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 탁구 간판 신유빈(오른쪽)-전지희가 28일(한국 시각) 2023 국제탁구연맹(ITTF) 개인전 세계선수권대회 여자 복식 결승을 치르고 있다. AFP=연합뉴스한국 여자 탁구 대표팀 신구 에이스 신유빈(19·대한항공)-전지희(31·미래에셋증권)가 36년 만의 세계선수권대회 여자 복식 결승 진출이라는 성과를 냈지만 금메달까지는 도달하지 못했다.
신유빈-전지희는 28일(한국 시각)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에서 열린 2023 국제탁구연맹(ITTF) 개인전 세계선수권대회 여자 복식 결승에서 중국의 왕이디-천멍에 0 대 3(8-11 7-11 10-12) 패배를 안았다. 4강전에서 둘은 여자 복식 세계 랭킹 1위 쑨잉사-왕만위를 꺾는 이변을 일으켰지만 만리장성을 두 번 연속 넘지는 못했다.
하지만 신유빈-전지희는 한국 여자 탁구의 세계선수권대회 역사를 이었다. 1987년 뉴델리 대회 양영자-현정화 이후 36년 만에 세계선수권 여자 복식 결승 진출이라는 결과를 냈다. 당시 양영자-현정화는 대회 우승을 차지했고, 이듬해 서울올림픽에서도 금메달을 따내는 등 역대 최강 복식조로 자리매김했다.
신유빈-전지희는 한국 여자 탁구 개인전 단·복식을 통틀어 30년 만에 세계선수권 은메달 이상 성적을 거뒀다. 이에 앞서 한국 선수의 여자 단·복식 최고 성적은 1993년 예테보리 대회 현정화의 금메달이었다.
대표팀은 이번 대회 남자 복식 은메달과 동메달까지 더해 20년 만에 최고 성적을 냈다. 앞서 장우진(미래에셋증권)-임종훈(한국거래소)가 은메달, 이상수-조대성(이상 삼성생명)이 동메달을 따냈다. 한국이 이 대회에서 3개 이상 메달을 수확한 것은 2003년 파리 대회(남자 단식 은메달, 남녀 복식 동메달 1개씩)가 마지막이었다.
유승민 대한탁구협회장이 26일(한국 시각)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에서 열린 2023 국제탁구연맹(ITTF) 개인전 세계선수권대회 여자복식 준결승에서 중국을 꺾고 결승에 오른 전지희, 신유빈과 함께 기뻐하고 있다. 대한탁구협회
여자 복식 세계 12위인 신유빈-전지희는 7위 천멍-왕이디를 맞아 1, 2세트를 먼저 내줬다. 한때 여자 최강으로 군림했던 천멍을 앞세운 상대 예리한 커트에 고전했다.
벼랑 끝에 몰렸지만 신유빈-전지희는 듀스 접전을 펼치며 분전했다. 그러나 상대 샷이 에지에 맞는 불운 속에 결국 아깝게 3세트마저 내주며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시상식에서 전지희와 신유빈은 밝은 표정으로 시상대에 올라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2004년 아테네올림픽 남자 단식 금메달리스트 유승민 대한탁구협회 회장이 직접 시상했다.
신유빈은 "결과는 아쉽지만 목표로 했던 메달을 따서 기쁘다"고 소감을 밝히면서 "(전지희) 언니와 또 아시안게임에 나갈 수 있는데, 이번에는 중국 선수들 더 분석하고 열심히 언니와 호흡 맞춰서 더 좋은 성적 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중국 귀화 선수인 전지희도 "결승에 올라온 게 꿈 같고, 일단 기술적으로 아쉬운 점이 있는데 그래도 고생한 만큼 잘해냈다"고 미소를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