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영민 고흥군수(왼쪽)가 고흥군을 방문한 원희룡 장관과 만나 음료를 마시고 있다. 고영호 기자정부가 광주광역시~고흥읍~봉래면 나로우주센터 고속도로(87.7km) 건설을 우주센터라는 상징적 대의를 감안해 조속히 추진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우주센터까지 가는 고속도로는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공약이기도 하기 때문에 단순히 경제성으로만 판단해서는 안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이 고흥군청 1층 로비에서 환대 받으며 포즈를 취했다. 고영호 기자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을 수행해 지난 5월 18일 고흥군을 방문한 이용욱 국토부 도로국장은 고속도로에 다소 부정적인 입장을 밝혀 우려를 일으켰다.
이 국장은 고흥군청 우주홀에서 진행된 '우주발사체 국가산업단지의 성공적 추진을 위한 국토교통부·전남도·고흥군 현안회의'에서 "전국의 모든 국도를 4차로로 해주면 좋겠지만 고속도로 요청 구간의 현재 하루 통행량이 현재 3천 대 수준으로, 고속도로가 건설되려면 하루 7500대는 돼야 할 것"으로 주장했다.
다만 "고흥은 우주센터 등 특수성이 있어 관련산단도 매우 활성화되면 좋겠지만 아무리 산단이 활성화되더라도 실제 고속도로 건설까지는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며 "4차로 대신, 고흥읍~우주센터간 현 2차로의 굴곡진 부분을 개량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우주발사체 국가산단 성공 추진 위한 국토부·전남도·고흥군 현안회의. 고영호 기자
그러나 이를 듣고 있던 김영록 지사는 즉각 반박하고 나섰다.
김 지사는 "고흥처럼 우리 국토의 끝 지점은 예비타당성 조사를 할 경우 타당한 것으로 나오지 않는 것이 명약관화다"며 "충청도는 국토 중앙이라는 자연적인 장점 덕분에 예타가 자동으로 되는데, 원 장관이 고속도로는 예타 면제를 해서 통 크게 사업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원 장관도 "경제성만 따지면 영원히 지역 낙후성에서 벗어날 수 없다"며 "이제는 미래를 보고, 연결이 좋아져야 전 국민이 혜택을 보게 된다"고 강조했다.
원 장관은 나아가 "고속도로 건설을 조금 더 적극적으로 검토해 보자"며 "국토부가 말을 잘 안들으면 용산 대통령실에 쳐들어가십시오"라며 고흥군에 힘을 실어주는 발언을 공개적으로 했다.
원희룡 장관이 공영민 군수와 손을 맞잡고 있다. 고영호 기자
우주센터까지 고속도로는 고흥군은 물론 전남 동부·경남 서부 지자체도 뜻을 같이 하고 있다.
고흥군은 나로우주센터까지 가는 고속도로 기본조사를 위한 용역비 3억 원을 국비로 확보했으며 사전 기획조사 용역도 발주하는 등 동분서주하고 있다.
여수 순천 광양시와 고흥군·보성군, 경남 진주시·하동군 등 9개 시·군으로 구성한 '남해안남중권협의회'도 지난 21일 고흥 분청문화 박물관에서 제22차 정기회를 열어 광주~고흥 나로우주센터간 고속도로 건설을 정부에 공동건의하기도 했다.
고흥군은 "고속도로 건설에서 경제성을 측정하는 항목이 있고 전체적으로 종합평가하는 항목이 있는데 경제성보다는 나로우주센터 상징성과 지역발전을 중심으로 건의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