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철 잦은 비로 인해 시금치·상추·오이 등 일부 채소류 가격이 상승했다. 연합뉴스충청과 전라, 경상 등 중·남부지역을 중심으로 일주일이상 집중호우가 이어지며 농작물 피해가 급증하고 있다. 폭우가 계속되며 피해 복구가 늦어지고 있고 이로 인해 농산물 가격도 들썩이고 있다.
18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전날 오전 6시 기준, 지난 11일부터 시작된 폭우로 인한 농작물 피해는 2만7094ha로 집계됐다. 농경지 침수 2만6893ha, 유실·매몰 161.3ha, 낙과 39.7ha 등이다.
지역별로는 전북지역 피해가 1만4569ha로 가장 많았으며 충남 7764ha, 충북 1801ha, 경북 1636ha, 전남 1195ha로 집계됐다.
작물별로는 벼와 콩이 각각 1만9465ha와 5198ha로 큰 침수피해를 입었고, 수박 333ha, 멜론 259ha, 사과 130ha 등 과실 피해도 잇따랐다.
가축은 57만9천마리가 폐사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피해 규모는 닭 53만3천마리, 오리 4만3천마리, 돼지 3천마리로 지난 2020년 태풍 마이삭으로 인한 가축피해 53만9천마리보다 많았다.
일주일 여 동안 쏟아진 기록적인 폭우로 인한 농작물 피해는 지난 한해 피해 규모보다 6배 이상 늘어났다. 가축 피해는 12배에 달했다. 정부와 지자체가 피해 규모를 집계 중에 있어 앞으로 피해 규모는 더 커질 전망이다.
이 같은 기록적인 피해로 농민들은 애가 타지만 복구는 속도를 내지 못하는 실정이다.
연합뉴스피해 대부분의 지역에 아직도 많은 비가 오거나 예보돼 있기 때문이다.
기상청은 19일까지 예상 강수량을 충청권, 남부지방, 제주도는 100~200mm로 예측했다. 그러나 많은 곳은 충남권남부, 충북중.남부, 남부지방의 경우 300mm 이상도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이후 정체전선이 제주 남쪽해상까지 내려가면서 피해지역에서는 응급복구에 속도를 낼 수 있을 전망이다.
농식품부도 농가가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영농과 일상생활로 복귀할 수 있도록 피해 복구와 농가 경영안정에 최선을 다한다는 방침이다.
정황근 농식품부 장관은 지자체와 농촌진흥청, 농어촌공사, 농협 등 관련 기관에 가용인력과 장비를 총동원해 피해 예방 및 복구에 만전을 기할 것을 지시했다. 또한 농가 영농 지원 등 후속조치를 차질없이 추진해줄 것을 당부했다.
이런 가운데 농지 침수로 인한 대규모 피해로 농작물 수급에 영향이 우려되고 있다.
정부도 물가 변동 가능성이 커질 것으로 보고 농작물 수급 관리에 만전을 기하는 한편 점검회의 등을 통해 관련 업계에 가격 안정에 적극 협조해 줄 것을 당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연합뉴스하지만 밥상 물가 상승 움직임은 벌써 감지되고 있다.
17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시금치와 상추 가격은 한 달 전과 비교해 각각 219%, 194% 폭등했다.
시금치(상품, 4kg 도매가격)의 경우 1만7천원에서 5만4천원으로, 적상추(상품, 4kg 도매가격)는 1만9천원에서 5만7천원으로 오른 가격에 거래됐다.
오이와 애호박, 토마토도 한 달 전에 비해 20%에서 50% 올라 밥상 물가를 끌어 올리고 있다.
여기에 이번 폭우로 사과와 배 등 과일의 낙과가 대규모로 발생하면서 두 달여 앞으로 다가온 추석 물가에까지 영향을 미칠지 우려가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