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 이정미 대표가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정의당 이정미 대표가 "노동과 녹색을 중심으로 다양한 시민사회 및 제3 정치세력과의 통합과 연대를 모색해 '혁신 재창당'을 하겠다"고 선언했다.
이 대표는 25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정의당은 '거대양당의 기득권 정치만으로는 안 된다'는 민심을 먹고 자란 정당"이라며 "정의당이 추구하는 사회 비전에 동의하면서 기득권 양대체제를 뛰어넘겠다는 강한 의지를 가진 이들을 만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 사회 복합위기의 정점에 기후위기가 있음을 직시하고 정의당은 '사회생태국가'로의 전환을 국가비전으로 마련할 것"이라면서 "녹색 정치세력과의 통합 및 합당과 관련해선 녹색당을 포함한 시민사회와 접촉하고 있고 앞으로도 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정의당은 그동안 현재의 노선을 강화해 정체성을 분명히 하는 '자강론'과 세력 확장을 도모하는 '재창당론'을 두고 당내 토론을 벌이다가 전날 전국위원회에서 '제3의 세력과의 신당 추진안'을 선택했다.
이 대표는 "어제 당이 결정한 신당 추진안은 우리 기준에 부합하는 세력이라면 통합과 합당을 통해 새로운 당으로 거듭나겠다는 의지"라며 "이를 위한 전당적 토론이 7월부터 9월까지 전개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거대양당을 반대하는 이유 하나만으로 세계관을 공유하는 하나의 당이 될 수는 없다"며 "정의당은 진보정당으로서 20년 넘게 위치를 굳건히 하며 소명이 있었다"고 역설했다. 이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 양당(국민의힘·더불어민주당) 외곽 세력들의 무분별한 이합집산과는 거리를 두겠다는 발언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금태섭·양향자 신당과도 함께 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그분들의 신당 창당의 실체를 알지 못한다. 그들이 살아온 궤적과 정당을 선택해온 과정을 보면 그분들과 함께한다는 것은 상당히 회의적"이라고 답했다.
이어 "우리는 안철수, 유승민과 같은 정치인들이 선거를 앞두고 창당했다가 명멸했던 과정을 지켜봤다"면서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싫다고 모이자는 식의 신당 추진 방식은 어렵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당내 일각의 '당 해산 후 신당 창당' 주장에 대해서는 "당을 해산하면 누가 신당을 추진하느냐"라며 "이런 말은 실현 가능성도 없고 당의 결정에도 반하는 것이라는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신당의 당명과 관련해서는 "집에 간판을 다는 일은 맨 마지막에 하는 일"이라며 "당의 지향이나 가치, 비전에 걸맞은 당명으로 9월 말 10월 초에 있을 당 대회에서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국민의힘이 선거제 개편을 앞두고 '의원정수 축소'를 주장하는 것과 관련해서는 "현역 의원들의 특권을 늘리자는 말의 동어 반복이라고 생각한다"면서 "김기현 대표가 나쁜 포퓰리즘으로 국민 지지를 끌어오려는 의도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국회에 불신과 해악을 끼치는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늦어도 7월 말까지는 선거제 개편 문제를 결정지어야 한다. 합의가 어렵다면 위성정당 폐지 규정만 넣어서라도 선거를 치르자"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