옐런 미 재무장관 기자회견. 연합뉴스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이 취임 이후 첫 중국행을 마치며 "디커플링(공급망 등 분리)은 재앙"이라며 다시 한번 중국 달래기에 나섰다.
지난 6일부터 3박 4일간의 방중 일정을 마무리하며 9일 주중 미국대사관에서 기자회견을 연 옐런 장관은 "(중국과의) 디커플링을 추진하지 않는다"며 "디커플링과 공급망 다양화는 분명히 구별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디커플링은 양국에 재앙이 될 것이며, 세계를 불안정하게 만들고, 실행할 수도 없다"고 다시 한번 미국의 대중국 정책이 '디커플링'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조 바이든 대통령과 나는 미중관계를 초강대국의 충돌 프레임으로 보지 않는다"며 "우리는 양국이 모두 번영하기에 충분할 만큼 세계는 크다고 믿는다"고 덧붙였다. 이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외교무대에서 자주 쓰는 표현이다.
옐런 장관은 지난 7일 중국에 진출한 미국 기업인들과의 간담회 자리에서도 "우리는 다양화를 추구하지 디커플링을 추구하지 않는다"라며 "세계 최대 두 경제 대국의 디커플링은 세계 경제를 불안정하게 만들 것이고,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미국은 중국을 상대로 첨단 반도체 장비와 기술 수출 금지, 그리고 AI와 양자컴퓨터 등 미래산업 투자 제한 등 강한 견제정책을 펴고 있으며, 중국은 이는 명백한 중국에 대한 디커플링 시도라며 반발하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옐런 장관은 "미중간에 중대한 이견이 존재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견을 한 번에 해결할 수는 없다"며 "중국의 새 경제팀과 내구성 있고 생산적인 대화 채널을 만드는데 이번 방문의 의미가 있었다"고 밝혔다.
다시말해 반도체 공급망 등 디커플링 문제와 관련된 양국의 시각차를 좁히는 소통이 향후 지속적으로 필요하며, 이를 위해 이번 방중 기간 시진핑 3기 내각과의 소통채널을 구축하는 성과를 거뒀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베이징서 만난 리창 中 총리와 옐런 美 재무장관. 연합뉴스
옐런 장관은 이번 방중 기간 리창 국무원 총리와 허리펑 부총리, 류허 전 부총리, 류쿤 재정부장 등 시 주석이 3연임을 확정지으며 내세운 핵심 경제라인과 잇따라 회동했다.
이밖에도 엘런 장관은 방중 기간 중국 당국의 미국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에 대한 제재, 그리고 갈륨과 게르마늄 등 핵심광물에 대한 수출 통제 등에 대해 비판과 우려를 표시했는데 중국 측과도 이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고 밝혔다.
옐런 장관은 "중국과 지적재산권 문제와 비(非) 시장적 정책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면서 중국의 불공정한 경제 관행과 미국 기업들에 대한 강압적 조치들에 대해 '엄중한 우려'를 표시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