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코비치가 12일(한국 시각) 프랑스 파리의 스타드 롤랑가로스에서 끝난 프랑스오픈 테니스 대회(총상금 4960만 유로·약 706억 원) 남자 단식 결승에서 승리한 뒤 우승컵을 들고 미소를 짓고 있다. [AFP=연합뉴스]'무결점 사나이' 노박 조코비치(3위·세르비아)가 테니스 메이저 대회 남자 단식 우승 역대 단독 1위로 우뚝 섰다. 프랑스오픈을 제패, 통산 23번째 메이저 대회 타이틀을 따내 역대 최고 선수(GOAT·Greatest of all time) 논쟁을 잠재울 전망이다.
조코비치는 12일(한국 시각) 프랑스 파리의 스타드 롤랑가로스에서 끝난 프랑스오픈 테니스 대회(총상금 4960만 유로·약 706억 원) 남자 단식 결승에서 카스페르 루드(4위·노르웨이)를 제압했다. 3시간 13분 만에 세트 스코어 3 대 0(7-6<7-1> 6-3 7-5) 완승을 거뒀다.
개인 통산 프랑스오픈 3번째 우승이다. 특히 조코비치는 '흙신' 라파엘 나달(스페인)이 14번이나 우승한 프랑스오픈에서 그의 역대 최고령 우승 기록을 갈아치웠다. 클레이 코트의 제왕 나달은 지난해 이 대회에 만 36세 2일의 나이에 우승했는데 조코비치는 올해 만 36세 20일로 최고령 우승자가 됐다.
무엇보다 조코비치는 통산 23번째 메이저 대회 정상에 올랐다. 나달과 같은 22회에서 그랜드 슬램 다승 단독 1위로 올라선 것. 조코비치는 4대 메이저 대회인 호주오픈(10회), 프랑스오픈(3회), 윔블던(7회), US오픈(3회)을 23번 제패했다.
여기에 조코비치는 최초로 각 대회에서 3번 이상 우승한 선수가 됐다. 홈 코트나 다름 없는 프랑스오픈에서만 14번 우승한 나달은 윔블던과 호주오픈에서는 2회 정상에 올랐다. 은퇴한 '황제' 로저 페더러(42·스위스)는 그런 나달에 밀려 프랑스오픈에서는 단 1회 우승에 그쳤다. 페러더는 프랑스오픈 우승 때는 나달과 붙지 않았지만 조코비치는 2021년 대회 때 나달과 4강전에서 승리하며 정상에 오른 적이 있다.
역대 가장 뜨거운 경쟁이 펼쳐진 3명의 GOAT 경쟁이 막을 내린 셈이다. 조코비치는 역대 최장 기간 세계 랭킹 1위(387주) 기록도 갖고 있다.
페더러가 은퇴하고, 나달이 부상으로 올해 프랑스오픈에 불참하는 등 내리막길을 걷는 상황. 반면 조코비치는 지난해 윔블던과 올해 호주오픈, 프랑스오픈까지 출전한 3개 메이저 대회를 석권하는 등 여전히 최강의 기량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GOAT의 주인공은 더욱 분명해지고 있다.
조코비치가 12일(한국 시각) 프랑스 파리의 스타드 롤랑가로스에서 끝난 프랑스오픈 테니스 대회(총상금 4960만 유로·약 706억 원) 남자 단식 결승에서 우승을 확정한 뒤 펄쩍 뛰어오르며 기뻐하고 있다. AFP=연합뉴스조코비치는 부상 등이 아닌 문제로 메이저 대회에 출전하지 못하거나 중도 하차해야 했던 적이 3번 있었다. 조코비치는 2020년 US오픈 16강전 당시 게임을 놓친 뒤 흥분해 친 공이 선심을 맞아 실격을 당했다. 고의가 아니었지만 규정에 따른 조치였다. 지난해는 코로나19 백신 미접종으로 호주오픈과 US오픈에 출전하지 못했다. 물론 자신의 실수와 신념에 따른 것이지만 다른 선수들보다 3번 기회가 적었음에도 메이저 최다승을 써낸 셈이다.
올해 프랑스오픈에서 조코비치는 자신보다 10살 이상 어린 선수들과 맞서 전혀 밀리지 않았다. 조코비치가 결승에서 맞붙은 루드는 11살 적고, 4강에서 만난 세계 1위 카를로스 알카라스(스페인)는 겨우 20살이었다. 알카라스는 조코비치와 4강전 3세트 도중 다리 부상으로 패배를 안았다. 코트 좌우 구석을 찌르고 드롭샷, 로브 등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조코비치의 노련한 경기 운영에 무리한 모양새였다.
프랑스오픈의 터줏대감 나달도 조코비치의 우승에 경의를 표했다. 나달은 경기 후 자신의 SNS에 "몇 년 전만 해도 불가능해 보였던 23번째 우승이라는 대단한 성과를 낸 조코비치에게 축하 인사를 보낸다"면서 "어서 가족과 기쁨을 나누길 바란다"고 썼다.
이번 우승으로 조코비치는 상금 230만 유로(약 32억 원)를 거머쥐었고, 다음 주 세계 1위에도 복귀한다. 경기 후 코치진, 가족과 기쁨을 만끽한 조코비치는 "오늘 우승은 내 경력에서 가장 어려운 우승이었다"면서 "23번째 메이저 대회 타이틀을 이곳에서 따낸 게 우연은 아닌 것 같다"고 벅찬 소감을 밝혔다. 이날 경기장에는 올리비에 지루, 킬리안 음바페(이상 프랑스), 최근 은퇴를 선언한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스웨덴) 등 축구 스타들도 함께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