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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죽이면 분이 안 풀려" 메모 발견…정유정 범행동기는 '억눌린 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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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지검, 또래 여성 잔혹 살해 정유정 수사 마무리하고 기소
과외강사 54명에 접근해 범행 대상 물색, 흉기 미리 준비
"안 죽이면 분 안 풀린다" 살인 암시 메모도 발견
사이코패스 검사서 26.3점…조사 내내 거짓말

또래 여성을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는 정유정(23). 연합뉴스·부산경찰청 제공또래 여성을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는 정유정(23). 연합뉴스·부산경찰청 제공
검찰이 또래 여성을 잔혹하게 살해한 정유정(23)에 대한 수사를 마무리 짓고 재판에 넘겼다.
 
풀리지 않은 의문으로 남았던 정유정의 범행동기에 대해 검찰은 과거부터 쌓인 분노와 사이코패스적인 성격이 작용한 것으로 봤다.
 
부산지검 전담수사팀(송영인 형사3부장)은 21일 정유정을 살인, 사체손괴, 사체유기, 절도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정씨는 지난달 26일 오후 5시 50분쯤 과외 앱에서 만난 A(20대·여)씨의 부산 금정구 자택에서 흉기로 A씨를 살해하고, 사체를 훼손한 뒤 일부를 경남 양산의 한 공원에 유기하는 등의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정유정은 줄곧 '우발적 범행'을 주장했지만, 실상은 범행을 사전에 철저히 계획한 것으로 드러났다.
 
우선 정씨는 범행대상을 찾기 위해 과외 앱을 통해 강사 54명에게 대화를 시도했다. 이 가운데 혼자 살고, 여성이며, 피해자 집에서 수업이 가능한 대상을 중심으로 물색하다가 A씨를 선택했다.
 
정씨는 마치 중학생 딸이 과외를 받으러 가는 것처럼 말하며 A씨를 안심시킨 뒤 흉기를 미리 준비해 집을 찾아갔다. 정씨가 A씨를 살해할 때 쓴 흉기와 사체를 훼손할 때 쓴 흉기는 각기 다른 종류였는데, 이 두 가지 흉기 모두 사전에 준비한 것들이었다.
 
또 검찰은 압수수색 과정에서 정씨가 "안 죽이면 분이 안 풀린다"고 쓴 살인 암시 메모를 발견했다. 인터넷에서 '살인 방법', '사체 유기' 등을 검색한 기록도 확보했다.
 
미궁으로 남았던 범행동기에 대해 검찰은 정씨가 어린 시절부터 쌓인 분노를 '묻지마 살인'으로 해소하겠다는 동기를 가지고 범행에 나선 것으로 봤다.
 
대검찰청 통합심리분석 결과, 정씨는 불우한 성장과정, 가족과의 불화, 대학 진학과 취업 실패 등으로 어린 시절부터 분노를 쌓아 왔다.
 
이 '억눌린 내적 분노'를 표출할 대상이 필요했는데, 이를 거리낌 없이 행동으로 옮길 수 있었던 건 '사이코패스적 특성' 때문이었다.
 
검찰이 정씨를 상대로 실시한 사이코패스 평정 척도 검사(PCL-R)에서 정씨의 점수는 40점 만점에 26.3점이 나왔다.
 
국내에서는 통상 25점을 넘으면 사이코패스로 구분하며, 여성 8명을 납치·살해한 강호순이 이 검사에서 27점을 받은 바 있다.
 
부산지검 관계자는 "이 점수 이외에도 다양한 인지 검사에서 사이코패스적 특성이 사건에 발현됐다는 분석이 나왔다"며 "이런 특성은 조사 단계에서도 드러났는데, 정씨는 조사 내내 거짓말을 상당히 많이 했다"고 말했다.
 
검찰은 정씨가 피해자 신분 탈취를 목적으로 범행에 나섰다는 의혹 제기는 근거가 없다고 설명했다.
 
정씨가 범행 이후 A씨의 옷을 입고 밖으로 나가긴 했지만, 이는 자신의 옷에 혈흔이 튀어 갈아입은 것에 불과하다고 검찰은 판단했다.
 
이 밖에 정씨 진술과 부검 결과, 폐쇄회로(CC)TV 분석과 DNA 감정 등을 바탕으로 정씨 범행에 공범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부산지검 관계자는 "자신의 분노를 해소하기 위해 생면부지의 여성에게 접근해 잔혹하게 살해하고 사체를 훼손·유기해 사회적으로 큰 충격을 준 사건"이라며 "죄에 상응하는 중형이 선고될 수 있도록 공소 수행에 최선을 다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유족에 대한 피해자 지원 절차를 개시해 장례비와 심리치료 등을 지원하고, 재판 절차 진술권을 보장하는 등 피해자 지원에도 힘쓰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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