축은행 사령탑에 올랐지만 부임 4개월 만에 가족 문제로 지휘봉을 내려놨다. 공식전을 단 1경기도 치르지 않은 채 팀을 떠났다.

페퍼저축은행은 다행히 빠르게 신임 사령탑에 미국 리그 경험이 풍부한 조 트린지 감독을 선임해 불안감을 지웠다.

김 단장은 "언론을 통해 다들 보셔서 아시겠지만 다른 문제는 없다"면서 "가족들과 같이 지내고 싶은 마음이 컸던 것 같다. 가족 문제 때문에 붙잡기 어려운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런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조심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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