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속기획] 여수 탄소중립 정책 과제와 전망 |
① 탄소중립 게임체인저 'CCUS'…어디까지 왔나 ② 위기에 선 정유·화학…여수, 탄소중립 수소경제 도시로 (끝) |
국회 수소충전소에 정차된 수소차량에 충전건이 꽂혀 있다. 수소법 시행에 따라 수소전문기업 확인제도가 새로 도입되며 정부는 수소전문기업에 연구개발(R&D) 실증 및 해외진출 지원 등 행정적·재정적 지원을 한다. 황진환 기자기후변화 위기 속에 떠오른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가장 강력한 수단의 하나로 '수소'가 거론된다. 수소는 열과 전기 생산 과정에서 온실가스 등 유해물질 배출이 없는 친환경 에너지다.
수소경제 선도국가 로드맵…신정부 국정과제도
정부는 2019년 1월 2040년까지 승용차 275만대, 충전소 1200개, 수소 가격 1kg당 3천원을 목표로 수소경제 선도국가로 도약을 위한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을 발표했다. 수소산업 전반에 걸쳐 안전관리 제도 기반을 마련하고 수소충전소, 생산기지, 연료전지시설 등 3대 핵심시설을 중점관리하고 안전시스템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2020년 2월 수소경제 육성 및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을 통해 수소 안전기준을 마련했고 수소경제 주요 정책을 심의하는 수소경제위원회를 신설했다. 12월에는 탄소중립 사회로의 전환을 위한 3대 정책방향을 담은 2050 탄소중립 추진전략을 발표했다.
2021년 9월에는 관계부처 합동으로 탄소중립 기술혁신 추진전략을 밝혔고, 여기에서는 수소경제 구현을 위한 수소 전주기 기술 확보 목표를 제시했다. 11월 제1차 수소경제 이행 기본계획을 발표했고 청정수소 공급체계 전환, 효율적 저장 운송 수단 확보, 수소 활용처 다변화, 수소산업 육성 저변 강화 등 4대 전략 15대 과제를 마련했다.
지난해에는 신정부 국정과제로 원전 연계 수소생산 등 원천기술 확보 연구개발을 추진하기로 했다. 안정적 청정수소 생산과 공급기반 마련, 탄소중립 대응 에너지 신산업 조기 상용화, 수소 분야 초격차 전략기술 육성, 폐플라스틱 열분해를 통한 수소 연료 재활용, 순환경제 완성 등이 국정과제에 포함됐다.
여수 남해안권 수소산업 중심도시 선포
이 같은 정부의 수소경제 선도국가 로드맵에 발맞춰 전남 여수시도 에너지정책과를 중심으로 수소산업 육성을 추진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연간 192만톤의 수소가 정유와 납사 분해 공정 등에서 생산되고 있고 이중 87%는 자체 소비, 나머지 13%가 유통되고 있다. 국내 최대 정유와 석유화학 산단을 갖춘 여수의 수소생산량은 연간 66만톤으로 국내 수소 생산량의 34%를 차지하고 있고 울산(연 94만톤)에 이어 전국에서 두 번째 규모다.
여수시는 2019년 5월 수소경제 선도 비전 '남해안권 수소산업 중심도시'를 선포했고 2021년 11월 수소산업 육성 기본계획 수립에 이어 12월 '수소산업 육성·지원 및 안전관리에 관한 조례'를 제정했다.
동북아 LNG 허브 터미널 사업은 한양이 전라남도 여수시 묘도 65만㎡ 규모 부지에 총 1조2천억 원을 투입, 2024년까지 20만㎘(킬로리터)급 LNG 저장탱크 4기, 기화송출설비, 최대 12만7천t 규모의 부두시설을 짓는 사업이다. 한양 제공2022년 1월 여수시 수소전담 조직 수소화학팀을 신설했고 같은해 4월 신정부 균형발전 지역공약에 '묘도 에코에너지 허브 조성' 사업이 반영됐다.
여수시는 여수의 지리적 이점인 섬을 활용해 '재생에너지 기반 그린수소 생산기지'를 구축할 계획이다. 먼저 여수산단 그린수소 공급을 통한 탈탄소화를 추진하고 거문도 삼산면, 추도 일원에 5.6GW 규모의 해상풍력 발전소 16개소를 건설한다.
