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한국은행의 기준금리가 100 오를 때 정기예금 금리는 90, 기업대출과 가계대출 금리는 각각 86과 69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은 8일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 실린 '주요국 정책금리 인상의 여수신금리 파급효과 점검'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은 시차를 두고 시장금리와 은행 대출금리를 끌어올리는데,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는지가 관건이다. 지난 2021년 8월부터 올해 1월까지 이어진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은 은행 여수신금리에 약 69~90% 파급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금리인상기 신규취급액 기준 우리나라의 여수신금리 파급률(여수신금리 변동폭을 정책금리 변동폭으로 나눈 비율)을 살펴본 결과 금리인상 초기에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가 후반기로 갈수록 하락했다. 파급률은 100을 기준으로 100보다 낮으면 기준금리 인상폭보다 여신 또는 수신금리 변동폭이 더 작다는 뜻이다.
보고서는 "대부분 국가에서 최초 금리인상 3개월 이내에 파급률이 100%를 상회하면서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완만하게 하락하는 모습을 나타냈다"고 했다.
구체적으로 우리나라의 정기예금 파급률은 90.3%로 주요국 평균(73.3%)보다 높았고, 가계대출과 기업대출 파급률은 각각 69.0%와 86.0%로 주요국 평균(71.8%, 91.3%)을 소폭 하회했다. 기업대출의 경우 상승폭이 컸던 단기시장금리 영향을 크게 받은 데 반해 가계대출은 상대적으로 상승폭이 작았던 장기시장금리 영향을 많이 받았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연합뉴스잔액기준 우리나라 가계대출과 기업대출 파급률은 75.7%와 80.7%, 저축성수신 파급률은 60.3%로 주요국 평균(각각 37.2%, 68.7%, 20.5%)을 크게 상회했다. 변동금리대출 비중이 높은 영향으로 주요국 평균보다 높고 상승 속도도 빨랐던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우리나라의 기준금리 인상은 주요국과 비교하면 여수신금리에 원활하게 파급된 것으로 평가된다"며 "다만 금리인상기 종료 시점이 가까워질수록 여수신금리 파급률은 더 축소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금융시장 불안, 경기둔화 등으로 신용리스크가 부각되며 연체율이 빠르게 상승할 경우 파급률이 재차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앞으로 여수신금리의 흐름과 리스크 요인의 변화, 이에 따른 차주의 이자부담, 대출수요, 자금흐름 변화 등을 점검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