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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상 여파? 제로" 변명 따위 하지 않는 NBA 상남자 버틀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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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부컨퍼런스 플레이오프 당시 지미 버틀러. 연합뉴스동부컨퍼런스 플레이오프 당시 지미 버틀러. 연합뉴스
미국프로농구(NBA) 마이애미 히트의 포워드 지미 버틀러는 2022-2023시즌 플레이오프에서 '낭만 농구'를 전파하며 농구 팬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지미 버틀러가 이끄는 마이애미는 8번 시드로 플레이오프를 출발했다. 앞서 열린 플레이-인 토너먼트에서 7번 시드 결정전 패배로 인해 포스트시즌 조기 탈락 위기에 몰렸지만 8번 시드 결정전에서 시카고 불스를 누르고 생존했다.

마이애미를 주목하는 전문가는 아무도 없었다. 그러나 그들의 기세는 파죽지세였다. 1라운드에서 동부컨퍼런스 1위 밀워키 벅스를 눌렀고 2라운드에서는 뉴욕 닉스의 돌풍을 잠재웠다. 동부컨퍼런스 파이널에서는 2년 연속 결승 진출을 노렸던 보스턴 셀틱스의 꿈을 꺾었다.

마이애미는 8번 시드로 출발해 NBA 파이널까지 도달한 역대 두 번째 구단이 됐다. 지미 버틀러는 동부컨퍼런스 플레이오프 17경기에서 평균 28.5득점, 7.0리바운드, 5.7어시스트, 야투 성공률 48.3%를 기록하는 압도적인 활약을 펼쳤다.

마이애미는 3년 만에 다시 NBA 파이널에 진출했다. 그러나 이번에도 우승의 꿈을 이루지는 못했다.

마이애미는 13일(한국시간)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의 볼 아레나에서 열린 2022-2023시즌 NBA 파이널 5차전에서 덴버 너겟츠에 89-94로 졌다. 덴버는 시리즈 전적 4승 1패로 창단 첫 우승을 차지했고 마이애미는 또 한 번 파이널 무대에서 고배를 마셨다.

지미 버틀러는 올해 파이널에서 누가 봐도 정상 컨디션이 아니었다. 경기가 거듭될수록 컨디션이 떨어지는 게 보였다. 이날 4쿼터 중반까지 버틀러 특유의 공격적인 모습이 전혀 나오지 않았다. 종료 4분여 전 점수차는 7점으로 벌어졌고 흐름상 마이애미가 무기력하게 무너지는 듯 했다.

그러나 경기 내내 소극적이었던 지미 버틀러가 갑자기 공격 전면에 나섰다. 3점슛 2개를 연이어 림에 꽂는 등 마이애미의 연속 11득점을 책임졌다. 마이애미는 종료 2분여 전 87-86으로 역전하며 덴버를 깜짝 놀라게 했다.

하지만 덴버는 브루스 브라운의 결정적인 풋백 득점과 베테랑 켄타비우스 칼드웰-포프의 자유투 득점으로 반등했고 그 결과 마이애미의 추격을 힘겹게 뿌리쳤다.

지미 버틀러는 21득점 5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야투 18개를 던져 5개 성공에 그쳤다. 막판 폭풍 같았던 득점 행진은 굉장했지만 마이애미에게는 보다 꾸준한 버전의 버틀러가 필요했다.

그러나 그 누구도 지미 버틀러를 탓할 수 없다. 그가 없었다면 8번 시드 팀의 역사적인 도전 기회 자체가 없었을 것이다. 또 버틀러가 동부컨퍼런스 플레이오프 기간에 발목을 여러 차례 다쳤다는 사실을 모두가 알고 있다.

파이널이 끝나고 공식 기자회견에서 한 기자가 지미 버틀러에게 질문을 던졌다. "당신이 변명을 하지 않는 사람이라는 것을 잘 알지만, 2라운드 때 당했던 발목 부상이 이후 플레이오프 경기에 얼마나 영향을 끼쳤는지 듣고 싶다"고 물었다.

이에 지미 버틀러는 "제로(Zero)"라며 "발목은 괜찮다. 우리는 그저 이기지 못했을 뿐이다. 변명 따위는 없다. 덴버가 우리를 이겼다"고 짧게 답했다.

지미 버틀러가 훗날 2023년 NBA 파이널을 회상하며 사실 그때 부상 여파가 컸다고 고백하는 일은 앞으로도 없을 것이다. 버틀러는 그런 사람이 아니다.

그가 아무 핑계도 대지 않고 깨끗하게 패배를 인정하면서 챔피언 덴버의 위상은 더욱 높아졌다. 버틀러는 비록 졌지만 그의 마지막 인터뷰는 2023년 플레이오프를 뜨겁게 달궜던 '낭만 농구'를 더욱 빛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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