해외 재생에너지 기반 청정수소 도입을 위한 '수소항만 조성'에도 나선다. 묘도 융복합 사업부지, 여수산단 낙포부두를 활용해 해외 대용량 암모니아 수소, 액화수소 등을 여수산단에 공급할 계획이다. 수소 모빌리티 환경 구축의 일환으로 2025년까지 수소차 1400대를 보급하고 수소충전소를 5곳까지 늘릴 방침이다.
오는 2030년까지 여수광양만권 석유화학·철강 기업의 안정적인 수소 생산과 수입 공급을 위한 수소 순환형 배관망 50km를 구축하기로 하고 현재 관련 용역을 추진하고 있다.
수소 R&D 연구기관 집적화…청정수소 허브로
여수는 또 한국화학연구원 CCU 실증지원센터, 한국건설생활시험연구원(KCL) CO2 전환 활용센터, 전남테크노파크 화학산업센터 등 수소 R&D 연구기관 육성을 통한 연구, 시험, 인증 인프라 집적화를 추진 중이다.
전남여수산학융합원을 통해 기업 연구기관과 대학이 산·학·연 연계 인력 양성, 교육과 취업이 연계된 산학 협력 교육, 공공기관과 대학, 기업 등의 교류협력 강화 등을 통해 전문인력 양성과 일자리 창출 등도 추진하고 있다.
여수국가산단 입주기업인 GS칼텍스 2공장 야경. 회사 로고가 위치한 공정은 HMP(Hydrogen Manufacturing Plant) 수소를 생산하는 공정으로, 수소 생산시 LPG/LNG를 원료로 사용하고 있다. GS칼텍스 제공여수산단 기업들도 수소를 활용한 다양한 기반 구축에 나서고 있다. 한양은 묘도 에코에너지 허브 조성을 통해 암모니아, 수소 터미널을 구축하고 LNG 복합발전소와 수소연료전지 발전소를 건설 중이다.
GS칼텍스는 여수산단 청정수소 허브 구축을 위해 청정수소 생산설비 구축, 수소혼소발전과 수소연료전지 발전소 구축, CCUS 클러스터 조성을 통한 CO2 감축 실증과 사업화에 나섰다. 남해화학은 여수 청정 수소·암모니아 허브 구축의 일환으로 해외 청정수소, 암모니아 도입, 암모니아 분해 수소 추출 생산과 공급을 추진한다.
SK가스, 롯데케미칼, 에어리퀴드코리아는 합자사 롯데SK에너루트를 설립해 여수산단 청정수소 물류 생태계 구축에 나선다. 수소 지게차 실증사업, 산단 내 친환경 물류 프로세스 구축 등을 추진하고 있다.
위기의 정유·석학, 여수 탄소중립 산업정책포럼 출범
정유와 석유화학 기업이 밀집한 전남 여수국가산단을 중심으로 탄소중립 시대를 준비하기 위한 '여수 탄소중립 산업정책포럼'이 올해 3월 출범과 함께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여수 탄소중립 산업정책포럼이 출범식을 열고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여수시 제공여수시·여수산단공동발전협의회(이하 공발협)는 지난 3월 9일 여수상공회의소에서 '탄소중립 선도도시, 여수' 실현을 위한 '여수 탄소중립 산업정책포럼'을 출범하고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포럼에는 여수시와 GS칼텍스,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KCL), 여수상공회의소, 전남대학교, 전남테크노파크, 한국화학연구원, 한국산업단지공단 전남지역본부, 전남여수산학융합원, 공발협 등 여수지역 내 민·관·산·학·연 대표 기관이 모두 참여했다.
포럼은 탄소중립 시대 에너지 체인저로 불리는 '수소'에 대한 지식을 공유하고 수소경제에 대한 심층적인 연구를 통해 CCUS 클러스터 구축 등 정부 정책에 적극 동참할 계획이다.
포럼은 또 정부에서 수소특화 국가산단으로 지정한 전북 완주, 재생에너지 100% 전용 산단을 조성 중인 해남 솔라시도 등 국내 탄소중립 선진지 밴치마킹을 마치고 보고서를 준비 중이다.
공발협 김신 사무국장은 "포럼을 통해 민·관·산·학·연 대표 기관들이 탄소중립 전략과 현황을 공유하고 각 기관의 역할을 논의할 것"이라며 "수소경제 실현을 위한 연구와 CCUS 클러스터 사업 현황, GS칼텍스 수소 생산시설과 KCL의 CO2 전환활용센터 등 벤치마킹을 통해 탄소중립 선도도시 여수의 역할을 모색해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