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일본 후쿠오카의 pay pay돔에서 열린 2023 일본프로야구(NPB) 소프트뱅크와 지바 롯데 경기에 시구자로 나선 이대호(가운데). 노컷뉴스'조선의 4번 타자' 이대호(41)가 8년 만에 친정팀 소프트뱅크를 방문한 소감를 전했다.
이대호는 28일(한국 시각) 일본 후쿠오카의 페이페이돔에서 열린 2023 일본프로야구(NPB) 지바 롯데와 홈 경기에 시구자로 나섰다. 전 소속팀 소프트뱅크의 승리를 기원하기 위해 마운드에 올랐다.
옛 동료들도 이대호의 시구 행사에 함께 참여해 자리를 빛냈다. 간판 타자 야나기타 유키(35)가 타석에 올랐고, 외야수 나카무라 아리카(34)가 시포를 맡았다.
8년 만에 팬들과 재회한 이대호는 열렬한 환호에 손 인사로 화답하며 마운드에 올랐다. 경기장에서 이대호의 이름을 연호하는 응원가가 나왔고, 그의 등장곡인 체리필터의 '오리 날다'가 울려 퍼졌다.
이대호는 2014~2015년 2년간 소프트뱅크에서 활약하며 굵직한 족적을 남겼다. 2년 연속 팀의 통합 우승을 이끌었고, 2015년에는 한국인 최초로 재팬시리즈 최우수 선수(MVP)를 수상했다. 2시즌 통산 285경기에 출전해 타율 2할9푼2리(1076타수 314안타), 50홈런, 166타점, 128득점을 기록했다.
이대호 시구. 노컷뉴스시구를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난 이대호는 "좋은 행사가 있을 때 초대해 주셔서 감사하다"면서 "시구도 할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8년 만에 이대호를 공식 인터뷰 자리에서 만난 일본 취재진도 반가운 기색을 드러냈다.
소프트뱅크는 올해 창단 85주년 및 돔 구장 개장 30주년을 맞아 이대호를 초청했다. 또 이대호를 통해 경기장 옆 위치한 구단의 엔터테인먼트 시설인 '보스 이조 후쿠오카'를 홍보하고자 했다.
2020년 7월 개관한 '보스 이조 후쿠오카'에는 익스트림 스포츠, 전시회, VR(가상 현실) 체험 등 다양한 활동을 즐길 수 있는 공간과 편의 시설, 식당 등을 마련돼 있다. 소프트뱅크는 아시아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한국을 주요 거점으로 잡았는데 조선의 4번 타자 이대호를 통해 홍보하려는 것이다.
친정팀을 위해 발 벗고 나선 이대호는 '보스 이조 후쿠오카'를 적극 홍보했다. 이날 시구에 앞서 '보스 이조 후쿠오카'에서 여러 활동을 체험한 이대호는 "내가 소프트뱅크에 있을 때는 많이 오셨지만 지금은 안 오실 텐데, 야구장에 대한 설명을 드리기 위해 찾아왔다"면서 "아직 잘 모르시는 한국 팬들에게 홍보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공을 던지는 이대호. 소프트뱅크 호크스과거 이대호와 한솥밥을 먹었던 선수들이 어느덧 고참급으로 팀을 이끌고 있다. 이에 이대호는 "야나기타를 비롯해 어릴 때 나와 같이 있던 선수들이 이제는 고참이 됐고 나도 나이가 많이 들었다"면서 "나는 은퇴를 했지만 이 선수들이 아직 뛰고 있는데 팀을 잘 이끌고 있어서 보기 좋았다"고 웃었다.
은퇴 후 근황에 대해서도 전했다. 이대호는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때는 방송 중계를 했고, 지금은 야구 예능 프로그램 '최강야구'에 출연하고 있다"면서 "한국 야구의 발전을 위한 활동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 일본 취재진이 이대호가 소프트뱅크에 돌아오길 바라는 팬들이 많은데 어떻게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을 건넸다. 이에 이대호는 "정식으로 요청을 하신다면 몸을 만들고 열심히 준비하겠다"고 답해 주변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과거 소프트뱅크에서 활약한 2년의 시간에 대해서는 "즐거운 시간 뿐이었다"고 떠올렸다. 이어 "두 번 모두 우승을 했다. 좋은 선수들과 코칭 스태프, 프런트와 함께 하면서 많은 걸 배웠다"고 웃으며 답했다.
끝으로 이대호는 현재 소프트뱅크에서 활약 중인 외국인 선수에게 진심어린 조언을 남겼다. 외국인 선수로서 일본에서 깊은 인상을 남긴 그는 후배들의 고충을 잘 알고 있었다.
이대호는 "언어 소통이 안 되고 음식도 입에 맞지 않아서 힘들 것"이라며 "일본 투수들은 공을 쉽게 주지 않는다. 성적이 안 나오면 스트레스도 많이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욕심 때문에 스윙이 커질 수 있는데 더 좋은 승부를 하는 데 집중을 하면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