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11만대분 CO₂ 흡수하는 '블루카본' 갯벌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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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요약

해수부, 기후위기 대응 갯벌 복원 사업 본격 추진
매년 6900톤 탄소 흡수…승용차 2900여 대 감축 효과
세계자연유산 등재 순천만 갯벌 가치 무궁
순천시, 화포·거차해역 등 비점오염원 제거 주력

[환경주간 기획 ②]

순천만 철새들. 순천시 제공 순천만 철새들. 순천시 제공 
▶ 글 싣는 순서
①[르포]순천만 가리맛조개는 숨쉬고 싶다…굴초에 고사 위기
②자동차 11만대분 CO₂ 흡수하는 '블루카본' 갯벌 주목
(계속)

기후위기 시대, 탄소를 흡수하는 저장고이자 지구를 지킬 마지막 보루로 '갯벌'이 떠오르고 있다.

갯벌의 갈대·칠면초 등 염생식물이 이산화탄소를 빨아들이는 정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과거 석탄이 환경을 오염하는 '블랙카본'이었다면, 갯벌은 바다 생태계를 지키는 '블루카본'으로 호명되고 있다.

블루카본의 능력은 다양한 실증 연구를 통해 입증되고 있다.

해양수산부가 서울대 김종성 교수 연구팀에 의뢰해 2017년부터 2020년까지 전국 21개 갯벌을 대상으로 전국 갯벌 블루카본량을 산출한 결과 이산화탄소 흡수량은 26만여 톤, 1300만 톤의 탄소를 저장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간 승용차 11만 대가 내뿜는 이산화탄소 양과 맞먹는 수준이다.

일찍이 UN도 2009년 '탄소포집 역할에 대한 보고서'를 통해 갯벌의 탄소흡수 속도가 육상 생태계보다 최대 50배 이상 빠르고 수천 년간 탄소를 저장할 수 있어 지구온난화에 대비할 수 있는 중요한 수단으로 주목한 바 있다.

이에 해양수산부도 갯벌 복원과 관리를 통해 블루카본 양을 확대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2021년부터 2025년까지를 1차 사업기간으로 정해 '갯벌 등의 관리 및 복원에 관한 기본계획'을 확정했다. 총 4.5㎢ 갯벌 면적을 복원해 탄소흡수원을 확충한다는 취지다.

이러한 정부 기조에 맞춰 전남 순천시는 갯벌 생태계의 단계적 복원을 통한 역간척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순천만의 갯벌면적은 22.6㎢로, 1960~70년대와 비교해 기존 면적의 20%만이 남아있는 상태다.

그럼에도 순천만 갯벌은 약 6,900톤의 이산화탄소를 흡수·저장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매년 승용차 2,900여 대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 양에 버금가는 수치다.  
 
순천만 갯벌. 해양수산부 제공 순천만 갯벌. 해양수산부 제공 순천만이 철새들의 낙원이 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생물다양성의 보고가 된 순천만은 철새들의 먹잇감이 풍부해 안전하게 겨울나기를 할 수 있는 최고의 서식지가 되고 있다.

순천만에는 세계적인 희귀조류 48종을 포함한 총 252종, 연간 10만여 마리가 서식한다.

매년 겨울이면 흑두루미, 검은머리갈매기, 노랑부리저어새 등 다양한 물새들이 월동을 위해 순천을 찾는 한편, 봄·가을에는 시베리아에서 호주로 이동하는 민물도요, 알락꼬리마도요 등 수많은 도요물 새들이 중간기착지로 경유한다. 국내에 기착하는 60여 종의 도요물떼새 중 절반인 30여 종이 순천만에서 관찰될 만큼 도요새떼에게 '최애' 지역인 것이다. 또 국내 200개 주요습지 중 멸종위기종 조류가 가장 많이 관찰된 곳이기도 하다.

보전 가치를 인정받아 2006년에는 1월 연안습지 최초로 벌교 갯벌과 함께 람사르 협약에 등록된 바 있으며, 2021년 7월에는 순천만 갯벌이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됐다.

'순천의 새 박사'로 알려진 김인철 동부지역사회연구소 연구위원장은 "2021년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가장 큰 이유 중 하나가 국제적으로 중요한 철새들의 중간 기착지 또는 서식지로 그 가치를 인정받은 일"이라며 "너른 갯벌과 갈대밭, 농경지 등 다양한 서식지를 갖추고 있는 이런 요소들이 순천만이 온전하게 잘 지켜지는 이유"라고 말했다.

특히 "연안습지로 잘 보존하기 위해서는 육지부의 보존도 중요하다"며 "다른 지역과 다르게 순천시는 육지부를 순천 동천하구 습지 보호 지역이라고 해서 보호지역으로 확대하면서 연안습지와 내륙습지에 대한 방향성 있는 관리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순천시 화포해역 굴초 제거를 통한 갯벌 복원 사업. 순천시 제공 순천시 화포해역 굴초 제거를 통한 갯벌 복원 사업. 순천시 제공 최근 순천시가 보성군과 함께 순천만·여자만 권역 해양정원 조성 사업을 정부에 건의한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염생식물, 해조류 등 연안에 서식하는 식물 생태계 면적을 확대하기 위해 해양정원 조성, 습지 확대 등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갯벌 생태계의 온전한 복원을 위해 화포해역과 거차해역 일대 비점오염원 제거에도 주력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굴 양식장에서 비롯된 굴초는 거대한 암초가 되어 갯벌의 해수 순환을 막는 등 해양 생물의 숨길을 막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순천시는 해수부와 함께 70억 원의 사업비를 들여 화포해역 56,307㎡에 대한 굴초(礁) 관리와 생태계 모니터링 등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20여 년간 수로 해역에서 인위적으로 조성된 굴초를 관리해 훼손된 갯벌을 복원하고, 세계자연유산 관리의 목표를 달성하겠다는 구상이다.  

이 밖에도 순천시는 5년마다 순천만 습지관리계획을 수립·실천하는 한편, 순천만 생태관광의 수익금 일부를 조례에 근거해 주민들에게 환원하는 등 순천만 보존을 위한 민관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전국 지자체 중 유일하게 갯벌을 포함한 지역 생태계를 연구하는 순천만자연생태연구소를 운영하는 등 국내외 습지 연구 활동을 지원하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최정민 순천만보전과 해양수산연구사는 "비식생 갯벌, 식생 갯벌을 확대해 블루카본으로써 갯벌을 통한 기후변화에 대응할 방침이다"며 "갯벌은 보존만 잘하면 유기물질을 다 흡수해 바다를 깨끗하게 할 수 있기 때문에 갯벌을 정화시키면 탄소중립도 자연스럽게 이루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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