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이미지 제공방사선 기기를 제조하는 (주)오톰은 지난 2011년 창업 이후 총 1700억원의 투자금을 유치했다.
~20억원 투자금도 유치하기 어려운 중소기업이 2천억원에 가까운 투자금을 받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다. 그만큼 오톰의 경쟁력을 시장이 인정했다는 의미다.
하지만 오톰의 지난해 매출액은 불과 19억원. 투자 유치금 규모에 비해 실제 매출액은 형편없이 낮은 셈이다.
투자금 대비 매출액 비율이 낮은 이유에 대해 이 회사 오준호 대표는 '규제'때문이라고 말한다.
"휴대용 X선 장비를 국내 최초로 개발해 임시허가까지 받았지만 현장에서 제대로 쓰이지 못하고 있습니다. 의료용 X선 장비는 의사나 방사선 기사만 취급할 수 있다는 규제 때문이죠"
그가 개발한 휴대용 X선 장비는 병원 안에서만 쓸 수 있었던 X선 촬영 장비를 폴라로이드 카메라 크기로 줄여 사고 현장이나 응급 구조 현장에서 바로 쓸 수 있게 한 장비다.
방사선 피폭량도 기존 고정형 장비의 1/100 이하로 줄여 안전성도 확보했다.
오톰의 제품은 강원도 규제자유특구에서 안전성 실증을 거쳐 지난 2021년에는 임시허가까지 받아 놓았다.
이에 따라 병원 안에서만 쓸 수 있었던 X선 장비를 병원 밖에서도 쓸 수 있게 됐다.
하지만 규제의 걸림돌은 또 남아 있었다. X선 장비를 병원 밖으로 가져 나올 수 있게는 됐지만 이를 취급할 수 있는 자격을 의사나 방사선 기사로만 국한시킨 규제가 여전히 남아 있는 것.
"사고 현장에 의사나 방사선 기사가 직접 나가는 경우는 거의 없잖아요. 안전성도 검증된만큼 사용할 수 있는 자격을 응급구조사 등으로 확대하면 훨씬 더 많은 생명을 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는 외상 환자들이 치료 병원을 구하지 못해 최근 구급차 안에서 사망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는 것과 관련해 휴대용 X선 기기에 대한 규제가 풀리면 이송 상황에서도 환자의 상태를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고 병상 확보와 배치도 좀 더 수월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오 대표의 규제 개혁 의견에 대해 일반 국민들도 수긍하는 모양새다. 중소벤처기업부 주관으로 최근 열린 바이오 분야 규제 혁신 대회에서 일반 국민들로 구성된 패널 22명 가운데 20명이 오톰의 X선 장비에 대한 규제가 불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출하기도 했다.
이번 대회에서는 오톰 뿐만 아니라 디지털 치료제와 원격 진료에 대한 규제 혁신 필요성도 제기됐다.
불면증 개선 어플리케이션을 개발한 웰트의 강성지 대표는 "임상시험을 진행해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를 받고서도 보건의료연구원의 신의료기술평가를 받으려면 또 임상시험을 해야 한다"며 "기관 간 정보 공유가 부족해 인허가 절차가 중복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중기부는 바이오 분야 규제 혁신을 위해 업계 의견을 모아 보건복지부와 지속적으로 협의해 나갈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