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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中 반도체 전쟁 '태풍' 부는데…韓 반도체, '촛불' 신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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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칩4 동맹서 시작된 경쟁 中마이크론 제재 '갈등의 도화선'
美 "韓기업, 마이크론 빈자리 채우면 안 돼" 노골적 압박
中 "韓경제 막다른 골목으로" 경고…외신 "韓 고통스러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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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중국의 반도체 패권 '갈등' 국면이 '경제 전쟁'으로 전환하는 모습이다.
 
윤석열 정부가 뚜렷한 대응 전략을 내놓지 못하는 사이 우리나라 반도체는 미국과 중국에서 몰아치는 태풍 사이에 위태롭게 놓인 촛불이 된 모양새다.
 

마이크론 제재, 미중 전쟁 '도화선'…"中, 첫 반격"

29일 외신과 업계에 따르면, 미국과 중국은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3위인 마이크론을 놓고 발언 수위를 높이고 있다.
 
미국이 중국으로 반도체 기술과 장비 수출을 금지하자, 중국은 '안보 심사' 결과를 이유로 마이크론을 제재했다.


이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이른바 '칩4 동맹'을 추진하면서 시작된 반도체 패권 경쟁이 완연한 갈등 국면을 넘는 도화선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기준 마이크론의 중국 내 점유율은 D램이 14.5%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이은 3위이고, 낸드플래시는 4.6%로 6위다. 마이크론 전체 매출에서 중국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은 11%인데, 중국 내의 고객 대부분은 비(非)중국 국적의 회사다.
 
따라서 '마이크론 반도체 사용 금지'라는 중국의 제재는 실효성보다 상징적 의미가 큰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일본 정책연구대학원대학 싱위칭 경제학과 교수는 최근 중국 경제매체에 기고한 글에서 "중국의 마이크론 제재는 미중 반도체 전쟁이 시작된 이후 중국의 첫 반격"이라고 평가했다.
 

"삼성‧SK, 빈자리 채우지 마" 압박 공식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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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중국에서 반도체 생산과 판매 비중이 큰 우리나라 반도체 기업이다. 삼성전자는 낸드플래시의 40%, SK하이닉스는 D램의 40%와 낸드플래시의 20%를 중국에서 생산한다. 올해 1분기 전체 매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4년 이후 처음으로 20% 아래로 떨어진 18.8%이고, SK하이닉스는 30.4%다.
 
이런 상황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마이크론의 빈자리를 채워 실적을 끌어올릴 수도 없는 입장이다.
 
공화당 소속 미 하원의 마이크 갤러거 미중전략경쟁특별위원회 위원장은 "상무부는 중국에서 활동하는 외국 반도체 기업에 대한 미국의 수출 허가가 마이크론의 (빈자리를) 채우는데 사용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면서 "최근 몇 년간 중국의 경제적 강압을 직접 경험한 동맹국인 한국도 (마이크론의) 빈자리를 채우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행동해야 한다"고 밝혔다.
 
현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첨단 반도체 장비의 중국 수출을 금지한 미국의 조치에 '1년 유예' 처우를 받았다. 우리 정부와 기업이 오는 10월 만료되는 유예의 연장을 추진하는 상황에서 나온 미국의 노골적인 압박이다.
 
이 같은 현실에 대해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한국이 불편한 위치에 놓이게 됐다"면서 "한국의 반도체 기업들은 중국에 대한 노출도가 크기 때문에 미국에서 오는 모든 압박이 고통스러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中 "韓경제 막다른 골목으로"…韓, '전략 부재'

앞서 중국 관영매체들이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을 뜻하는 '안미경중'에서 안보와 경제 모두 미국으로 기우는 '안미경미' 자세를 보이는 윤석열 정부를 향해 "잘못된 외교정책으로 한국 경제를 막다른 골목으로 몰아넣을 수 있다"고 비판했다.
 
우리 정부는 기업이 미국의 반도체법에 따라 보조금을 받더라도 중국에서 반도체 생산을 확대할 수 있는 범위를 2배 늘려달라는 공식 의견을 미국에 제출했다.
 
미국은 지난 3월 반도체법에 따른 이른바 '가드레일(안전장치)' 조항을 공개했다. 미국의 보조금을 받으면 앞으로 10년 동안 중국 등에서 현행 대비 첨단 반도체의 경우 5%, 범용 반도체는 10% 이상의 생산능력 확대를 제한한다. 우리 정부는 이 조건의 완화를 요청한 것이다.
 
미국과 중국 중 '양자택일'하라는 압박이 거세지고 있지만, 우리 정부는 뚜렷한 대응 전략을 내놓지 못하는 상황이다.
 
산업통상자원부 장영진 1차관은 최근 "기본적으로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는 글로벌 사업을 하니 양쪽을 감안해서 잘 판단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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